오광철:으음~ (입에 넣어준 크래커를 다 먹고 직접 하나 더 집어 먹는다. 레몬 버터 좋은 거 같아. 나중에 만들어야지.) 홍차 안 뜨거워?
백지혜:어디 어디... (잔을 손으로 감싸다가 재빠르게 뗀다.) 뜨겁습니다. 후후 불어드릴까요?
오광철:많이 뜨거워? 그럼 불어줘. (뗀 손 잡는다. 따뜻해진 손바닥을 한참 조물거리다 무언가 생각난 듯 손을 내려놓고 말한다.) 그리고 형도 이거 먹어봐. (버터 잔뜩 묻은 크래커를 집어 내민다. 아~)
백지혜:(홍차를 한참 불어대다 고개를 돌린다. 아~ 암. 크래커를 입에 물고 우물거리다 생긋 웃는다.) 엄청 맛있습니다! 이런 것에도 신경을 쓴 티가 나는군요. 자, 여기. 딱 좋게 식었을 겁니다.
오광철:비싸고 티켓 얻기 힘들다며. 그럼 신경 쓰겠지. (맛있는 모양이다! 만족한 듯 손에 묻은 가루를 털어낸 뒤 적당히 식은 찻잔을 들고 한 모금 마신다. 아직 뜨거웠는지 눈을 가늘게 뜨고 찻잔 노려보다가 다시 후후...) 차는 형 먼저 마셔. 나 조금 더 식혀서 마실래.
백지혜:그것도 그렇네요. (남은 잔 하나를 잡고 이리저리 흔든다. 그러다 한모금 머금고 내려놓는다.) 광철은 정말 뜨거운 것에 약하네요! 나중엔 얼음도 같이 달라고 해볼까요.
딜러:여기 있습니다. 원하는 시간대에 원하는 영화를 골라 둘이 상영관을 전세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즐거운 여행 되세요!
오광철:(이용권 팔랑거린다.) 다른 게임도 할까 아니면 바로 영화보러 갈까?
백지혜:으음, 어떻게 할까요... 기왕 왔으니 게임을 조금 하다 가시지 않겠습니까?
오광철:그럼... (가라오케 부스로 끌고 들어간다.) 나 형이 노래 부르는 거 들어보고 싶어.
백지혜:어엇. 노래는 조금... 자신이...
gm:가라오케 부스
코인 노래방 방 하나 정도의 크기로, 그렇게 넓지는 않지만 방음시설은 완벽합니다. 이 곳에서 노래를 부른다면 적절한 기능으로 판정합니다. 성공할 경우 50+5D10점의 점수를, 실패할 경우 7D10점의 점수를 얻습니다. 만약 예술(가창) 기능치로 판정에 성공했을 경우 70+3D10점.
오광철:불러줘. (빤히빤히.)
백지혜:광철이 부탁한다면 어쩔 수 없군요... 듣고 싶은 노래가 있으십니까?
오광철:봄 관련된 노래 있어? 지금 계절에 맞춰서. 없으면 랩신랩왕 때 형이 했던 랩도 괜찮고.
남자:은색 링에... 작은 보석이 달려있고, 푸른색 케이스에... 훌쩍, 넣어둔 건데...
오광철:어떡할래? 찾아볼까?
자초지종을 물어보면 요는 이렇습니다.
곧 먼 곳으로 떠날 여자친구에게 그 전에 프로포즈를 하려고 힘들여 호화 열차의 티켓을 얻었는데,
바짝 공들여 연구했던 프로포즈 멘트를 적어둔 카드와 반지를 홀라당 잃어버렸단 것입니다.
너무 긴장해서인지 멘트는 뭐라고 썼었는지 다시 기억도 안 난다나…
아이고…
남자:저, 정말 소중한 건데…. 이제 떠나면 다시 못 볼 수도 있다고 했거든요. 무, 물론 저희 사이가 식었다거나 그런 건 아니에요. 여자친구 집안 방침, 그런 거라서… 저는 그녀라면 지금 직장을 관두고 따라가도 좋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제 진심이 잘 전달되지 않는 것 같아서… 무리하고 있다고 여기는 것 같아요. 서로 이 여행을 마지막으로 하자고 해서… 오늘이 설득할 마지막 기회인데…. 혹시, 여유가 있다면, 조금만 도와주시면 안 될까요?
