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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거만한 것들의 왕이 이곳에 있다.

 

 

 

 

준비된 오광철은 손~
 
오광철:손~
 
(오광철의 손을 잡고 버진로드를 걸어가요)
 
오광철:응?
 
 
 
 
 
낡아빠진 문 너머로 똑, 똑, 똑 하는, 차분한 노크 소리가 들려옵니다.
 
목소리의 주인은 백지혜입니다.
 
반쯤 고장난 문은 밖에서 잘 열 수 없게 된지 오래입니다.
 
발로 차든, 힘을 주어 밀든…
 
어떻게든 열어재끼고 당신의 가족을 맞이합시다.
 
문이 열림과 동시에 그는 집 안으로 자연스럽게 발을 딛고서는 소파에 몸을 묻습니다.
 
백지혜:이 시간에 집에 계시네요. 오늘은 사고 안치고 잘 있었습니까?
 
오광철:내가 항상 사고만 치는 것처럼 말하네. 선배 욕하는 것만 아니면 얌전히 있겠다고 했잖아.
 
백지혜:안부인사 겸 물어본거죠. 오늘은 제 욕 하는 사람이 없었나 봅니다. 기쁜데요! (하하~ 하고 작위적인 웃음소리를 낸다.) 그럼 요즘 안 바쁘다는 걸로 알고.
(몸을 일으켜 책상 가까이에 붙는다.) 약 좀 옮기고 인생 펼 수 있는 절호의 찬스! 붙잡아 보시겠습니까?
 
오광철:응. 오늘은 선배 평판 꽤 좋던데? 어쩌면 선배 곁에 미친 개 하나 붙었다는 게 이제야 소문이 돌기 시작한 것일 수도 있고. (반대쪽 소파에 눕듯이 기댄다. 흥미 없는 듯 딴 곳을 바라본다.) 갑자기 웬 약? 필요해? 옮기는 김에 좀 슬쩍해줘?
 
백지혜:음, 화륜강에서 소문이 그렇게 늦게 돌 리 없는데... 역시 제 평판이 좋아진 거겠죠. 요즘 착하게 살았거든요. (관심이 있든 말든 품 안에서 종이를 하나 꺼내더니)
 
이 화륜강 안에 마약이 돌아다니는 일이야 하루 이틀이 아니었습니다만은…
 
이 시점에서? 뜬금없는 얘기입니다.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야 할 만큼 낮은 상에다, 그는 구깃거리는 종이를 펼쳐 놓습니다.
 
종이에는 6명의 사진과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백지혜:저 약 안 하는데? 앞으로도 할 일 없으니 슬쩍 하지 말고 정직하게 옮깁시다.
내일 오후 7시, 이 여섯명 중 하나가 아편을 들고 화륜강에 들어올 겁니다. (책상에 놓인 종이를 툭툭 가르킨다.)
저희는 그 아편을 가로채지만 하면 되는데… 이 여섯명 중 누가 가지고 있을진 모른다는 거죠. 제가 하나하나 다 뒤지기엔 무리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저와, 광철이 (종이의 중간에 손날을 세워 반으로 나누듯 올려둔다.) 단 둘이서. 그럼 빠르게 끝낼 수 있을 거예요.
 
오광철:혹시나 해서. 여기 사람들 갑자기 약쟁이 되는 게 보기 어려운 일도 아니고. (종이 속 인물들 바라본다. 아하.) 옮기는 게 배달이 아니라 절도였구나? 평범한 아편으로 인생이 핀다면 이미 여기 사는 사람 절반은 떵떵거리며 살고 있을 테니 아편뿐만이 아니라 뭐 수상한 것도 섞여있나 보지?
해줄게. 다른 사람도 아니고 선배가 하자는데. 그리고 성공하면 문 고장 난 집 말고 좀 더 좋은 곳으로 이사 가자.
 
백지혜:그거야 그렇지만... 말리는 게 아니라 구해다 준다니, 하나뿐인 선배를 뒷골목 비둘기로 만들면 어떡합니까? 제가 아니면 누가 이런 일자리 물어다 주고, 데리고 살아준다고. (투덜대듯 말하다 하겠다는 답변에 만족스레 웃는다. 조금은 안도의 한숨이 섞인 것도 같다.) 배달부는 그런 거 신경 쓰지 말자고요.
좋습니다. 방도 두 개 있는 집으로. (브이~) 약속해 드리죠.
아편을 들고 있는 자를 찾으면 뺏은 후 바로 국수공장 뒤로 가면 됩니다. 전달받을 패가 나와있겠다는군요.
 
오광철:아. 그런 문제가 있었네. 하나뿐인 선배니 이왕이면 삶을 즐겁게 살아줬으면 했던 건데 하마터면 둘 다 길바닥에서 뜯길 뻔했네. 하하, 웃겨.
그럼 선배 약 구해주기는 일 전부 끝나고 이사까지 간 뒤에 내 힘만으로도 선배를 무사히 케어하고 살 수 있게 된 이후로 미루자. 이번 일에선 착한 아이가 될게. 남의 물건에 관심 가지는 배달부 따위 안 될게.
(다시 소파에 푹 기댄다. 방이 생기면 무엇부터 채워 넣을까 고민하며 기분 좋은 콧노래를 부른다.) 그럼 좀 잘 테니까 일 시작할 때 깨워줘~
 
백지혜:약 같은 거 안 해도 아직까진 좀 즐겁고 살만합니다. 누구 덕분인지... (말하는 내용마다 기가 차고 어이없어 미간이 천천히 좁혀온다. 아무튼 이번 일에선 말 잘 들어준다니 됐지. 긍정적 사고, 긍정적 사고... 3번 정도 그 단어를 되뇌었다.) 평생 환락의 즐거움은 즐기지 못 하게 생겼네. (작게 중얼거리며 웃는다.)
 
