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ll Grey Outline Pointer
어린 시절을 부탁해

 

 

 

 

준비 끝난 백지혜 이쁜짓! ><
 
 
백지혜:
이쁜짓 Roll
기준치: 1/0/0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
 
 
아구이뻐!!!!!!!!!!!!!!
 
 
주사위가 캐해 잘하네... 시작할게요~
 
 
 
 
 
 
W. 쿠우
 
 
Date24.09.05
 
 
 
 
3일간의 출장을 마치고 드디어 집에 가는 날입니다.
 
 
익숙해지지 않는 호텔 침대에서 일어나 밤새 온 연락들을 확인하면...
 
 
아! 새벽에 광철에게서 온 연락이 있어요!
 
 
읽어보까?
 
 
백지혜:(광철이다. 보고 싶다고적었을까? 아니면 필요한 물건을 사오라고? 기분 좋게 확인합니다.)
 
 
 
 
 
ㅈㅎㄴ허뷰ㅗ
 
 
라고 적혀있습니다. 무슨 의미일까요?
 
 
백지혜:(케로베로스다)
 
지능
기준치: 75/37/15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뭐지... 케로베로스가 장난쳤나
 
 
아무튼 집으로 돌아갈까요?
 
 
백지혜:(늦잠자고 있나봐~ 문자로 ' 지금 출발합니다! ' 전송 후 집으로 갑니다.)
 
 
문자를 남긴 뒤 집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하면... 도어락이 열린 현관문이 백지혜를 맞이합니다?
 
 
이게 왜? 열려있지?
 
 
백지혜:...응?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가면...
 
 
 
???: 도와줘!
 
 
라고 외치며 작은 어린아이가 달려와 와락, 안겨듭니다.
 
 
5살 정도 된 듯한 어린아이는 품에 토끼 모양 인형을 꽉 안고 있습니다.
 
 
짧은 밀색 머리카락은 급하게 달려오느라 다 헝클어졌고
 
 
검은 두 눈동자는 갈 곳을 잃고 떨리고 있습니다.
 
 
그러다 눈이 마주치면... 어라. 얘 광철이를 좀 닮았어.
 
 
진짜 광철인가...?
 
 
잠시 혼란에 빠져 있으면...
 
 
오광철:거기 형이야?
 
 
하고 방 모퉁이에서 오광철이 헐레벌떡 뛰어 나옵니다.
 
 
 
: 원래 이성판정 구간인데 좋으면 넘길게요
 
 
백지혜:...............(숨겨둔 자식. 좀 충격일지도 모릅니다.)
 
 
 
: 그럼 0/1d3!
 
 
백지혜:
SAN Roll
기준치: 40/20/8
굴림: 53
판정결과: 실패
 
1
 
 
어떡해~ 숨겨둔 아이인가봐~
 
 
어린 광철은 여전히 품에 안겨 얼굴을 묻고 있고
 
 
원래 광철은 급하게 달려온 듯 흐트러진 옷차림과 머리를 정돈하며 숨을 고르고 있습니다.
 
 
원래 광철과는 대화가 가능할 거 같네요! 일단 상황을 파악해봐요!
 
 
백지혜:으,응? (일단 제 품에 안겨든 아이를 면밀히 살펴본다. 광철의 숨겨둔 자식...?! 5살 같은데 그럼 19살에... ... ...오광철은 가능성 있지~ 살짝 어지럽다....) 철아... (이미 머리로 드라마 다 끝내고 씁쓸하게 부름) 어떡하겠습니까. 저는 책임질 수 있어요. 애 엄마와는 잘 합의해서...
 
 
오광철:(.................?) 그게 무슨 소리야. 나도 걔 처음 봐. 책임을 형이 왜 져. 동생, 인가? (아이 쿡쿡 찔러본다.) 그보다 형. 여기 어디인지 알아? 집으로 가는 길은?
 
 
그 말에 고개를 들고 확인해보면...
 
 
우리 집 현관 구조가 원래 이랬던가?
 
 
전혀 다른 장소에 갇혔습니다! 나가는 문도 없어요!
 
 
백지혜:
SAN Roll
기준치: 40/20/8
굴림: 64
판정결과: 실패
 
... (낳고 나서 처음 보는구나. 아직도 오해중이다. 그건 그렇고... 여기 어디지? 분명 집으로 왔었는데? 어, 나가는 문은?) ...제가 출장 간 사이 리모델링까지...?
 
 
오광철:이상한 생각 하지 마. 나 형 만나기 전에 놀기는 했어도 이런 쪽으로는 확실하게 했어. (고개 젓는다.) 리모델링 아니야. 자다가 깨보니 이상한 곳에 있어서 바로 형에게 카톡 한 건데 못 봤어? 도와달라고 보냈잖아.
 
 
백지혜:(정말 그럴까? 의 눈을 잠깐 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하긴, 오광철 성격에 자기 애가 있었으면 자신이 키웠겠지. 그럼 이 애는 누구?) 그럼 이 애는 누굽니까? (자연스럽게 머릴 쓰다듬는다.) 오타가 심해서 케로베로스인줄 알았습니다. 납치라고 하기엔 제가 여길 온 게 이상하군요. 눈 뜨니 처음 보는 공간에, 어린애도 함께 있었나요?
 
 
오광철:(그렇지. 내가 애가 있었으면 책임지고 직접 키웠지.) 오타가 있었어? 걸으면서 쓰다가 밀렸나. (그렇게 말하며 핸드폰 꺼낸다. 앗, 먹통이야...) 말했잖아 나도 방금 처음 봤다고. 몰라. 나도 그냥 계속 걷다 인기척이 느껴져서 달려왔더니 형이 애 안고 있는 거 본 거야.
 
 
머리를 쓰다듬으며 자연스레 어린 광철에게 주의를 기울이면
 
 
어느새 아이는 품 속에서 지혜를 올려다보고 있습니다.
 
 
오광철:아저씨 누구야?
 
 
백지혜:그러셨군요. 많이 놀라셨..................앗. (짐짓 심각하고 걱정스런 표정으로 오광철을 바라보다 시선이 밑으로 향하자 말이 끊긴다. 처음 보는 아이라지만... 심각하게 귀여운데? 오광철 닮았는데? 볼살 통통한데? 잠깐 숨이 멎는 경험을 했다.)
 
(그렇게 바라보길 1분, 정신 차리고 몸을 숙여 시선을 맞춘다.) 제 이름은 백지혜 입니다! 29살이고, 변호사 일을 하고 있어요. 우리 친구는 이름이 뭡니까? (사람 좋은 웃음!)
 
 
오광철:이젠 보호자로 변호사 아저씨도 붙여주는 거야? 안 그래도 되는데... (그래도 무서운 아저씨들보단 좋아. 말도 잘 해주고 친절한 거 같아.) 나는 광철이야. 엄마는 처리라고 불러. 아저씨도 그렇게 불러도 돼. 허락할게.
 
 
백지혜:보호자? (고개가 모로 기운다. 이어 소개하는 이름과 애칭에 더욱 미묘한 표정이 된다.) 광철이라고요? 처리? (고개를 들어 성인 오광철을 본다.) 오광철...?
 
 
오광철:오광철? 나 성은 말 안 했는데...
 
 
시선을 따라가 어린 광철이 어른 광철을 인지하면...
 
 
 
o_o
 
 
 
0_0 ?
 
 
 
O_O !!!!!!
 
 
동그란 눈이 더 동그래지다가 펄쩍 뜁니다
 
 
오광철:저거 설마 나야?
 
오광철 :짠~ (브이)
 
너 나중에 내가 뭐 하고 사는지 알아?
 
 
오광철:됐어. 안 궁금해.
 
내가 둘인 거 이상하잖아. 가짜에게 듣는 미래 이야기는 흥미 없어.
 
 
오광철 :나 가짜 아닌데.
 
 
오광철:저거 봐 또...! 네가 진짜 내 어른의 모습이라면 증거라도 가져오던가.
 
 
오광철 :증거? 없는데?
 
 
두 광철은 이러쿵저러쿵 한참을 떠들다가...
 
 
오광철:아저씨! 저거 가짜야 혼내!!
 