백지혜:뭐, 저희가 돌아다니다 발견한다면 전해주러 와도 괜찮지 않겠습니까?
오광철:좋아. 어차피 우리 열차 전부 돌아다닐 거였고.
방 몇 호야?
남자:저, 정말요?! 어흐흑... 가,감사합니다. 정말로...
아, 이거... 제 연락처에요. 그럼 부탁드릴게요......
오광철:나 모르는 사람 연락처 저장해도 돼?
백지혜:제가 저장하도록 하죠. (뺏는다.)
오광철:형은 질투가 너무 많아. (번호 넘겨준 뒤 게임 룸 나간다.) 영화보러 갈까?
백지혜:질투가 아니라 철저한 성격인 겁니다. 어차피 이런 거 귀찮아 하잖아요. (영화룸으로!)
오광철:그렇기는 해. 연락하는 거 귀찮고 다른 거 신경쓰기도 귀찮고... (영화룸! 무슨 영화를 보지?)
그 외의 푸드코너도 충실하게 준비되어 있으며, 관계 없이 조식, 중식, 석식부터 야식까지 주문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딸기꽃이 장식된 테이블에 앉으면 딸기 모히또 한 잔 씩이 나옵니다.
오광철:(알콜 있나요?)
논알콜입니다!
오광철:(그럼 혜성이도 한 잔~) 뭐부터 먹을까?
백지혜:우선 조금 둘러볼까요? 여러 음식들이 차려져 있는 듯 합니다.
아이:(마히따 히히)
오광철:(품에 혜성이 안고 뷔페 한 바퀴 돈다.)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해.
gm:<베리베리 트레인>
이번 여행의 메인 코너답게 화려하게 치장되어 있습니다. 드레스 코드를 맞춰 입은 승객들이 오가고 있어 열차가 아니라 파티 회장처럼도 보입니다. 음식 코너는 크게 딸기 코너와 디저트 코너, 케이크 코너와 푸드 코너 네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아이:엄마아 나 케이크.
오광철:나도 케이크. (스스슥...)
백지혜:앗.
(두 사람 잡음.) 안 됩니다. 밥부터 먹어야죠!
오광철:하지만 애가 먹고 싶다잖아.
아이:먹고싶어.
오광철:나도.
백지혜:조금이라도 밥을 드세요!
오광철:네에. (터덜터덜. 푸드 코너로 향한다.)
gm:푸드 코너는 딸기의 단맛을 중화할 수 있는 매운 요리가 많습니다. 떡볶이나 칠리 누들, 원하는 재료를 고르면 그때그때 1인분씩 만들어주는 마라탕… 외에도 폭립이나 단호박 그라탕, 쌀국수, 로제 파스타와 대게 다리까지. 푸드 코너에서만도 한참을 먹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오광철:오 마라탕. (예전에 알바하던 추억이 떠오른다. 무시한다.)
형 게 껍질 까줘.
아이:나두 까줘.
백지혜:알겠습니다. (대게 다리 두개를 접시에 담는다.) 더 드시고 싶으신 건?
오광철:게랑 어울리는 건 (두리번.) 파스타랑 단호박 그라탕 중 고민 중이야. 혜성이는 뭐가 좋아?
아이:둘 다 먹고 싶은데...
오광철:둘 다 가져오고 남은 건 형 먹으라고 할까?
아이:웅.
오광철:웅. (하나씩 챙겨온당.)
백지혜:...
(닮았군...) 저녁도 따로 주문할 수 있는 것 같던데. (메뉴판을 본다.) 스테이크나 파에야가 나온다는군요. 이것도 드시겠습니까?
오광철:(닮았나? 모르겠어.) 그럼 파에야로 할래~
그런데 파에야엔 토끼 고기를 쓴다는데 진짜일까?
백지혜:나중에 웨이터에게 물어볼까요?
아이:토기 불쌍해...
오광철:물어보자~ 나 한 번쯤 토끼 고기 먹어보고 싶었어. 맛 궁금해.