오광철은 50 분 동안 잤습니다.
 
많이 잤네
 
오광철:(졸령)
 
쿨~ 하고 있다 보면 백지혜가 어깨를 흔들어 깨웁니다.
 
백지혜:광철, 일어나 보세요!
 
오광철:... 응? 벌써 시작됐어?
 
백지혜:아뇨. 아직 한 시간도 안 지났습니다.
배고프니까 같이 밥 먹으러 가요. (멀뚱~)
 
오광철:(한 시간도 안 지났단 말에 표정 꿍해진다.) 뭐 먹을 건데? 메뉴 듣고 생각할래.
 
백지혜:(눈이 빙글 돌아간다.) 탄탄면? 딤섬?
 
오광철:차가운 딤섬도 있어?
 
백지혜:있죠. 제가 후후 불어드리는 딤섬.
 
오광철:그럼 갈게. 선배가 깨웠으니 책임지고 불어. (소파에서 일어나 기지개 켠다.)
 
백지혜:나 참, 원래 밥 같이 먹어주는 건 집 지키는 사람의 의무입니다. (겉옷이나 간단한 소지품을 챙기고 먼저 문 앞에 선다. 5번 정도 시도해 간신히 문을 열었다.) 으음, 이사 가긴 해야겠네.
 
오광철:언제는 그런 의무 안 챙겨도 된다면서. (그랬던 적 없다. 자느라 흐트러진 머리를 다시 묶으며 문 여는 걸 지켜보다 나오게 되면 대충 발로 밀어 닫는다.) 다음엔 발코니가 있거나 연기가 잘 빠지는 곳으로 가자. 매번 밖에서 피우고 들어오는 거 귀찮아.
 
백지혜:그랬던가? 건강하게만 자라달란 말은 했던 적 있는 것도 같습니다. (닫힌 문을 힐금 보기만 하고 걸음 옮긴다.) 이참에 끊어보는 게 어떨까요. 몸에 좋지도 않은데
 
이웃들이 당신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거나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해 옵니다.
 
발 아래로 치우지 않은 쓰레기들이 걷어차입니다.
 
…쓰레기 봉지들 중 하나가 음식물의 잔해들을 오래 품고 있었던 모양인지, 발에 닿자마자 터져 팍, 하는 소리와 함께 악취를 풍기는군요.
 
코가 썩어들어가는 것 같은 냄새입니다.
 
하지만 이런 게 이곳의 일상이죠.
 
쓰레기 냄새로 충만한 일상을 거쳐 식당가에 다다릅니다.
 
여느 때처럼 여러 가게들이 얼기설기 엮여 있고,
 
사람들은 좁은 틈새로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백지혜:(오광철 어깨에 팔을 두르고 자연스럽게 가게 안으로 들어가 자리 잡는다.)
 
오광철:(익숙~하게 테이블에 앉은 뒤 주문한다. 딤섬. 매우 뜨겁게. 부탁한다는 코멘트까지 붙여서.) 불어줄 거지?
 
차가운 딤섬이나 먹을 거지만 메뉴판 구경 좀 할까요.
 
오광철:(다른 것도 볼까?)
 
매우 뜨거운... 딤섬과...
 
백지혜:저런 성격이 어디서 나왔지? (빤...)
 
백지혜:더 먹고 싶은 건 없습니까? 후후 안 불어도 되는 걸로.
 
오광철:나도 모르는 내 부모가 낳아준 성격인가 보지. 분명 쓰레기 같은 사람들일걸. 하하. (메뉴판 뒤적이다가 카오야 위에 손가락 올린다.) 이건 둘이서 먹기엔 많나?
 
백지혜:아니죠. 이 화륜강에서 먹이고 씻기고 동화책 읽어준 건 전데 이제와 쓰레기 같은 부모가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진짜 어디서 나왔지~ (주인장을 불러 카오야도 추가 주문한다. 얼음컵 한 잔 부탁하는 것도 잊지 않고.) 먹다 남겨요. 뭣하면 포장하죠.
 
오광철:선배의 노력보다 유전의 힘이 강했던 모양이지. 나한테 질릴 즘에 좀 더 어린애부터 잡아와 키워보는 건 어때? 이왕이면 착한 동생으로 만들어줘. (선글라스 벗어 내려놓는다. 뜨거운 거 먹을 때 김 서리는 거 싫어.) 포장해서 내일 아침으로 먹을까?
 