 
오광철 :형은 나 믿지?
 
 
양산형 게임 광고처럼 선택지를 줍니다.
 
 
백지혜:(VS를 고릅니다.)
 
 
오광철:너 때문에 아저씨가 이상한 거 골랐잖아!
 
 
오광철 :그게 왜 내 탓이야? 형이 고른 건데?
 
 
오광철:몰라 이 바보! 가짜!
 
 
투닥투닥... 24살이 5살 상대로 진심으로 싸웁니다
 
 
사이에서 말릴 필요가ㅠ 있을 거 같아요 ㅠㅠ...
 
 
백지혜:잠깐~ (둘 사이에 끼어들어 막아선다.) 두 분 다 진정하시죠. 제가 보기엔... (눈 바쁘게 번갈아 보더니 자신 없는 표정을 했다.) 둘 다 진짜 아닐까요? 전 어린 광철을 본 적은 없지만, 같은 사람이란 느낌이 듭니다. (그야 수준이 똑같잖아.)
 
그러니까 싸움 금지! 무슨 상황인지 파악해 봐야죠.
 
 
오광철:... 아저씨는 저 사람을 믿어? 진짜 저게 내 미래일 거 같아? 나 이상한 어른으로 크는 거야? (울상...)
 
 
오광철 :형이 애 울렸어. 나쁜 형.
 
 
백지혜:응?
 
 
오광철:아저씨가 아니라 네가 울린 거야!
 
아, 아니... 안 울었어.
 
 
오광철 :아무튼~ 상황 파악하자는 거지? 그럼 계속 여기 있어? 아님 좀 더 돌아다녀?
 
 
백지혜:(아기 광철의 볼을 두 손으로 감싼다. 앗 말랑해............................) 미래 광철의 모습이 어때서 그럽니까? 멋지고, 강하고 귀여우신 분인데. 전 아주 좋은 어른이라고 생각해요. (윙크!)
 
(다시 일어나 주변을 살핀다.) 그렇네요. 우선은 좀 살펴보죠. 나가는 문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오광철:난 어른이 되면 내가 좀 더 크고 멋진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 저렇게 생각 없이 지내는 게 아니라... 나 이제 오빠인데. 동생도 생겼으니 더 잘 해야 하는데. (끙...)
 
 
좀 더 살펴보기로 한 백지혜는 양손에 오광철²을 데리고 수상한 공간을 정처 없이 걷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4시간 8분동안 공간을 돌아다닌 끝에 셋은 무언가를 찾아냅니다.
 
 
백지혜의 손에는 펜듈럼이, 오광철(24)의 손에는 쪽지가, 오광철(5)의 손엔 원래 안고 있던 토끼 인형 네모난 종이판이 들려 있습니다.
 
 
백지혜:뭔가 여러가지 나오긴 했군요... (펜듈럼을 허공에 들고 살펴본다. 보석?)
 
 
네! 줄 끝에 뾰족하고 반짝이는 보석이 달린 펜듈럼이에요.
 
 
나중에 방법을 찾으면 이걸로 위치를 알 수 있을 거 같아요!
 
 
백지혜:(이게 뭘까~ 우선 들고 있자. 주머니에 넣은 후 어른 오광철을 바라본다.) 쪽지엔 뭐가 적혀 있습니까?
 
 
오광철 :쪽지? 형 랩하라는데? (보여준다...)
 
 
 
 
 
둘이 아닌 하나인 쪽이 추를 들고 자작랩 4벌스 이상을 외칠 시 추가 움직이기 시작하며 그 끝이 가리키는 위치에 입맞춤을 하면 돌아간다.
 
 
랩하래요.
 
 
백지혜:(아뭔소리지)
 
 
오광철:추면 아저씨가 가진 그 보석? 말하는 거 아니야? 그거 들고 랩하라는 거 같아.
 
 
오광철 :오~ 그렇대.
 
 
백지혜:똑똑해요 우리처리~ (쓰담!)
 
랩을 하라고요 여기서?
 
 
오광철 :응. 랩하래. 마이크 없어?
 
 
백지혜:(소지품 안 적었어.)
 
 
오광철 :어쩔 수 없지. 저 인형을 마이크로 써.
 
 
오광철:아, 안 돼...! 이거 내 동생이야!
 
 
백지혜:동생?
 
광철의 동생이면 오은서 씨 아닙니까?
 
 
오광철:응. 동생! 엄마가 사줬어. 은서는 아직 내가 안아주기엔 너무 작으니까 얘로 연습하래.
 
 
백지혜:(귀여워...................)
 
 
오광철:근데 아저씨 은서도 알아?
 
 
백지혜:그럼요. 오은서 씨랑 친합니다 저. (아마.)
 
 
오광철:(헉...) 은서 아직 1살인데.
 
 
백지혜:제가 좀 나이불문 다 친해요. 그래서... 아기도 되게 잘 안는데! (안은 적 없다.) 잠깐 오은서 씨를 살펴봐도 될까요? 마이크로 쓸 건 아닙니다만...
 
 
오광철:으음... 잠깐만이야.
 
 
인형을 받았다!
 
 
광철이랑 비슷한 색을 한 토끼 인형입니다.
 
 
부드럽고 체온 덕분에 아직 따뜻해요! 좋은 애착 인형이다...
 
 
백지혜:........(부빗) (특이점은 없나요?)
 
 
광철이의 애정을 많이 받았다...?
 
 
백지혜:(좋겠다..............) 잘 살펴봤습니다. (돌려줌)
 
 
오광철:(다시 인형 안기!)
 
 
오광철 :형 나도 안아줘.
 
 
백지혜:(어른 오광철 안아줘요!)
 
 
오광철:(저거 가짜야!!!!)
 
 
오광철 :(안아주는 거 좋아!)
 
 
백지혜:(귀여워~ 잠깐 안고 있다가... 아기 오광철 안 보이는 시야로 몸을 돌린다. 그리고 볼에 쪽! 하고 떨어진다.)
 
 
오광철:아저씨 저거랑 뭐해? (ㅡ ㅡ?)
 
 
백지혜:예? 아. 그 종이판은 뭔가요? (다시 허리 숙여 시선 맞춤...)
 
 
오광철:말 돌리는 거 같은데...
 
 
 
 
칭찬 스티커판이라 적힌 종이엔 5개의 빈칸이 있습니다.
 
 
맨 아래엔 ‘스티커를 전부 모은 착한 아이는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적혀있습니다.
 
 
어린 광철은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는지 종이판을 주운 이후 절대 품에서 떼어놓지 않고 있습니다!
 
 
백지혜:(귀엽다~ 어릴 때 많이 했었지. 5판 하고도 3개의 도장을 모아도 내 소원은 안 이뤄졌지만...)
 
칭찬스티커? 누가 붙여주는 걸까요~
 
 
오광철:누가 붙여주는 건진 모르겠어. 생기면 아저씨 줄게. 아저씨가 붙여줘! (스티커를 받을 만한 착한 일이 뭐가 있을까... 곰곰.)
 
 
오광철 :형은 소원 없어? (어린 광철 바라본다... 뭐라 불러야 하지 고민하다가.) 넌?
 
 
오광철:내 소원은... 비밀! 나중에 다 모으면 말해줄게.
 
 
백지혜:제 소원은 이미 이뤄졌잖아요. (웃음...) 비밀이라니 어쩔 수 없네요. 뭔진 몰라도 꼭 이뤄지길 바라겠습니다.
 
(그래... 이제 남은 게 랩이라고)
 
 
랩하자!
 
 
백지혜:......... (저기 구석으로 감...)
 
밀실, 미지의 공간에 보이지않는 door rock
 
직시, 이치에 맞지않는 현실에 Do or Run
 
Don't give up live on TOP U can't stop
 
마주한 어떤 역풍에도 활주해 Do it right!
 
 
 
마주한 어떤 역풍에도 활주해 Do it right!!!!!
 
 
백지혜:아 제발
 
 
백지혜가 주문을 외우기 시작하면...
 