... 혜성이 토끼 닮았다.
아이:헉. (백지혜 뒤로 숨는다.)
오광철:(뚫어져라..........) 혜성이 먹을까.
아이:(도리도리도리도리)
오광철:(다가간다. 팔 잡고 아앙~...)
아이:으앙! 엄마 미워~! (휘적휘적)
백지혜:너무 놀리지 마세요, 광철!
울면 수분기가 빠져 맛없어 집니다. (혜성이 잡음...)
오광철:그럼 더 우는 거 아냐? 맛없어야 우리가 안 먹을 거 아냐.
백지혜:아, 이런.
혜성이 목청껏 울어댑니다.
유괴범이다... 수근수근
오광철:...
혜린이 안 먹을래. 맛없어졌어. (자리로 돌아간당.)
(아니 혜성이)
백지혜:들었죠? 안 먹는다고 합니다. (안고 달랜다...)
아이:웅...
음식을 담고 자리에 앉자, 웨이터가 다가옵니다.
웨이터:저희 열차를 이용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손님. 금일 메뉴로는 스프와 관자와 문어에 바질 소스를 얹은 애피타이저. 메인 메뉴로는 양고기 스테이크나 랍스터 구이, 파에야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습니다. 디저트로는 금귤 정과와 라즈베리 퓨레를 얹은 말차 아이스크림이 나옵니다.
오광철:(엇. 랍스터당. 갑자기 파에야와 랍스터 중에서 고민 시작한다.)
아이:토끼고기 안 먹어?
오광철:고민하고 있어. 궁금하긴 한데 랍스터도 좋아. (형이 다 까주면 난 받아먹기만 하면 되니까 편해.)
웨이터:고민이 되신다면 오늘은 신선한 해산물을 사용한 랍스터 쪽을 추천드립니다.
오광철:그렇대. 토끼고기 다음에 먹자.
형 오늘은 두 명 몫 까야해. 바쁘겠다~
아이:토끼 다행이다~
백지혜:랍스타는 거의 다 까서 나오니까 괜찮습니다. (벌써 대게 손질중...) 자, 아 하세요 둘 다.
오광철:아빠 불편하니까 옆에 앉아. (혜성이 데려온당. 무릎 위에 앉혀놓고 같이 아~)
아이:아~
백지혜:(입에 쏙쏙 넣어준다!) 이렇게 보니 두 사람, 정말 가족같습니다.
오광철:친부모 못 찾으면 우리가 데려가서 키울까? (맛있어서 기분 좋아졌다!)
백지혜:그건 좀 곤란하지 않을까요? (어디에 있는거지...)
오광철:(레스토랑엔 사람이 꽤 있는 거 같은데... 주변 한 번 더 살핀다. 혜성이나 우리를 닮은 사람이 어디 없나?)
혼자서 이용하는 것도 괜찮고, 동반객이나 여행에서 친해진 누군가와 함께 이용하는 것도 괜찮은 모양입니다.
이용할 시간을 미리 예약해 잡아 둘 수도 있습니다.
지금 들어가 있는 사람은 없으므로 바로 이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gm:구조도를 보면 이 너머는 두 개의 탈의실, 그리고 각각 넓은 욕조가 있는 욕실 둘이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대칭 구도로 되어있는 모양입니다. 달리는 열차 안에서 입욕한다면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네요.
오광철:굳이 두 개 칸을 나눠서 들어가야 해?
백지혜:같이 들어갈까요?
오광철:웅. 오늘 메이크업 때문에 내내 붙어있지 못했으니까. (패드에 이름 적는다.) 같이 들어가자.
백지혜:좋습니다. 얼른 씻고 휴식하고 싶군요.
gm:탈의실
두 개의 탈의실에는 각각 <과일 ROOM> <꽃 ROOM>이라는 표찰이 걸려있습니다. 무슨 뜻이지? 일단 딸기와 딸기꽃이 그려져 있긴 한데요. 두 사람이 함께 이용한다면 각각 한 탈의실을 써도 되고 함께 써도 됩니다. 탈의실은 무척 깔끔합니다. 드라이기나 수건, 목욕 가운, 로션과 메이크업을 지우기 위한 스킨 케어 제품들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오광철:(꽃보단 딸기가 좋아. 과일 룸으로 들어간다!) 나 옷 벗겨줘. 화장도 지워줘. 씻기고 머리 말리는 것도 다 해줘.