백지혜:슬프군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도 쭈욱- (벗어둔 선글라스를 집어 아까 챙겼던 케이스에 넣는다. 테이블 구석에 올려둔 후 젓가락을 뽑아 내밀었다.) 노력하겠습니다.
두 번은 좀... 사실, 광철과 살기 전에 한 번 전적이 있었거든요.
(탁, 하고 나무젓가락을 나눈다.) 아침에 기름진 거 싫다고 안 먹을 거면서!
 
한창 대화를 나누다 보면...
 
 
아이들: 그거 내 거잖아!
먼저 잡은 사람이 임자지 뭐!
 
그제서야 옆 식탁의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어머니 한 명이 세 명의 아이를 데리고 피곤한 낯으로 앉아 있습니다.
 
그쪽 식탁은 흩어진 음식물들로 엉망입니다.
 
지칠 만도 하지요.
 
백지혜:(옆 태이블을 가만히 보다가 웃는다.) 귀엽네요. 딱 저 나이때 애들 같고.
 
오광철:노력해 봐. 선배가 날 어디까지 바꿀 수 있는지 궁금해. (받은 나무젓가락 나눈다. 짝짝이가 됐다. 말한 것처럼 아침이면 높은 확률로 안 먹겠지만... 젓가락만 입에 문 채 끝을 가볍게 씹었다.)
응? 전적? (따라 옆 테이블로 시선 옮겼다가 하품하며 돌아온다.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는 그리 좋아하지 않아.) 모르는 애들이 귀여운 건 됐고, 내가 선배 첫 번째 애가 아니야? 어쩌다 헤어졌어?
 
백지혜:예전에 주워서 키우다가... 자세한 건 말씀드릴 수 없지만, 지금은 영원히 못 만나게 됐어요. 이 바닥 사정이 다 그렇잖습니까. (어깨를 으쓱인다. 손을 뻗어 짝짝이인 젓가락을 가져오고 비교적 반듯한 제 젓가락을 쥐여줬다.) 종종 그리워지곤 합니다. 저 나이 때 애들을 보면...
광철은 어떤가요? 애 하나 주워서 키워보는 게? 어린애들 싫어하십니까?
 
오광철:음~ (반듯한 젓가락 받은 뒤 몇 번 손을 움직이다 웃는다. 선배의 전 아이가 지금은 만날 수 없는 사람이란 게 마음에 들어. 아무튼 지금은 내가 유일하다는 거지?) 이 바닥이 다 그렇지 뭐. 그리워할 시간에 지금 있는 애한테 좀 더 잘 해줘. 난 죽거나 헤어지지 않으니까.
내가 애를? 왜?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좋아하지도 않는다. 막상 키우게 되면 잘 대해주기야 하겠다만 당장 아이를 키우는 자신을 상상하라고 하면 되지 않는 게 보통이니까.) 난 평생 누군가에게 키움 당하며 살 거야.
 
백지혜:(들려온 말에 미묘한 표정으로 입만 벙긋대다 작게 웃음을 터트린다.) 그 말 책임지실 수 있습니까? 죽거나 헤어지지도 않을 거라면 독립 역시 못 하게 되는 거잖아요. 마음에 드는 사람이라도 생기면 어쩌시려고. (그 장면을 상상이라도 하는 건지 실실 웃으며 젓가락의 들쑥한 부분을 손끝으로 문지른다.) 안 보내 줄지도 모릅니다.
왜냐니, 나름 보람차기도 하고... 작은 생명에게 온 세상이라곤 오직 저 뿐인 느낌은 생각보다 더 즐거운 일이랍니다. 물론 광철이 누군가 돌보는 모습은... 영 어색하겠네요.
 
마침 식사가 나옵니다.
 
이곳의 밥은 특별하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대충 입에 넣기에 나쁘지 않습니다.
 
아주 뜨거운 딤섬과 평범한 카오야.
 
그리고 얼음물.
 
백지혜는 당신 앞으로 얼음물을 놓습니다.
 
오광철:독립 시킬 생각이었어? 난 선배가 결혼해서 주워온 애 말고 진짜 애를 낳아도 옆에 있을 생각이었는데. 나중에 선배 아내 될 사람 있으면 내게 허락받으라고 해.
보람... 몰라. 필요 없어. (작은 생명의 세상이 나밖에 없다니 부담스러워. 타이밍 좋게 나온 얼음 물을 단숨에 들이켠다. 아무래도 오늘 밥은 다 먹은 거 같단 생각이 들었다.) 평생 볼 일 없으니 어색할 일도 없겠네. 축하해.
 
백지혜:(시선을 오광철 머리 위로 올리고 눈을 깜빡인다. 먼저 얘기 꺼내긴 했지만 오광철이 애를 돌보는 모습도, 자신이 누군가와 결혼하는 모습도 잘 상상가지 않는다. 기이한 기분마저 들었다. 역시 결혼이니 자식이니 평안한 미래나 꿈꿀 때가 아니었나 싶다. 당장 내일 약이나 옮겨야 하는데...) 광철은 물건 원하는 몇 개에 허락해 줄 거 같아서 싫습니다.
(딤섬을 접시에 덜어두고 열심히 불어대기 시작한다. 5분간 말없이 불기만 했다.) ... (그리곤 오광철 입 앞으로 슥...)
 