 
웅웅거리는 소리를 내며 펜듈럼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펜듈럼은 어디론가 향하는 듯 쭉 뻗다가
 
 
어린 광철의 오른쪽 볼 앞에 멈춥니다.
 
 
오.
 
 
그러니까...
 
 
쉽네요! 바로 해버리고 집으로 돌아갈까요?
 
 
백지혜:오?
 
(다시 터덜터덜 돌아옴...) 집으로 가는 방법 찾았습니다!
 
 
오광철 :뭔데? 뭐하면 집에 갈 수 있대?
 
 
백지혜:뽀뽀하면 갈 수 있다는데요.
 
 
오광철 :응? (뽀뽀한당.)
 
안 되는데?
 
 
백지혜:앗~ (행복)
 
... 좀 더 해야 하나?
 
 
오광철 :더 해줘?
 
 
백지혜:네.
 
 
오광철:(빤히...)
 
 
백지혜:아. (맞다)
 
 
오광철:나 나중에 아저씨랑 사귀어?
 
뽀뽀는 좋아하는 사람이랑 하는 거랬어.
 
 
백지혜:(좀 고민함) .....어차피 가짜라고 안 믿으셨으면서?
 
아무튼, 제가... (어린 오광철 공손히 가르킨다.) 광철에게요.
 
 
오광철:가짜지만 혹시 모르니까... 음. 근데 나 뽀뽀하기 싫어.
 
돌아간다는 건 뽀뽀하면 헤어져야 한다는 뜻 아냐? 나 아저씨 좋아. 아직 아저씨랑 헤어지고 싶지 않아.
 
 
오광철 :오. 우리 처음으로 의견 맞았어. 나도 형이 모르는 애랑 뽀뽀하는 거 싫어.
 
 
와~ 두 명의 광철이 하이파이브한다~
 
 
백지혜:전혀 좋은 상황이 아니잖아요.
 
 
오광철 :하지만 우리가 처음으로 통했는걸.
 
 
오광철:가짜도 말이 통하네!
 
 
백지혜:두 분은 같은 사람이면서! 우리처리, 집에 가고 싶지 않습니까? 제가 좋다는 건 기쁘지만...
 
어머니도 보고 싶잖아요...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나...)
 
 
오광철:쟤는 가짜라니까!
 
... 그리고 엄마는 집에 가면 많이 보니까 괜찮아. 어차피 지금은 나보다 은서 더 챙겨주니 집에 없어도 신경 안 쓸걸... (은서는 아기니까 그래야 한다는 거 알지만 서운한 건 서운한 거다. 목소리에 기운이 없어진다.)
 
 
백지혜:그럴리가요! 모든 부모님은 늘 자식생각을 합니다. 오은서 씨가 태어났다고 해도 결코 처리를 신경쓰지 않는 게 아니에요. 지금쯤 찾느라 난리가 났을걸요. (다시 볼을 꾸욱! 누른다.) 저희는 다시 만날 수 있을 겁니다. (19년정도 흘러야 하지만.)
 
 
오광철:아저씨 틀렸어. 아버지는 아마... (헉. 급하게 입을 가리고 주변을 살핀다.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안심하곤 손을 뗀다.) 아무튼 됐어. 나 안 돌아갈래. 은서랑 엄마는 좋지만 지금은 아저씨가 더 좋아. 3일 정도만 가출하게 같이 있어줘. (다리에 매달린다!)
 
 
백지혜:(아버지는 아마... 하고 입을 막는 것에 눈썹이 내려간다. 말없이 어린 오광철을 쓰다듬다가 다리에서 떼어내 번쩍! 안아든다.) 그래도, 여기가 위험한 공간일지 모르잖습니까? 저희 집이었다면 흔쾌히 허락했을텐데! 무서운 괴물이 나오는 건 싫죠?
 
 
오광철:괴물은 싫지만 같이 있을 수 있다면 안 무서울 거 같은데... (어른 광철 흘끔 바라본다.) 너 진짜 나야? 괴물 잡을 수 있어? 무서운 곳에서 우리 지킬 수 있어?
 
 
오광철 :어떤 괴물이냐에 따라 다른데. 음... (주먹 쥐었다 폈다. 그러고는 손가락 두 개 펼친다.) 우리 아빠면 도망칠 시간 이 정도는 벌어줄 수 있어. (20분.)
 
 
오광철:그렇대! 여기 있을래!
 
 
그리고 어린 광철은 자신의 오른쪽 볼에 갖고 있던 캐릭터 반창고를 치덕치덕 붙입니다.
 
 
이걸로 뽀뽀 봉인입니다!
 
 
백지혜:아니, 광철아. 애한테 동조하면 어떡합니까. 어어?
 
(그 위로 뽀뽀해볼게요)
 
 
오광철 :애가 여기 있겠다잖아. (반창고 같이 붙여줘용.)
 
 
반창고는 효과가 있었다! 통하지 않습니다!
 
 
백지혜:으음~ (오광철이 둘이니 이런 일이 생기는구나.) 저희 집에 안 갈 겁니까...? (어른 광철을 봄...)
 
 
오광철 :형이랑 같이 있을 수 있다면 굳이 집이 아니어도 괜찮을 거 같아서.
 
 
두 사람이 작당모의해서 뽀뽀를 못하게 하는데, 백지혜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백지혜:(나는 이제 무엇을 할 수 있지.)
 
 
모르겠어?
 
 
백지혜:(둘 사이에서 행복하기?)
 
 
그것도 좋지... 근데 집에 가야 하잖아요!
 
 
지능판정 함 시켜줘!?
 
 
백지혜:(웅)
 
 
하자!
 
 
지능판정
 
 
백지혜:
지능
기준치: 75/37/15
굴림: 1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아무리 광철이라고 해도 지금 몸은 어린아이니까...
 
 
몸을 많이 움직이면 졸리지 않을까요?
 
 
잠들면 뽀뽀하기도 쉬울 거예요!!!
 
 
그렇게 생각하고 주위를 둘러보면 5개의 방이 보입니다.
 
 
4개의 방에서 충분히 놀아준 뒤에 재우면 될 거 같아요!
 
 
백지혜:(언제 이런 방이?)
 
 
4시간 걸으면서 보고 지나쳤어요 (아마?)
 
 
백지혜:어쩔 수 없군요~ 그럼 같이 있게 된 거, 제가 최선을 다해 놀아드리겠습니다. (반창고 위로 뽀뽀 연타)
 
 
 
: 크레용, 베이킹, 장난감, 공놀이 방에서 오광철이 졸릴 때까지 놀아주는 것이 목표인 파트입니다.
 
각 방에서 나름의 착한 일을 하면 <칭찬 스티커> 하나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어느 방으로 갈까요?
 
 
백지혜:우선은... 그림 그리기 좋아하십니까? (크레용 방으로 간다!)
 
 
오광철:자주 하지는 않지만 싫어하지는 않아.
 
 
방 안에는 눈에 띄었던 크레용을 포함해 색종이나 수수깡 등 여러 가지 미술 도구가 가득합니다.
 
 
방의 중앙에는 앉아서 사용할 수 있는 낮은 탁자가 놓여있고 넓이도 넓어 만들기 놀이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광철은 미술 도구함에서 찰흙 뭉텅이를 꺼냅니다!
 
 
 
: 크레용 방의 게임, 맞춰봐요 찰흙놀이!
 
어린 광철이 만든 물건이 무엇일까요? 실루엣만 보고 맞춰보세요!
 
 
오광철:아저씨 내가 뭐 만드는지 맞출 자신 있어?
 
 
백지혜:물론이죠!
 
 
오광철:그러면...
 
 
 
첫 번째 문제!
 
 
 
 
이 찰흙은 무엇일까요?
 
 
오광철 :정답. 코끼리.
 
 
오광철:아니야.
 
 
백지혜:음~ 우리처리 예술 감각도 뛰어나네요! 이건 청소기?
 
 
정답은...
 
 
 
 
[청소기]입니다! 정답!
 
 
오광철:아저씨 대단해. 가짜는 바보야.
 
그럼 다음도 만들게... (조물조물)
 
 
 
두 번째 문제!
 
 
 
 
이 찰흙은 무엇일까요?
 