백지혜:어리광쟁이! 광철보다 아까 만난 아이가 더 의젓할 겁니다. (딱히 싫은 기색은 아닌지 순순히 탈의부터 클렌징까지 손수 돕는다.) 집에서 같은 욕조를 쓰는 건 종종 해왔지만, 스파를 오는 건 간만인 듯 하군요.
오광철:원래 어릴 때부터 철든 사람이 커서 더 어리광부리는 거라고 들었어. 형이랑 결혼했을 때부터 1살인 거야. (익숙하게 몸을 기댄 채 벽의 문양을 구경한다.) 난 언제 왔는지 기억도 안 나. 몸에 이것저것 새긴 이후로는 처음인 거 같은데. 앞으로 가끔 갈까... (좋당.)
백지혜:언제 다 크는 걸까요, 제 남편은. (오광철의 볼을 꾹 눌렀다 덴 후 자신도 탈의와 클렌징을 끝마친다.) 한국엔 문신 관련으로 금지되는 건 없지 않나요? 이렇게 프라이빗한 장소라면 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gm:욕실
들어서면 전면창이라고 보일 만큼 커다란 창과 그 앞에 놓인 넓은 월풀 욕조가 보입니다. 맑고 따뜻한 온수가 이미 채워져 있습니다. 물 온도를 조절하는 장치와 욕조 안에서 안마를 받을 수 있는 스위치들이 보이네요. 그 외에도 핸드 샤워기와 나무로 된 썬베드, 족욕 코너가 보입니다. 맞은 편 욕실 칸으로 넘어갈 수 있는 문도 하나 보이네요. 각자 다른 칸을 사용하고 있다면 문을 통해 서로 이동하거나 물건을 주고받을 수도 있겠죠.
또한 욕조 옆에는 트롤리가 한 대 놓여있습니다. 전부 3칸으로 아래에서 두 칸은 샴푸와 린스, 바디워시, 마사지 팩, 부드러운 샤워볼 등 목욕에 필요한 물건들이 놓여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위 칸에는… <과일 ROOM>에서는 각종 과일 향이 나는 입욕제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오광철:평생 안 클 건데. 형 앞에선 영원히 애로 남아있을래. (클렌징을 마치자 기다렸다는 듯 다가가 끌어안는다. 오늘 내내 손만 잡고 있는 거 힘들었어. 짧게 칭얼거리는 소리를 낸다.) 한국은 금지되는 거 딱히 없지만... 그냥. 갈 일이 없다 보니까. 결혼한 이후론 질투쟁이 형이 내 몸 다른 사람이 보는 거 싫어할 테고. 그러니 다음에 프라이빗 스파 대여하자~
(욕실 내부로 들어간다. 샤워기 앞에 서서 적절한 온도로 세팅한 후 샤워기 내민다. 머리 감겨줘. 씻겨줘!)
백지혜:그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군요. 광철이 평생 저에게만 의지한다는 것 아닙니까? 조금의 귀찮음 정도는 노력해서 이겨내 보도록 하죠. (자연스럽게 마주 안곤 머리 위로 입을 맞춘다. 이렇게 있으니 정말 몸만 큰 아이같기도 하고...) 그건 예상치 못한 배려군요. 하지만 저도 만 80세 이상의 어르신들만 가는 목욕탕이라면 용인해 드릴 수 있습니다.
(또 한 번 샤워기 온도를 체크한 후 머릴 조금 뒤로 젖혀 머릴 적신다.) 시원하신가요?
오광철:나 챙기다가 너무 귀찮으면 말해. 진짜 귀찮은 게 뭔지 보여줄 테니까... (만 80세 이상만 가는 목욕탕이라는 게 존재하긴 하나? 짧게 고민하고, 그냥 고개 끄덕인다. 없으면 안 가면 되지. 집에서도 욕조 들어가니까.)