오광철:소중한 선배를 물건 몇 개로 내어주지는 않지. 몇십 개라면 모를까... (이후 말이 끊긴다. 5분 동안 조용히 딤섬 부는 모습만 바라보고, 내밀어진 딤섬을 입에 넣는다.) 뜨거워. 좀 더 식혀줘. (사실 안 뜨거워. 미래엔 내가 아닌 누군가가 선배랑 살지도 모른다는 점이 질투 나서 투정 부릴 뿐이야.)
 
백지혜:(턱을 괴고 먹는 모습을 바라본다. 잘 먹는 거 같은데... 그래도 별말 없이 딤섬 몇 개를 더 집어와 접시째 들어 후후 불기 시작한다. 이번엔 3분 더 불었다.) 음식은 뜨거울 때 먹어야 맛있지 않습니까? (잠시 접시를 내려두고 카오야를 잘 발라 광철의 접시에 덜어준다.) 이러다 식사 끝나기까지 한평생 걸리겠어요. 다음부턴 그냥 냉국수 먹으러 가자고 해야지...
 
배에 음식이 들어가자 몸이 따뜻해지고, 긴장이 풀리는 것 같습니다.
 
긴장 안 했든... 어쨌든.
 
오광철:뜨거울 때 먹다가 입천장 데이면 책임질 거야? 어차피 일은 내일 오후 7시라며. 하루 종일 먹어도 안 늦어. (오리 껍질에 뜨거운 딤섬 싸서 그대로 지혜 입에도 넣어준다.) 일 잘 마무리되면 같이 먹으러 갈까? 냉국수는 안 불어줘도 되니 일 잘 풀린 기념으로 먹자. 간만에 편하게 먹게 해줄게.
 
백지혜:책임지라면 져야죠.이번엔 입안으로 바람을 불어드릴까요? 설마 그 정도로 약하겠나 싶지만- (능청 피우며 말하다 입에 들어온 뜨거운 딤섬에 컥, 하고 뱉을 뻔 한다. 간신히 입을 틀어막곤 고개를 옆으로 돌린다. 원망하는 눈빛으로 씹어대길 잠시... 겨우 다 삼키고 미적지근한 물을 입에 붓다시피 한다.) 혀 데였습니다. 책임져 주세요.
 
오광철:데였어? 설마 이 정도로 데이는 약한 사람일 줄은 몰랐는데. 나도 선배 입안에 바람 불어줄까? 아님 원하는 방법이 따로 있어? (들었던 말 그대로 돌려준다. 큭큭거리며 본인 얼음컵에 남아있는 얼음을 상대 물 잔에 넣어주고 얼음컵 두 잔을 추가로 주문했다.) 딤섬 많이 뜨겁지? 더 불어서 먹여줘야 할 거 같지? 아주 소중하게 말이야.
 
백지혜:(그대로 돌려받자 눈썹 한쪽을 꿈틀 움직인다. 얼음물을 입에 잠시 담고 삼킨 후 여전히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딤섬을 접시 위로 옮긴다.) 됐습니다. 제대로 책임져주지 않을 거라면 같이 혀 데인 상태나 되어주시죠. 여기서 더 소중하려면 아주 감싸안기라도 해야겠어요. (말은 그리 해놓고 다 식은 딤섬만 집어 입 앞에 꾸욱 들이민다.)
 
오광철:선배 그렇게 안 봤는데 소중한 가족한테 혀 데여서 오라 협박하고. 나쁜 사람이네. (내밀어진 딤섬을 젓가락으로 반 나눈다. 둘 중 작은 쪽은 본인 입으로, 큰 쪽은 다시 집어 앞에 있는 사람 입가로 가져간다.) 근데 같이 데여달라며 왜 식은 거 줬어? 진짜 입안에 바람 불어주길 바라서 그래? 해줘?
 
백지혜:직접 실천한 사람보다 더 나쁠까. 착한 사람이었으면 여기서 안 이러고 있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 주워다 범죄에 써먹고 식사 친구로 써먹고. (생긋 웃으며 딤섬 반쪽을 입에 넣는다. 좋게 식다 못해 말라비틀어진 거 같은 맛이군...) 무슨 말을 못 해. 다른 사람이 책임지라고 해도 그럴 겁니까?
 
오광철:난 데일 줄은 모르고 했던 거고 선배에겐 날 상처 입히려는 고의성이 있었는데도? (음. 그건 그래. 좋은 사람은 이 화륜강에서 제정신으로 살아갈 수 없을 테지. 그릇 위에 있는 잘 식은 딤섬 하나를 더 입에 넣는다. 누군가의 삶을 책임 진단 상상에 입맛이 사라진 것만 같았던 아까와는 달리 막상 넣으니까 잘 들어가긴 하네. 나 배고팠나 봐.) 다른 사람을 내가 왜? 걔네랑 내가 무슨 관계라고. 선배니까 고민이라도 하는 거지 모르는 애들이었으면 혀 데인 틈에 찌르고 튀었어.
 
백지혜:뜨거운 딤섬을 입에 넣으면 어떻게 되는지 몰랐다, ...라고 주장하고 싶으신 겁니까? (눈을 가늘게 뜨고 빤히... 직접 덜어서 먹는 모습을 보자 만족스레 웃는다. 그제야 딤섬이며 카오야며 양껏 집어 먹는다.) 기특하다 해야 할지 경악스럽다 해야 할지, 어디 가서 죽진 않을 거 같아 안심했습니다. 데인 혀에 관한 건 나중에 청구하도록 하죠.
 