 
백지혜:(꼬리에 망치를 단 공룡같은 게 나오면 어쩌나 했다.)
 
 
오광철 :정답! 로봇팔.
 
 
오광철:아냐!
 
 
백지혜:고민되는군요. 이건... 헤어드라이기!
 
 
정답은...
 
 
 
 
[드라이기]입니다! 또 정답!!!
 
 
오광철:와~ 그럼 다음은 좀 더 어렵게 할게!
 
 
 
세 번째 문제!
 
 
 
 
이 찰흙은 무엇일까요?
 
 
백지혜:(토끼 아냐?)
 
 
오광철 :토끼다
 
 
오광철:엇.
 
어...
 
 
정답은...
 
 
 
 
[토끼]입니다!
 
 
백지혜:(두명의 오광철 쓰담쓰담쓰담)
 
 
오광철:가짜가 왜 맞췄지? 이상해...
 
 
오광철 :(히~죽.)
 
 
오광철:이번엔 가짜가 못 맞추게 진짜 어렵게 할 거야!
 
 
 
네 번째 문제!
 
 
 
 
이 찰흙은 무엇일까요?
 
 
백지혜:(이건 진짜 어렵다.)
 
 
오광철 :정답. 쓰레기봉투.
 
 
오광철:너무해...!!
 
 
백지혜:...힌트! 없을까요?
 
 
오광철:힌트? 으으음... (고민.)
 
이거랑 비슷한 모양으로 된 걸 겨울에 먹을 수 있어!
 
예전에 돌봐주던 아저씨가 한 입 먹여줬는데 뜨거워서 결국 다 먹지 못했어.
 
 
오광철 :(그랬었나?)
 
 
백지혜:그렇게 들으니 좀 알 거 같습니다. 정답은 붕어!
 
 
정답은...
 
 
 
 
[금붕어]입니다!
 
 
오광철:정답... 인가?
 
 
백지혜:(바보같이 생겼어)
 
 
오광철:금붕어랑 붕어는 같은 거야?
 
 
백지혜:음...
 
오광철과 광철의 차이죠.
 
 
오광철:같은 거구나!
 
그럼 마지막 만들게.
 
 
백지혜:(미안 철아)
 
 
 
마지막 문제!
 
 
 
 
이 찰흙은 무엇일까요?
 
 
오광철 :정답. 어린왕자의 상자.
 
 
오광철:그게 뭐야...?
 
 
백지혜:유명한 동화에 나오는 물건 입니다. 사실 어린애들이 읽긴 난이도가 너무 높은 편이죠. 나중에 읽어드리겠습니다!
 
그래서... 이건...? (상자가 아니라고)
 
 
오광철:여기 책도 있을까? (두리번...) 힌트 필요해?
 
 
백지혜:힌트 주세요!
 
 
오광철:음... 으음. 이거 오랫동안 안 보이던 아저씨들이 돌아오면 다른 아저씨가 선물로 줬어.
 
 
백지혜:....(유, 유골함)
 
 
선물로...?
 
 
오광철:힌트 더 필요해? 아니면 아저씨가 직접 생각할래?
 
 
백지혜:아! 두부!
 
 
정답은...
 
 
 
 
[두부]입니다! 정답~!!
 
 
백지혜:훈훈하네요, 광철파는...
 
 
오광철 :이것도 하얗고 갈아서 만든 거기는 하지.
 
 
백지혜:그런 말 말아요.
 
 
오광철:아저씨도 두부 줄까?
 
 
백지혜:저는 아직 결백한 사람입니다.
 
 
오광철:근데 두부 받은 아저씨들은 어디 갔다가 온 거야?
 
 
오광철 :경찰서.
 
 
오광철:재밌겠다!
 
 
백지혜:...........경찰이랑 친구거든요.
 
광철은 안 가도록 합시다. 약속...
 
 
오광철:우리 아저씨들 친구 많구나. (그래서 결백이 뭐지? 일단 약속~)
 
 
오광철 :(약속~)
 
 
찰흙놀이를 마치고 쉬고 있으면 미술 도구함 사이에서 그림일기라고 적혀있는 노트를 발견합니다.
 
 
이름을 적는 칸에 오광철이라 적힌 일기는 안이 텅 비어 있습니다.
 
 
일기를 쓰는 건 착한 일이겠죠! 광철에게 권해봐요!
 
 
백지혜:(어른 광철도 필요해 보이는데.) 처리, 방금 놀이 재밌었습니까?
 
 
오광철 :난 재미있었어.
 
 
오광철:나도. 다른 거 또 하고 싶어!
 
 
백지혜:그럼~ 얼마나 재밌었는지! (그림 일기장 건넨다.) 리뷰 남겨주세요!
 
 
오광철:리뷰? 으음...
 
 
노트를 들고 고민하다 무언가 생각난 듯 빈 공간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 은밀행동 판정으로 무엇을 적는지 몰래 볼 수 있습니다.
 
 
백지혜:
은밀행동
기준치: 35/17/7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라는 내용 위에 웃는 세 사람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저건 뭐지? 구석에 무언가 검은색으로 칠해져 있습니다.
 
 
백지혜:... (응?) 다 적으셨습니까? (빼꼼!)
 
 
오광철:응. 다 적었어. (빼꼼 느껴지는 시선에 급히 공책을 덮는다.) ... 아저씨도 이거 아버지에게 보여줄 거야?
 
 
백지혜:아뇨. 저는 세상에서 비밀을 제일 잘 지키는 사람입니다. 특히 광철의 비밀은 더욱. (윙크!) 그리고 사실, (가까이 다가가 귓속말 하더니) 광철이네 아버지랑 안 친하거든요. 무섭습니다.
 
 
오광철:그래? (아버지가 보낸 사람이 아닌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다시 페이지를 펼쳐 보여준다.) 이거 우리야. 옆에 있는 건 괴물이고. 내가 가짜 싫다고 적은 거 비밀로 해줘야 해!
 
 
오광철 :응? 뭘 비밀로 해?
 
 
그림일기를 보여주는 광철은 기대에 찬 얼굴로 백지혜를 올려다봅니다.
 
 
어느새 백지혜의 손 위엔 칭찬 스티커 하나가 생겨 있습니다.
 
 
 
 
백지혜:와아, 정말 멋진 그림이네요! 저희 셋, 행복해 보입니다. 그런데... 괴물이라는 건 뭔가요? 여기에 있습니까?
 
 
오광철:괴물은 괴물이야. 아까 저게 나와서 도망치다가 아저씨랑 만났던 건데... 아저씨는 괴물 못 봤어?
 
근데 지금은 그것보다... 이거! (스티커 판 내민다.)
 
 
백지혜:(어른 광철을 보고 도망친 게 아니었구나. 그러고보면 도와달라고 했었지...) 아, 그렇죠. 일기를 잘 쓴 광철은~ (과장된 몸짓으로 스티커를 붙여준다.) 착한 어린입니다!
 
 
오광철:(스티커 받고 활짝 웃는다! 소원까지 4장!)
 
 
광철은 아직 팔팔해 보입니다. 다음 방으로 이동할까요?
 
 
백지혜:어른 광철도 잘했어요 스티커 드릴까요?
 
 
오광철 :내 스티커도 있어?
 
 
백지혜:그럼요.
 
 
오광철 :있으면 줘. 받을래.
 
 
백지혜:(입에 쪽! 하고 다음 방으로~)
 
 
오광철 :(한 번 더 쪽!)
 
 
다음 방 어디로 갈까? 베이킹? 장난감? 공놀이?
 
 
백지혜:(다른 놀이 하고 싶댔으니까 장난감!)
 
 
온갖 캐릭터 인형이나 로봇 장난감이 가득 어질러져 있는 방에 도착합니다.
 
 
방구석에는 정리함이라 적힌 아기자기한 색깔의 상자가 놓여 있습니다.
 
 
광철은 장난감 정리함을 뒤적거리다 인형 세 개를 들고 돌아옵니다!
 
 
 
: 장난감 방의 게임, 인형놀이!
 
인형을 들고 즉석으로 상황극을 진행합니다.
 