응. 딱 적당해. (머리카락을 적시는 동안 트롤리에 놓인 입욕제들을 들고 향을 맡는다. 미리 마음에 드는 거 하나를 골라 따로 빼놓는다.) 오늘은 나도 형 머리 감겨줄래. 다 하면 뒤돌아.
백지혜:여기서 더...? (중얼거리다 다급히 입을 다물고 생긋 웃어보인다.) 광철이 귀찮았던 적 같은 거 있을 리 없잖습니까. 하하.
(솜세한 손길로 머릴 감기고 다시 물을 적셔 씻겨낸다. 뒤로 한데 모아 꾹 짜 물기를 뺀 후 고개를 올려준다.) 광철이 머리를? 웬일로 특별 서비스네요! 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뒤로 돌아 앉고 두근두근...)
오광철:응. 여기서 더... (따라서 히죽 웃는다.) 그렇지? 내 나름대로 스스로 할 수 있는 건 스스로 하고 있는걸. 귀찮은 적 없지? 형이 말실수도 하고 별일이네.
응. 열차 티켓 형이 받아온 거니까. 특별 서비스. 은서 어릴 때 해준 이후론 처음이라 어색할 수도 있는데. (어깨를 붙잡아 뒤로 눕힌다. 몸을 틀어 허벅지 위에 상체를 기대게 만들고 자신이 쓰던 것보다 더 따뜻하게 물 온도를 조절하고선 천천히 머리를 적신다.) 눈 감고 있어. 눈에 들어갈 수도 있으니까.
백지혜:(그럼 이제껏 시켰던 일들은 전부 자신이 할 수 없어 시켰다는 말인가? 곰곰... 잘 생각해 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역시 오늘 하루 여러가지 일이 있어 피로한 탓이겠죠.
그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남이 머리를 감겨주는 건 아주 어릴 때랑, 미용실 말고는 처음이거든요. (약간의 긴장감에 등에 힘을 주고 몸을 기댄다. 머릴 적시는 온도나 손길이 아직까진 나쁘지 않은데...)
오광철:(전부 스스로 할 수 없어서 그런 건 아니고. 진짜 귀찮아서 시킨 게 몇 개 있기는 한데...) 그렇지? 모르는 남자의 프로포즈도 돕고 혜성이 엄마도 찾아주고. (혜성이 귀여웠지~ 진짜 나랑 형의 아이가 생긴다면 저렇게 생겼을 거 같아.)
응. 기대해도 좋아. 몸에 힘 너무 주지는 말고. (머리가 적당히 젖으면 손에 샴푸를 짠 뒤 두피를 마사지하듯 문지른다.) 아프지 않아? 괜찮아?
백지혜:전부 다 잘 해결돼서 다행이지요. (그 사람들도 지금쯤 소중한 대상들과 행복한 한 때를 보내고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영 나쁘지만도 않은 피로감이라 느껴진다.)
딱 좋습니다. 조금 더 강하게 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생각보다 재능이 있으시군요... (어라, 편하다...)
오광철:좀 귀찮았지만 결과를 보니 좋았어. 앞으론 착한 일 많이 하고 살아야지.
응. 재능 있어야지. 7살짜리 애가 혼자 3살짜리 씻기면서 지냈는데. (조금 더 강하게 머리를 문지른다. 씻어내고 린스까지 마친 뒤 허리를 숙여 입술을 붙였다 떨어진다.) 다 감겼으니 이제 일어나. 이대로 계속 누워있다간 탕에 들어가지 못할걸.
백지혜:은서 양이 부러워지는 것 같습니다. (농조 섞인 말을 조금 씁쓸하게 뱉곤 몸을 일으킨다. 입술이 닿았던 곳을 손으로 매만지다 웃으며 옆에 붙는다.) 아까 입욕제를 고르셨었죠. 어떤걸로 골랐습니까?
오광철:다음 생에는 내 동생으로 태어날래? 이번 생에서 신세진만큼 다음 생에선 형도 내가 키워줄게. (골라서 빼뒀던 입욕제를 보여준다. 스트로베리 트레인이라는 이름에 맞게 딸기향. 연분홍빛 거품 사이에 붉은 글리터가 들어있는 제품이다.) 딸기탕 들어가자.