접시가 거의 다 비자 백지혜는 먼저 주인을 불러 계산을 마칩니다.
 
백지혜:큰 일 도와주니까 제가 사는 겁니다.
 
원래도 항상 백지혜가 사긴 했어요.
 
오광철:잘 먹었습니다~
 
우리들은 식당 바깥으로 나옵니다.
 
밖은 당연하게도 아까 전과 변한 것이 없습니다.
 
백지혜:조금만 걷다가 집으로 가서 쉬죠. 내일 힘들 테니까, 체력은 비축해 둬야 하지 않겠습니까.
 
여러 가게들이 밀집해 있으므로 눈이 심심하지는 않습니다.
 
매일 보는 것들이긴 하지만,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은 또 매일 바뀌니까요.
 
백지혜:조금 걷자고 말하긴 했지만, 여긴 산책할 만한 곳이 아닌 거 같습니다. (픽 웃으며 발에 채이는 쓰레기들을 조심히 피해다닌다.) 진짜 부자들은 더 깔끔한 곳에서 살겠죠?
 
오광철:이제 알았어? 체력 비축을 위해서라면 이런 쓰레기 밭보다 집에서 쉬는 게 나을걸.
부자 동네는 길바닥에 이런 쓰레기도 없을 거고, (이쪽은 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힘을 줘 쓰레기를 콱. 밟아버리고 지나간다.) 문이 망가져 안 열리는 일도 없을 거고. 좋겠네.(오늘은 한 번에 열려주면 좋을 텐데.) 부자로 살아본 적은 없어서... (아.) 그러니, 기억에 없어서 확실하진 않지만 아무튼 부러워.
 
백지혜:그래도 바로 들어가면 속 더부룩 하다고, 편하게 못 쉬지 않으십니까. (그의 발밑에서 터져나가는 쓰레기들을 바라본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한참이나 말이 없다.) 그렇죠... 좀 더 좋은 곳에서 살 수 있으면 좋았을 텐데.
그래도 전 나름 이곳이 나쁘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있어서 그런가 정도 들었고 제 집도 있고. 가끔 먹는 국수도 맛있고.
뭣보다 광철이 함께니까요. 좋습니다.
 
대화의 틈으로 사람들이 떠들며 지나가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렇죠…결코 좋은 환경이라고 말할 수 없는 곳이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장소입니다.
 
그가 애착을 가지게 되는 건 당연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오늘의 백지혜는 좀 이상해 보입니다.
 
아주 오래 산 노인 같은 피곤함이 얼굴에 서려 있습니다.
 
죽지 못해서 계속 살아가는 것만 같은….
 
…그 때, 어떤 사람이 백지혜의 어깨를 급히 잡습니다.
 
그 사람은 빠르고 작은 소리로 소곤거립니다.
 
당신에게는 들리지 않을 정도의 소리입니다.
 
백지혜:락이 와서, 미안해요. 잠깐 기다리고 계시면 금방 돌아오겠습니다.
 
갑자기 홀로 남아버렸네요.
 
백지혜가 돌아올 때 까지 근처나 돌아다니며 시간을 때워야겠습니다.
우리는 [ 도박판 / 아편굴 / 국수공장 ] 정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오광철:(혼자가 됐다... 심심하니 도박판 구경이나 좀 할까...)
▶ 도박판
마작 패가 굴러가는 소리, 화투가 섞이는 소리.
이 쪽에서는 돈을 잃고 절규하는 사람의 얼굴이, 저 쪽에서는 돈을 따고 웃음이 만연한 사람의 얼굴이 보입니다.
이런 곳에선 '손놀림' 으로 돈을 슬쩍하거나 잘 '듣기'로 소문을 얻어볼 수 있겠어요.
 
오광철:(선배 오면 놀라게 해줘야지! 돈 따서 웃는 사람들 노려 훔치기 시도할게요!)
 
오광철:
손놀림
기준치: 50/25/10
굴림: 51
판정결과: 실패
 
아 개아까워
 
오광철:................................ (모른척)
 
 
도박꾼: ...뭐, 뭐야? 너... 지금...
슬쩍 하려고 했냐?!
 
오광철:응? 무슨 소리야 그게? 약했어? 도박장에서 약을 하면 쓰나 이 사람이. 어허. (경비 부르는 척 튄당)
 
튀었당
 
오광철:(다른 사람에게 또 해봐도 돼요?)
 
그러자 ㅋㅋ
 
오광철:(이번엔 상대를 바꿔 돈 잃은 사람을 목표로... 다시!!!!!!)
손놀림
기준치: 50/25/10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무자비한 오광철
 
오광철:(역시 돈은 없는 사람 거 뜯는 게 제일 맛이 좋다니까)
 
도박에 패한 사람 주머니를 털어 40 위안을 얻었다네
 
오광철:애매하다.
 
내일 아침밥 돈이었던 모양이죠.
 
오광철:(40위안으로 할 수 있는 도박이 있을까? 하는 척하면서 옆 테이블 대화들도 몰래 들어볼게요!)
 