1D100을 굴려 가장 낮은 숫자가 나온 사람은 아빠, 중간은 엄마, 가장 높은 숫자는 반려묘 케로베로스가 됩니다!
 
 
백지혜:(반려묘.)
 
 
1D100 굴리세욧!
 
 
백지혜:18
 
 
오광철 :55
 
 
오광철:88
 
 
백지혜:(아)
 
 
지혜아빠, 처리엄마, 5처리 케로베로스~
 
 
백지혜:(아동학대?)
 
 
오광철:야옹?
 
 
오광철 :형 이거 봐 나 고양이 주워왔어. (어린 광철이 번쩍!)
 
... 아. 형이 아니지. 음.
 
여보?
 
 
백지혜:(엇, 어어...) 허락도 없이 주워오면 어떡합니까. ...자기?
 
 
오광철 :괜찮아. 허락 안 받았어도 내가 하자고 하면 들어줄 테니까. 그렇지?
 
 
오광철:야-옹. (손톱으로 오광철 긁은 뒤 뛰어내린당.)
 
 
오광철 :아.
 
 
백지혜:그거야 그렇긴 한데... 자기를 별로 안 좋아하는 거 같은데요? 케로베로스 이리오렴! (손짓!)
 
 
오광철:(지혜 뒤로 쏙 숨는다! 그리고 인형 꺼낸다.) 고양이는 내가 아니라 이 인형이야. 바보 가짜.
 
 
오광철 :그러는 너도 지금 형 뒤에 숨었으면서.
 
 
오광철:어. 엇. 음... 야옹. (모른척;)
 
 
백지혜:인형으로 하는 거였군요.
 
 
오광철:냥냥 야옹. (고개 끄덕이며 인형 흔든당.)
 
 
백지혜:아이 착해~ 예쁜 고양이 입니다! (인형을 쓰다듬는다.)
 
 
오광철:냐아앙. (고양이 인형을 열심히 아빠 인형에 비비다가...) 고양이는 말 못 해서 재미없어. 다른 놀이할래.
 
 
오광철 :하츄핑 놀이할래?
 
 
오광철:그건 뭐야?
 
 
백지혜:(그게 뭐야)
 
 
오광철 :이름 뒤에 핑 붙이는 거.
 
요즘 애들이 좋아한대.
 
 
오광철:나 그거 몰라.
 
그럼 난 광철핑이야?
 
아저씨는 저씨핑? 지혜핑?
 
 
오광철 :몰라핑.
 
 
백지혜:저씨핑은 너무 이상한 거 같은데요?
 
 
오광철:아는 게 뭐야?
 
 
오광철 :저씨핑 귀엽지 않아?
 
그럼 형아핑~
 
 
백지혜:그건 좋습니다!
 
 
오광철:아저씨는 내 의견보다 가짜 의견이 좋아? (뚱......)
 
 
백지혜:으음, 그럴리가요. 이번엔 큰 처리의 의견이 조금! 더 솔깃했을 뿐입니다.
 
 
오광철:으음... 알겠어. 믿을게. 대신 가짜랑 나 둘 다 광철핑이면 헷갈리니까 너는 핑핑이야.
 
 
오광철 :... 핑핑이는 뭔데?
 
 
오광철:달팽이!
 
 
백지혜:(엇 좀 느낌있어)
 
 
오광철 :(있어?)
 
(모르는 달팽핑이 되었다.)
 
 
백지혜:핑핑이 귀엽거든요.
 
 
오광철:맞아. 핑핑이 귀여워.
 
 
오광철 :그래? 난 몰라 핑핑이.
 
 
백지혜:핑핑아~ (큰 처리 쓰담~)
 
 
오광철 :왜 불러 형아핑? (머리 내민당.)
 
 
오광철:(................) (한숨 쉬고 인형 정리나...)
 
 
즐거운 인형놀이를 마친 후, 어린 광철은 장난감을 주섬주섬 주워서 하나씩 정리함에 넣습니다.
 
 
혼자 정리하는 것보단 같이 하는 게 빠르겠죠! 도와줄까요?
 
 
백지혜:(도와줍시다! 광철 손 이끌고 같이 정리해주러 가요.)
 
 
크기에 비해 끝없이 들어가는 정리함이 신기합니다.
 
 
어지러웠던 방이 깨끗해지면 백지혜의 손 위엔 칭찬 스티커 하나가 생겨 있습니다!
 
 
 
 
백지혜:우리 광철핑, 시키지 않았는데 정리정돈도 잘 하고 기특합니다. (스티커 판 위로 스티커 챱!)
 
 
오광철:원래 논 뒤에는 스스로 정리해야 하는 거야. 막 어지르면 안 돼! (스티커 두 개. 스티커판을 꽉 껴안았다가 방을 나선다.)
 
 
오광철 :난 정리 안 해도 형아핑이 해주는데.
 
 
오광철:그러면 안 돼!
 
 
다음은 무슨 방으로 갈까요?
 
 
백지혜:(왜 5살이 더 의젓한거야.) 우리처리, 다음엔 무슨 놀이 하고 싶습니까?
 
 
오광철:음... 놀았더니 배고파. 베이킹 방으로 가도 돼?
 
 
백지혜:그러죠! (베이킹 방으로~)
 
 
아기자기한 주방으로 보이는 공간에 도착합니다.
 
 
오븐은 없지만 이미 구워져있는 빵과 케이크 시트가 진열되어 있고 여러 가지 달콤한 디저트가 예쁜 바구니 안에 가득 담겨있습니다.
 
 
오광철 :어. 사탕이다.
 
 
오광철:사탕이다!
 
 
언제 찾았는지 두 명의 광철이 식탁 위에서 찾은 별사탕을 우물거리고 있습니다.
 
 
병에 붙은 라벨을 보면...
 
 
3개 이상 먹으면 머리가 터지는 별사탕?!?!
 
 
백지혜:어?!
 
멈, 멈추세요!!! (둘을 저지합니다.)
 
 
오광철:응? 왜?
 
 
오광철 :무슨 일 있어? 형도 먹을래?
 
 
백지혜:여기 보세요. 3개 이상 먹으면 머리가 터진다고 적혀있습니다.
 
 
헉.
 
 
오광철:너 몇 개 먹었어?
 
 
오광철 :나 3개.
 
 
오광철:... 나도. 3개. 어떡하지.
 
 
오광철 :어떡하지.
 
 
백지혜:...
 
 
두 명의 광철은 심각한 표정으로 해열 시트를 찾아 이마에 붙입니다.
 
 
... 아, 자세히 보니까 어린아이가 많이 먹지 않게 하려고 적은 문구였네요!
 
 
백지혜:엇. (사탕이 구라쳤어.)
 
이제부터 아무거나 주워드시면 안 됩니다~
 
 
오광철:응... 아무거나 안 먹을게.
 
 
오광철 :(모르겠고 심각한 표정으로 이마에 손 얹어본다...)
 
 
바보들!
 
 
 
: 이어서 베이킹 방의 게임, 맛있는 케이크 만들기!
 
맵시트에 생긴 케이크에 원하는 토핑을 그려서 마구 추가해봐요!
 
 
백지혜:형아핑이 마법으로 터지는 건 막아봤어요. (해열시트에 쪽)
 
 
오광철:형아핑 멋있어!
 
그럼 케이크 토핑 올려주자.
 
 
백지혜:(으쓱!) 우리처리, 무슨 토핑이 좋습니까?
 
 
오광철:나는 과일 올라간 게 좋아.
 
 
오광철 :나도~
 
 
오광철:따라하지 마!
 
 
 
백지혜:(귀엽게 꾸몄당.)
 
 
오광철:이제 끝이야?
 
 
오광철 :끝이야?
 
 
백지혜:더 올릴까요?
 
 
오광철:따라하지 말라고...!!
 
아저씨 더 할 거면? 난 많이 올라간 거 좋아.
 
 
백지혜:두 분 사이가 너무 좋군요.
 
그럼~
 
 
오광철:포도다!
 
 
오광철 :샤인머스캣 아냐?
 
 
오광철:샤인... 머슴?
 
 
오광철 :바보.
 
 
백지혜:(귀여워)
 
어떻습니까?
 