백지혜:그렇게 태어나면 다음생엔 광철과 부부로 살 수 없지 않습니까? 딱히 은혜를 받아내고 싶지도 않고요. 저는 이대로가 좋습니다. 가끔 광철이 해주는 특별 서비스를 받으면서요. (윙크! 골라둔 입욕제를 욕조에 넣곤 거품과 색이 퍼져나가는 것을 지켜본다. 적당히 녹았을 때 손을 넣어 온도를 확인한 후 들어간다.) 굉장히 따뜻하고 향긋합니다!
오광철:(형제도 부부가 될 수 있는 나라는 없을까?) 이렇게 좋아할 줄 알았으면 평소에도 해줄걸 그랬네. 받고 싶으면 또 내게 좋은 일 한 번 해줘. 아주 사소한 거라도 좋으니까 받고 싶다고 말하면서... 알겠지?
(손 끝을 넣어 뜨겁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후 따라 물에 들어간다. 턱 끝까지 물에 푹 담그고 물장구친다.) 스위치 눌러봐도 돼?
백지혜:(있으면 큰일나죠 아무래도.) 물론 좋긴 하지만... 광철이 고생하는 건 싫으니까요. 저를 귀찮다며 밀어내는 날이 오기라도 한다면 전 버틸 수 없을 겁니다! (훌쩍훌쩍...)
(욕조에 들어온 상대에게 슬금 다가가 껴안는다.) 안마 스위치 말씀입니까? 물론이죠!
오광철:(하지만 형제끼리 사이가 좋은 건데? 좋은 일 아닌가...) 매일매일 나한테 시키는 정도만 아니면... 안 밀어낼게. 음... 아니다. 두 달에 한 번 까지만... (지혜 우는 척 구경하다가... 뺨 찰딱 붙인다.) 내가 만약 형을 밀어낸다고 해도, 진짜 싫은 거 아니니까 다시 돌아와야 해. 알겠지?
(허가가 떨어지자 안마 스위치 꾹 누른다. 앗... 느낌 좋다. 이걸 껴안은 채 받아도 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스위치를 누르자 적당한 수압이 쏟아져 나와 몸을 두드립니다.
백지혜:두 달에 한 번은 상당히 적지 않은가 싶습니다만... 그 정도로 만족하겠습니다. 원래 좋은 건 가끔씩 해야 좋은줄 아는 거니까요! (붙인 뺨을 얼굴로 살살 문지르다 그 위로 쪽, 입을 맞춘다.) 무덤 앞까지 쫒아가 드릴테니 걱정 마시죠.
오광철:난 형에게 매일 받지만 좋은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 감사하는 중이야. 알지? (뺨에 입술의 감촉이 느껴지자 웃는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반대쪽 뺨도 내민다.) 매일 받는 좋은 거 또 받고 싶어. 해줘~ 무덤 앞까지 따라와서 매일매일.
백지혜:물론이죠. 고마워서 저랑 살아주는 거 아닙니까? (자난스럽게 말하곤 반대편 볼 위로 쪽 쪽, 두 번 입을 맞춘다.) 그럼 광철은 그 무덤 앞까지 꼭 절 데려가셔야 합니다. 어쩔 수 없이 헤어지는 일 같은 건 싫으니까요.
오광철:안 고마워지는 순간이 오면 형의 쓸모를 다 한 거니까... 어떡하지. 버릴까? (따라 장난스러운 말투. 당연히 안 버릴 거야.) ... 응? 순장되고 싶다는 거야? 한국에서 순장은 불법일 텐데... 안 되겠다. 그냥 둘이 같은 날에 죽자.
백지혜:이럴 수가! 어떻게 그런 말을. 버리면 후회하게 만들어 줄 겁니다. 계속 계속 찾아가서 공포심을 느끼게 해드리죠... (장난으로 한 말임에도 보복하듯 입 맞췄던 볼을 살짝 깨문다.) 그런 뜻은 아니긴 했는데요... 한날 한시 죽는 건 좋을 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