마작패로 거신병을 소환해볼 수 있겠습니다.
 
오광철:(거신병만든당.)
듣기
기준치: 20/10/4
굴림: 59
판정결과: 실패
 
 
:근처의 몇몇이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요새 영 분위기가 좀 그렇지, 뭔가 ........ 같고. 지금이 딱인데.”
“어제 ........가 .......청련 애들.........하더라고.”
“다시 돌아오는 건 아니겠지? 쓰레기 새끼들. 내가 그 새끼들한테 얼마를 뺏겼는지 몰라.”
 
오광철:(가만 듣는다...) 뭐지? (돈이나 더 훔칠래요 내일 아침밥 내가 살래요)
 
훔치자
 
오광철:(이번 목표는 통 크게 딜러!)
손놀림
기준치: 50/25/10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오오~
 
그럼 700 위안 줄게요!
 
오광철:(내일 선배 밥은 내가 산다~)
 
그치만 더 털었다간 발각당할 거 같습니다.
 
선배 맛있는 거 사줘야지!
 
오광철:(740위안 안 잃어버리게 주머니에 잘 챙기고 아편굴로 놀러 가자!)
▶ 아편굴
아편은 인민의 종교죠. 반대였나요?
어쨌든 이곳은 마치 예배당처럼도 보입니다.
사람들이 전부 풀린 눈으로 그들만의 신을 만나는 중이니까요.
신과 환상은 어떻게 다를까요?
 
 
:…이런 얘기는 넘어갑시다.
여기서도 뭔갈 훔치거나 들어볼 수 있겠습니다.
아편굴에서 훔칠 건 아편 뿐이지만요.
 
오광철:(선배가 약 할 생각은 없다고 했는데. 음... 듣기나 하자!)
 
오광철:
듣기
기준치: 20/10/4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근처의 몇몇이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정말이야, ...... 그 인간을 이 근처에서 봤다니까.”
“예전에 쫓겨난 놈이 뭣하러 서성거려?”
“내 말이 그거야.”
“약에 취해 헛 걸 본 건 아니고?”
“아까부터 그 말 다섯 번째야.”
 
 
:“그 말은 너도 똑같은 말을 다섯 번째 하고 있다는 거군.”
 
오광철:(흠... 모르겠당. 그냥 여기서도 물건이나 좀 훔칠까.)
 
그럴까?
 
선배 노후대비 해주자
 
오광철:(훔쳐서 팔고 밥값에 보태자~)
 
오광철:
손놀림
기준치: 50/25/10
굴림: 58
판정결과: 실패
............................ (나간당)
 
오광철은 손이 미끄러집니다.
 
그대로 나감
 
오광철:(음... 그럼 이제 뭐하지? 국수공장 가서 내일 먹을 국수나 받아올까?)
▶ 국수공장
지친 얼굴의 노동자들이 오늘도 국수를 뽑아냅니다.
위생적인 상태는 아닌 것 같아요.
뭐 여기저기서 이렇기 마련이잖아요.
소보원 같은 데가 있을 리도 만무하고…
 
 
:법률상담을 해줄 변호사도 없고…
어쨌든 굳이 항의하지 말자는 얘기입니다.
기계소리가 윙윙거리는군요.
여기선 훔치기보다 뭘 발견해보거나... 들어볼 수 있습니다.
 
오광철:(익숙한 비위생적인 풍경이다... 이번에도 뭐 들어볼게요!!)
 
오광철:
듣기
기준치: 20/10/4
굴림: 1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오오
 
웬얄
 
오광철:(와~)
 
 
:근처의 몇몇이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가난하게 사는 것도 지긋지긋해.”
“누가 안 지긋지긋하겠어? 왜 굳이 다들 아는 사실을 강조하는지 모르겠네.”
“신이라도 나타나서 다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
“또 헛소리하는 책 읽었지? 너는 그 습관을 좀 고쳐야 할 필요가 있어.”
 
오광철:(들었는데도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당... 지나가는 직원 붙잡는다...) 지금 국수 팔아?
 
 
직원: 엇... 음, 파는 곳은 여기가 아니긴 한데... 저기, 원래는 10위안이거든? 나한테 사면 5위안으로 해줄게.
대신 비밀이야.
 
삥땅칠 생각인가 봅니다.
 
오광철:오. 그럼 2인분 줘. (검지 들어 입가에 붙인다. 쉿...)
 
오광철은 10위안으로 국수 2인분을 얻었다.
 
오광철:(이제 내게 남은 돈 730)
 
부자야
 
오광철:(이 정도는 벌어야 선배 먹여살리지.)
 
국수 73인분을 사줄 수 있습니다.
 
오광철:(한 달 넘게 국수만 먹는 거야? 질리는데.)
... 이제 뭐 하지. (선배 연락은 끝났나? 밖에 나가서 기웃거려용.)
 
밖에 나와도 백지혜는 보이지 않습니다.
 
…여러 군데를 돌며 시간을 죽이던 그 때,
 
당신의 등을 톡톡, 두드리는 손길이 하나 있습니다.
 
오광철:선배야? (돌아본다!)
 