 
오광철:맛있겠다!
 
 
먹을까요!?
 
 
백지혜:(먹자!) 제가 잘라드릴게요.
 
 
먹자!
 
 
같이 토핑한 케이크와 먹고 싶은 것들을 가득 담아 테이블에 앉습니다.
 
 
백지혜가 커팅한 케이크를 한 조각씩 받고 맛있는 식사를 해요!
 
 
그러던 도중, 갑자기 어린 광철이가 한 음식 앞에서 머뭇거립니다.
 
 
무엇인지 살피면... 아! 케이크 시트 사이에 건포도가 들어 있네요.
 
 
오광철:... 착한 아이는 편식 하면 안 되겠지? (건포도 빤히...)
 
 
백지혜:착한 아이는 그렇죠. (같이 빤히...) 한 입만 먹어볼까요?
 
 
오광철:싫은데... 으. 아저씨가 먹여줘...
 
 
오광철 :(옆에서 건포도 다 걸러내고 있다. 나쁜 어른.)
 
 
백지혜:(나쁜 어른이다. 나쁜 어른 몸으로 가림) 스티커를 못 받을텐데도? 한 입만 드세요. 그럼 나머지는 제가 먹겠습니다!
 
 
오광철:(나쁜 어른 빤히 본다...) 응. 딱 한 입만. (난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건포도가 든 케이크를 먹는다!)
 
 
어린 광철이는 오만상을 쓰면서도 건포도를 입에 넣습니다.
 
 
건포도를 다 삼키고 나면, 백지혜의 손 위엔 칭찬 스티커 하나가 생겨 있습니다.
 
 
 
 
백지혜:기특해! 우리처리는 편식도 안 하니 쑥쑥 클 겁니다. 오토바이만 안 타면. (인생 스포!)
 
(칭찬 스티커 챱!)
 
 
오광철:오토바이? 오토바이는 왜...? (스티커다!)
 
 
오광철 :바이크 재미있어. 타봐. (애기 그릇에 건포도 올린다.)
 
 
오광철:... 싫어! (다시 돌려준다.)
 
 
오광철 :응 나도 싫어. (다시 돌려준다........)
 
 
백지혜:어허. 그럼 못 써요. (건포도 주워먹음...)
 
 
오광철 :형아핑이 다 먹어주니까 애 버릇 나빠지는 거야.
 
 
오광철:네가 더 나빠...
 
 
오광철 :(브이~)
 
 
이제 남은 건 공놀이 방입니다! 놀러 갈까요?
 
 
백지혜:우리처리 배부릅니까?
 
 
오광철 :응.
 
 
오광철:응!
 
 
백지혜:좋아요. 그럼 이제 공놀이 하러 가죠! (공놀이 방으로!)
 
 
바닥에 폭신한 타일이 깔려있는 드넓은 방에 도착합니다.
 
 
공간의 반을 볼 풀장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타일 쪽에는 미니 축구 골대와 미니 농구 골대도 있네요.
 
 
 
: 공놀이 방의 게임, 숫자 공놀이!
 
1부터 100까지 숫자가 적혀있는 공놀이 풀장이 있습니다.
 
1~100 사이의 숫자를 말하고 다이스를 굴려 가장 근접한 값을 말한 사람이 이깁니다!
 
가장 먼 숫자를 말 한 사람은 1등에게 딱밤 맞기!
 
 
백지혜:(무서운 게임이다)
 
 
1부터 100까지의 숫자를 골라주세요!
 
 
백지혜:으음... 그럼 65?
 
 
오광철:나는... 50! (뭘 해도 중간은 가니까.)
 
 
오광철 :1.
 
 
백지혜:오.
 
 
무슨 숫자 공이 나올까~ 두근두근~
 
 
얍! 99
 
 
백지혜:아~
 
 
1등 지혜, 꼴등 오광철(24)!
 
 
백지혜:제가 이겼습니다!
 
 
오광철 :아니? 내가 이겼어.
 
 
백지혜:예?
 
 
오광철 :99 100 1이잖아. 2칸 차이야.
 
 
오광철:그거 억지야!
 
 
오광철 :억지 아닌데?
 
 
백지혜:100다음은 101이죠!
 
 
억지야! 101이야!
 
 
와~ 지혜가 광철이 딱밤 때려주자~
 
 
백지혜:이리오세요. (손에 바람 후후)
 
 
오광철 :... 그래. (앞머리 걷고 이마 댄다.)
 
 
오광철:아저씨! 구멍을 내버려!
 
 
오광철 :그게 착한 아이의 언행이야?
 
 
오광철:... 헉.
 
 
백지혜:(힘껏 조준! 하나 싶더니 이마를 손가락으로 툭 민다.) 바보처리~
 
 
오광철 :끝이야?
 
 
백지혜:끝입니다.
 
 
오광철 :음~ 그래. (이마에 쪽!) 공놀이나 마저 하자.
 
 
풀장에서 셋이 놀고 있으면...
 
 
백지혜:
기준치: 35/17/7
굴림: 52
판정결과: 실패
 
 
오광철 :
기준치: 65/32/13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오광철:
기준치: 65/32/13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놀던 중 어린 광철은 글자가 적힌 공을 발견합니다.
 
 
직녀라고 적힌 공에는 슬픈 얼굴이 그려져 있습니다.
 
 
오광철:나 이거 알아. 견우랑 직녀 이야기!
 
직녀의 견우를 찾아주는 건 착한 일일까?
 
 
오광철 :걔네 헤어졌대.
 
 
오광철:... 아닐걸.
 
 
백지혜:신기한 공이네요. 으음... 아무래도 그렇지 않겠습니까? 사랑하는 사람이랑 떨어지는 것 보다 슬픈 일은 없거든요.
 
(헤어졌어?)
 
 
오광철 :아무튼 멀리 있는 거잖아.
 
나도 형이랑 3일 헤어져 있었어.
 
 
백지혜:광철은 저랑 멀어지면 헤어집니까?
 
 
오광철 :아니? 안 헤어질 건데? (찰딱...)
 
 
백지혜:(찰딱.)
 
아무튼 공 찾아주죠.
 
 
도와주자!
 
 
백지혜: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풀장을 뒤적거리던 백지혜는 견우라고 적힌 공을 발견합니다.
 
 
두 공을 나란히 두면, 어느새 슬픈 얼굴이 웃는 얼굴로 변해 있습니다.
 
 
혹시나 하고 손을 살피면 백지혜의 손 위엔 칭찬 스티커도요!
 
 
 
 
오광철:견우랑 직녀는 이제 행복하겠지?
 
 
백지혜:예, 전부 처리 덕분입니다. (칭찬 스티커 챱!)
 
 
오광철:응. 전부 우리 덕분이야. (자랑스럽게 스티커 4개가 붙은 판을 들고 보여준다. 그리고... 하품!)
 
 
광철은 슬슬 졸려 보입니다. 침대가 있는 방으로 이동할까요?
 
 
백지혜:졸린가요? (머리를 쓰다듬...) 열심히 뛰어 놀았으니 그럴만 하죠. 이제 낮잠 자러 갑시다! (침대방으로!)
 
 
침대방
 
 
거대한 침대가 있는 방에 도착합니다.
 
 
들어오자마자. 어린 광철은 재운 뒤 뽀뽀를 하겠단 의도를 눈치챘는지 자지 않을 거라고 투정을 부립니다.
 
 
뭐라고 설득해야 얌전히 누워줄까요?
 
 
백지혜:어어, 아까 졸리댔으면서!
 
 
오광철:졸리지만 자기 싫어. 그런 기분 알잖아... 버틸래.
 
 
백지혜:(어릴 때나 컸을 때나 변한 게 없네... 24광철을 빤히 본다.) 하지만 잘 자야 일어났을 때 잘 놀 수 있는 겁니다.
 
 
오광철 :(나 왜?)
 
 
오광철:... 하지만 자고 일어나면 아저씨 없을 거 아냐. 뽀뽀하면 집에 돌아간다며.
 