어딜 봐도 호남형이지만 미묘하게 위험한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가 당신을 쳐다봅니다.
 
오광철:(누구지?)
 
훌쩍 큰 키가 인상적입니다.
 
남자는 당신의 손에 들린 사람들의 사진이 인쇄된 종이를 흘깃 보더니 이죽거립니다.
 
그리고는 곧 입을 엽니다.
 
 
고우 성:저는 당신이 백지혜와 손을 잡고 뭘 하려는건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 마세요. 일러 바치지는 않을테니.
 
오광철:일러바치진 않겠다며 굳이 내 앞에 나타나 말하는 이유가 뭐야? 뭐 원하는 거 있어?
 
 
고우 성:얘기가 빠르겠네요. 맞아요, 저는 제안을 하러 왔습니다.
백지혜, 그자식 사실 개새끼에요. 순진하게 이용당하려는 꼴을 보니 안쓰러워서 이거...
마약을 들여오는 건 청련 인데, 그 패거리랑 백지혜가 붙어다니는 건 이 거리 사람들이면 다 알음알음 알거든요?
청련 소속인 백지혜가 청련의 물건을 훔쳐서 뭣하겠어요?
지금 이건 다 당신을 속이려고 하는 짓이에요...
시체 안에 마약을 넣어 유통하는 일, 청련이 쓰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입니다. 당신을 그렇게 쓰려는 거예요.
 
오광철:그게 무슨 말이야? 너 방금 선배에게 개새끼라고 한 거야? (천천히 상대에게 다가간다.) 그 개새끼가 키우는 자식 이야기는 안 들었어? 그게 난데. (히죽 웃으며 코앞까지 다가간다. 상대의 큰 키에도 주눅 들지 않고 꿋꿋하게 고개를 들고, 상대의 발을 짓밟으며 노려본다.) 난 선배 험담하는 자식 말 안 들어. 나를 패키지로 쓰는 일이 있더라도 그건 나랑 선배 사이의 일이지 네가 알 바 아니니까 꺼져. (난 기억을 다 잃고 화륜강을 떠돌던 때 이미 죽은 거나 마찬가지다. 그걸 데려다 키워준 사람을 어찌 배신하겠어.)
 
 
고우 성:윽... 잠깐, 잠시만요. (발이 밟히자 미간을 한껏 좁히고 몸을 뒤로 뺀다. 이정도로 미친 개라는 얘끼는 없었잖아... 여전히 웃는 낯을 유지하며 말을 이어간다.) 그래, 그래요 그럼. 둘 사이의 일이라 치고, 그래도 죽는 건 싫을 거 아니에요? 죽고 싶어 하는 사람이 어딨어.
전 청련의 일을 망쳐야 이득을 보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당신을 찾아온 거구요. 누가 백지혜를 대신 죽이자 했나? 그냥 그 아편을 한 번 더 몰래 빼돌리자 이거죠. 저희 둘이서 한탕 치자구요.
 
오광철:그래. 세상에 죽고 싶어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하지만... (발에 체중이 더 실린다.) 성공해도 나랑 선배가 같이 성공해야지, 난 모르는 사람과 같이 축배를 나눌 생각은 없어.
그렇게나 이득을 보고 싶다면 직접 백지혜를 찾아가 청련인지 뭔지를 배신하자고 설득하도록 해. 날 움직이게 하는 건 전부 그 사람에게 달렸으니까. (다시 뒤로 물러난다. 물러나며 지은 표정은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 마냥 온화하기 짝이 없다.) 선배가 가장 중요한 건 신뢰라고 했어. 그리고 네겐 그 신뢰가 없고. (그야 처음 만난 사람을 어떻게 믿겠어.)
내 말 이해했어? 꺼지라고. 당장. 같은 말 또 하게 하지 말자?
 
당신은 그 제안을 매몰차게 거절합니다.
 
잘 으름장 놨으니 이제 더 건드리진 않겠죠.
 
그대로 지나쳐 가려는 순간...
 
뒤를 돌아보면, 카람빗, 쇠파이프, 못이 박힌 각목…
 
어떻게 봐도 맞으면 성히 있지는 못할 것 같은 무기를 쥔 남자들 한 패거리가 정확히 당신을 향해 달려오고 있습니다!
 
백지혜가 청련소속이라는 남자의 말이 스치면서...
 
아니, 길게 생각할 시간은 없습니다.
 
도망가야죠!
 
오광철:(달린당!)
 
 
:이 시나리오의 추격 룰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오광철이 먼저 시작, 이후 에너미의 턴, 이후 한 턴씩 돌아가면서 진행
② 한 턴에 이동하는 칸의 수는 1d3
③ 자신의 턴 진행 이전, [장면표]를 굴리게 됩니다.
 
오광철:정육점 주인이 고기를 썰고 있다. 비린내가 코 끝까지 풍겨 온다.
 
칼 훔쳐서 뒤로 던질 수 있겠는데?!
 
던진다면
 
오광철:(훔치자훔치자)
투척
기준치: 20/10/4
굴림: 68
판정결과: 실패
 
아앗 정육점 아저씨는 칼을 잃었습니다.
 
오광철:............ 쟤네한테 청구해요!
(바닥에 칼 던져놓고 도망간당...) 1
 
《에너미》의 턴
 
1 을 이동합니다.
 