 
백지혜:...그렇게나 돌아가기 싫나요? (거기서 광철이 어떻게 지냈는지는 알지만... 돌려보내지 않으면 지금 있는 오광철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니까.) 착한 아이는 잠투정 하지 않는데. 소원, 꼭 이루고 싶은 거죠?
 
 
오광철:엄마도 은서도 있으니까 가기 싫은 건 아닌데. 하지만 지금은 아저씨랑 더 있고 싶은데... (머뭇거리다가 소원 이야기에 눈 크게 뜬다.) 착한 아이는 얌전히 자야 해? 그래야 스티커 받을 수 있어?
 
 
백지혜:(그 말에 마음이 일렁인다. 어린 광철을 좀 더 보고 싶은 건 마찬가지지만, 이 공간은 여러모로 걸리는 점이 너무 많으니까. 눈웃음 지으며 뺨을 어루만진다.) 예, 잘 자야 스티커를 받을 수 있어요.
 
 
오광철:... 알겠어. 잘게. (누가 봐도 언짢은 듯 느릿한 발걸음으로 침대로 향한다.) 작별 인사는 안 할 거야. 다시 만날 거니까.
 
 
입을 삐죽이던 광철이 침대 위에 눕자, 백지혜의 손 위엔 칭찬 스티커 하나가 생겨 있습니다.
 
 
 
 
마지막 스티커는 함께 붙일까요.
 
 
백지혜:네. 다시 만날 거니까! (어린 광철의 손을 잡고 스티커를 쥐여준다. 스티커 판을 들어 고정하고 그대로 꾹 누른다.) 다 모은 거 축하해요, 우리처리.
 
 
 
 
오광철:(스티커를 꾹 눌러 붙인다. 완성된 스티커판을 바라보며 웃는 것도 잠시. 다시 시무룩한 표정이 된다.)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100번 자는 정도론 안 되겠지...
 
있지. 나 잠들 때까지 계속 곁에 있어줄 거지?
 
 
백지혜:처리가 멋진 어른이 되면 다시 만날 수 있죠! 100밤은 조금 부족할지 몰라도... 즐겁게 하루하루 보내다보면 금방일 겁니다. 착하게 잘 있을 거죠? (손 끝으로 입꼬리를 살짝 밀어 올려준다.)
 
물론입니다. 광철이 자는 모습은 사랑스러워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걸요.
 
 
오광철:나 아저씨랑 만날 때까지 착하게 기다릴게. 멋진 어른이 되어서 만나러 갈 테니까 그땐 저런 가짜 말고 나랑 있어줘야 해. 알겠지? 저거 가짜니까! (울 거 같았지만 꾹 참고 웃는다. 이불을 제대로 덮고, 품 안에 토끼 인형과 다 채워진 스티커판을 안은 채 눈을 꼭 감는다.)
 
잠들기 전에 사라지면 용서 안 할 거야. 죽어서도 저주할 거야...
 
 
이대로 잠들기 전까지 무언가 해줄 수 있지 않을까요? 책을 읽어준다거나, 노래를 해준다거나...
 
 
백지혜: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동화책을 찾고 싶었는데... 음.
 
 
어쩔 수 없이 직접 노래를 불러주거나, 아는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수밖에 없겠네요!
 
 
아님 한 번 더 찾아볼까?
 
 
백지혜:(한 번 더 찾아보고 못 찾으면... 신데렐라 이야기를 들려주자.)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동화책이다!
 
 
 
 
이하로 읽을 수 없는 언어가 이어집니다.
 
 
뭐 이런 책이 다 있담? 이런 내용의 책을 읽어주기는 그렇고...
 
 
어쩔 수 없이 신데렐라 이야기나 들려줘야겠다!
 
 
백지혜:음. (덮어버린다.) 광철, 신데렐라 얘기 해드리겠습니다. (머리를 쓰다듬으며 목을 가다듬는다.) 옛날 옛날에...
 
 
신데렐라 이야기를 들려주면 곧 스르르 어린 광철은 잠에 듭니다.
 
 
자는 얼굴은 지금과 꼭 닮은 거 같아요! 귀여워!
 
 
백지혜:(귀여워!)
 
 
이제 볼에 뽀뽀만 해주면 원래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거죠?
 
 
반창고를 떼고 볼 위에 입을 맞추려는 순간.
 
 
오광철 :형. 사랑해.
 
 
하는 뜬금없는 고백과 함께
 
 
퍽, 하는 둔탁한 타격음이 들려옵니다.
 
 
뒤통수가 얼얼하고 눈앞이 흐려집니다...
 
 
정신을 차리면 온통 검은 공간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끝없는 어둠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대로 어둠과 동화되어버릴 것만 같아요.
 
 
백지혜:
정신
기준치: 40/20/8
굴림: 52
판정결과: 실패
 
 
눈 앞에 광철의 형상이 생겼다가, 녹아 사라집니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사라진 형상을 찾아 다시 주변을 살피면...
 
 
공중에 떠있는 스크린 같은 무언가를 발견합니다.
 
 
잠시 기다리면 검은 공간에서 있었던 일들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스크린에 영상이 재생됩니다.
 
 
백지혜:...광철아. 여긴 대체... (스크린을 확인한다.)
 
 
익숙한 두 사람의 침실. 벌레처럼 생긴 무언가가 잠든 광철을 몰래 지켜보고 있습니다.
 
 
광철을 지켜보던 벌레는 오른쪽 볼에 붙어 무언가를 주입하고,
 
 
덕분에 잠이 깬 광철이 방문을 열고 나가면, 처음 보는 공간이 나타납니다.
 
 
그렇게 공간을 한참 떠돌던 중, 모퉁이에서 튀어나온 검은 괴물을 마주하고 반대로 달리기 시작합니다.
 
 
도망치던 광철은 핸드폰으로 누군가에게 연락을 남김과 동시에 괴물에게 잡아먹힙니다.
 
 
검은 괴물이 광철을 먹자, 벌레는 익숙한 24살 광철의 모습으로 변합니다.
 
 
그리고 잡아먹힌 광철은 5살 정도 어려진 채 바닥을 나뒹굽니다.
 
 
도망치고 먹히고 어려지고를 반복하던 광철이 문을 연 백지혜에게 안기는 것으로 영상은 끝납니다.
 
 
지금껏 함께 다닌 두 명의 광철 중 어린 쪽이 진짜라는 말이겠죠.
 
 
백지혜:
SAN Roll
기준치: 38/19/7
굴림: 2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깨달아도 암흑 뿐인 공간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끽해봐야 가짜라고 하는 말을 믿어줄 걸 후회하는 정도?
 
 
멀리서 소리가 들려옵니다.
 
 
백지혜: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오광철:... 아저씨, 어디 있어?
 
 
슬픈 듯한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어린 광철입니다. 백지혜. 당신을 찾고 있어요.
 
 
발소리는 가까워졌다, 멀어졌다를 반복하다가
 
 
결국 지쳐 멈춰버립니다.
 
 
훌쩍이는 듯한 소리가 몇 초 들린 뒤 발소리는 다시 이어집니다.
 
 
이번에 들리는 발소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무언가 크고 무거운 것이 쿵쿵대는 소리와 함께, 도망치는 듯 빠른 발소리와 거세지는 숨소리가 들립니다.
 
 
이어 바닥을 구르는 듯한 소리도.
 
 
쩌억하고 괴물이 입을 벌리는 소리까지.
 
 
그리고 어린 광철은 두려움 속에서 울음을 삼키며 겨우 중얼거립니다.
 
 
오광철:소원을...
 
나 착하게 있었으니까. 소원을 이뤄줘!
 
 
그 순간,
 
 
바로 앞에 문이 하나 생겨납니다.
 
 
백지혜:...광철아! (문을 열고 그 안으로 몸을 던진다. 그 애의 소원은 비밀이라고 했었는데. 지금, 그것으로 나를 찾고 있을까? 내가 그 애 옆에 갈 수 있어야 한다. 반드시.)
 
 
문을 열고 나가면, 광철을 먹으려던 괴물이 잠시 뒤로 물러섭니다.
 
 
어린 광철을 가만히 바라보던 가짜는 놀란 표정으로 돌아봅니다.
 
 
오광철 :가둬놨는데. 형이 여긴 어떻게...
 
 
오광철:아저씨. 저거 쳐버려! 말했잖아 가짜라고!
 
 
백지혜:(두 사람을 번갈아보다 마음 굳히듯 숨을 내뱉는다. 그의 모습에, 목소리에, 날 부르는 형태에 현혹되지 않도록 눈을 꾹 감아 달린다. 그대로 흉내내는 괴물에게 몸을 들이받는다.)
 
 
가벼운 충격에도 가짜 광철은 산산조각 나 바닥에 흩어집니다.
 
 
조각들은 흩어졌다 다시 뭉쳐지며 원래의 형태를 찾아감과 동시에 천천히 두 사람을 향해 다가옵니다.
 
 
이윽고 더욱 흉측한 모습으로 변한 검은 괴물까지 둘을 쫓기 시작합니다.
 
 
달려요! 그리고 입 맞추세요!
 
 
광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만 알면 입을 맞춰도 거절하지 않을 거예요!
 
 
백지혜:(어린 오광철을 안아 들고 방향도 모른 채 달리기 시작한다. 어차피 우리가 갈 수 있는 곳은 한 군데뿐이니까. 그곳으로 가야만 하니까!) 철아, 우리가 아주 먼 미래에 다시 만날 수 있다고 했죠?
 
그건 거짓말이었습니다!
 
한밤 지날 것도 없이 눈만 깜빡이면 우린 다시 만날 거예요. 이번엔, (호흡이 가파른 지 숨을 크게 들이쉰다.) 진짜예요!!!
 
 
오광철:(품에 안기자 따라오는 괴물 앞에서도 꾹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떨어지지 않도록 꽉 매달려 말했다.) 진짜? 아저씨가 했던 말 거짓말이야? 눈만 깜빡이면 돼? 우리 정말로 다시 만날 수 있어? 헤어지지 않아도 돼? (여러 질문이 쏟아지지만, 질문들이 가진 의미는 똑같았다. 코를 훌쩍인 뒤 토끼 인형을 강제로 품에 안겨준다.)
 
이거, 이거 맡길게. 약속의 증표니까 아저씨가 꼭 가지고 있다가 다시 만나면 돌려줘야 해. 내 소원이 이루어질 때, 꼭!
 
 
백지혜:예, 사실은 저 아주 못돼먹은 거짓말쟁이거든요! 방금 한 말은 빼고. (애써 광철을 보며 힘겹게 웃어 보인다. 손이 몇 개만 더 있었으면 눈물이라도 닦아줄 텐데!) 헤어지지 않아도 됩니다. 다시 만날 겁니다!
 
(인형과 광철을 더욱 세게 끌어안고 달리다 발을 헛디딘다. 순간 몸을 말며 광철을 품속에 밀착시키고 외마디 비명을 지른다. 더 아파할 틈 없이 고개를 들어 그 모습을 살핀다.) 약속하겠습니다. 꼭 지니고 있을게요. 그러니까!
 
(부디 거부하지 않기를. 반창고를 밀어내 떼내고 몸을 숙여 그 위로 입 맞춘다.)
 
 
오광철:못돼먹은 거짓말쟁이라도 좋아. 나 사실 말 안 했는데 주변에 나쁜 사람 엄청 많아. 아저씨 정도면 착한 사람이야. 아니. (고개 젓는다.) 아저씨가 여태 본 사람들 중 제일 착해. 그러니... 약속 지켜! 지켜야 착한 사람이니까. 그래야 스티커 받을 수 있으니까...! (내 소원은 '아저씨랑 헤어지지 않게 해주세요.' 눈을 감고 속으로 한 번 더 소원을 빌었다.)
 
 
괴물의 입이 닿기 직전, 우리가 조금 더 빨랐습니다.
 
 
뺨에 입술이 닿는 순간.
 
 
무언가 쏟아져 나오는 감각을 느끼며 눈앞이 하얗게 점멸합니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면 익숙한 집의 거실입니다.
 
 
어린 광철 대신 익숙한 얼굴이 거실 소파에 잠들어있고, 백지혜 당신의 손엔 토끼 인형이 들려 있습니다.
 
 
광철은 이 일을 기억하고 있을까요? 깨워볼까?
 
 
백지혜:...헉. (터지는듯한 숨을 내뱉고 들이쉬기를 반복한다. 방금은 꿈? ...꿈이라면 손에 이 인형이 들려있진 않겠지. 소파로 다가가 자는 광철의 모습을 바라본다. 정말 어릴 때나 지금이나 똑같네. 작은 웃음 소리를 내곤 급히 입을 막는다. 그리곤 조심스레 손을 뻗어 이마 위 머리카락을 살살 정리한다. 그대로 얼굴 곡선을 타고 내려가 뺨을 어루만지고, 입술을 꾹 눌러본다.) .
 
광철아. (힘겹게 잠든 아이를 깨우듯 장난스럽고 기쁨이 넘치는 목소리로 이름을 부른다.)
 
 
 
 
오광철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느릿하게 눈을 뜬다.) 형이야...? 언제 왔어. 깨우지. (입술로 손가락을 가볍게 물었다 뗀다. 기지개를 쭉 키고는 잠이 덜 땐 듯 잠긴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엄청 긴 꿈을 꾼 거 같아. 자세히 기억은 안 나는데, 형이 있었고 괴물도 있었는데... (눈을 몇 번 더 깜빡이다 손에 들린 인형을 발견한다. 인형에 한참 시선 고정하다가.) 그건 뭐야? 선물?
 
 
백지혜:방금 왔습니다. 광철이 너무 잘 자고 있어서... 그리고 사랑스러워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어요. (만개한 웃음을 입가에 걸치고 몸을 숙여 이마 위로 입 맞춘다.) 악몽을 꿨나요, 우리처리? (손에 들린 인형을 잠깐 바라보다 눈앞에서 흔든다.) 아쉽지만 제겁니다. 꼭 가지고 있겠다고 약속했으니까, 광철도 줄 수 없어요.
 
 
오광철 :자는 것보단 깨어있는 게 좋지 않아? 자는 채로는 형에게 다녀왔냐는 인사도 못 해주는데. (고개 젓는다.) 아니. 악몽은 아닌 거 같아. 즐거웠어. 형은 잠시 출장 다녀온 사이에 새 애인이라도 만들었나 봐? 나한테도 주지 않겠단 약속이나 하고. 됐어. 그거 어릴 때 받았던 거랑 비슷해서 잠시 봤던 거야. 그보다... (다시 소파에 푹 기대곤 손짓한다.) 형. 이쪽으로 와봐. 할 말 있어.
 
 
백지혜:물론 깨어있는 광철이 더 좋죠. 편식하는 나쁜 입도 귀엽고, 변덕스러운 행동도 항상 즐겁습니다. (몸을 일으켜 소파에 앉는다.) 그렇다면 다행이에요. 새 애인이라니, 제가 광철을 두고 한눈팔 여유가 있을 것 같습니까? 1인분의 우리처리를 챙기는 것만으로도 제 평생을 써야 할 텐데. 저 그렇게 능력 있진 않아요. (그 손짓을 따라 몸을 기울인다.) 응?
 
 
오광철 :으음. 그래? (만족스러운 듯 입꼬리 올라간다.) 앞으로의 인생 몇 배는 더 즐겁게 만들어줄게. 바로 변덕 한 번 부려볼까? (토끼 인형을 빼앗은 뒤 기울인 몸을 자신 쪽으로 당기며 뒤로 눕는다. 이번엔 이쪽이 품 안에 백지혜를 가둔 상태로 뺨에 입을 맞췄다.) 아저씨. 새 애인 안 필요해?
 
 
아무래도 꿈속에서 겪은 일을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하게 되진 않을 모양입니다.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약속을 지켰어요.
 
 
 

'TRP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욕조 안의 인어  (0) 2024.09.19
웨딩! 브레이크! 릴리!  (0) 2024.09.18
로얄 스트레이트 플러시!  (0) 2024.09.01
모든 거만한 것들의 왕이 이곳에 있다.  (0) 2024.08.27
생계무책  (0) 2024.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