오광철은 패거리 하나에게 팔을 붙잡힙니다.
말재주를 통해 자신이 찾는 사람이 아니라고 하거나, 폭력을 행사해 빠져나올 수도 있습니다.
 
오광철:(예로부터 말보단 주먹이 빨랐다!!!!!!!!!!!!!!!!!)
 
오광철:
근접전(격투)
기준치: 80/40/16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러게 갑자기 왜 사람을 잡아서 난리야.
 
회피
기준치: 25/12/5
굴림: 1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잘 뿌리쳐 나옵니다.
 
《오광철》의 턴
 
오광철: 사람들이 바닥에 물건들을 늘어놓고 시끄럽게 떠들며 판매 중이다. 눈 앞에 잘 갈린 칼들을 걸어놓은 가게 또한 보인다.
(이번에도 칼을 던져볼까?)
 
그럽시다!
 
오광철:
투척
기준치: 20/10/4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오옷
 
패거리들은 날아든 칼에 당황하며 서로 부딪힙니다.
 
에너미의 턴이 1회 제한됩니다.
 
오광철:(메롱~ 한 뒤 다시 열심히 도망친다) 2
 
《오광철》의 턴
 
오광철:습기와 악취가 가득 찬 공기가 코 끝을 맴돈다. 근처의 식당이 버린 쓰레기들에서 피어오르는 공기다.
(이번엔 길거리에 쓰레기를 뿌리자!!!!)
 
오광철:
투척
기준치: 20/10/4
굴림: 54
판정결과: 실패
 
오광철은 쓰레기 투기범이 되었다
 
오광철:(이딴 거리 쓰레기 많아져봤자 다를 게 없으니 괜찮아.) 3
 
《에너미》의 턴
 
2 칸을 이동합니다.
 
《오광철》의 턴
 
오광철:정육점 주인이 고기를 썰고 있다. 비린내가 코 끝까지 풍겨 온다.
(이번엔 정육점 주인을 밖으로 끌어내자! 길거리에 방해물처럼 주인을 세운다...)
 
뭔 판정 해야하지
 
오광철:(근력...?)
(맞네)
근력
기준치: 70/35/14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정육점 아저씨는 길거리에 내팽겨쳐졌다...
 
에너미의 턴이 1회 제한됩니다.
 
오광철:아저씨 잘 막아줘~ (도망친다!) 6
 
《오광철》의 턴
 
오광철:얼기설기 얽힌 골목 사이로 고양이 한 마리가 아이들을 피해 도망치고 있다.
애들아 저 뒤에 따라오는 아저씨가 고양이 죽이는 나쁜 사람인데 가서 혼내줄래?
 
오광철:(망했다...)
말재주
기준치: 25/12/5
굴림: 1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부탁해.
 
99외모를 두고?
 
오광철:(0이었는데 왜 99됐지?)
 
 
아이들: 고양이를 괴롭히다닛!!!!!!!!!!
본때를 보여 주자아!!!!!!!
 
오광철:본때를 보여주자~
 
 
아이들: 우오오오옷!!!!!!!!
 
아이들한테 저런 거 시켜도 되나요?
 
오광철:(이곳은 화륜강. 나약한 아이들은 살아남지 못하는 땅이다.) 6
 
화륜강의 아이들은 강하다.
 
고지가 코 앞입니다.
 
《오광철》의 턴
 
오광철:한 무리의 사람들이 앞으로 지나간다. 잘 피하지 않는다면 휩쓸리고 말 것이다.
 
오광철:
기준치: 65/32/13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엇, 어엇...
어...............
 
몰려가던 사람들이 당신의 시야를 방해합니다.
 
오광철 1회 행동 제한!
 
오광철:(머뭇...)
 
《에너미》의 턴
 
2가봤자 못 잡을텐데
 
오광철:(느려.)
 
《오광철》의 턴
 
오광철:(행동 1회 제한 아니었어요?)
 
아까 1d6 안 굴렸으니깐
 
오광철:아~
사람들이 바닥에 물건들을 늘어놓고 시끄럽게 떠들며 판매 중이다. 눈 앞에 잘 갈린 칼들을 걸어놓은 가게 또한 보인다.
(이번에도 사람을 대~충 바리케이트처럼 길 한복판으로 끌어당기고~ 그 사람들 밟으며 뛴당~)
 
무자비한 오광철
 
오광철:나약하면 살아남지 못하는 곳이니까
난 마음까지 강한 거야.
 
당신의 시야에 벽 사이의 좁은 틈이 들어옵니다.
 
저 안으로 들어간다면 몸을 숨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오광철:(쇽! 들어갑니당.)
 
좁은 틈 안으로 몸을 밀어넣자 가쁜 숨이 절로 몰아쉬어집니다.
 
그 새끼 어디 갔냐며 버럭버럭 지를 큰 소리가 한참 근처를 맴돌다…
 
점점 멀어져가기 시작합니다.
 
다른 곳을 수색하기로 한 모양이죠.
 
당신 옆에서 당신을 따라온 남자도, 당신도 숨을 몰아쉬고 있습니다.
 
고우성은 이내 옷매무새를 가다듬고는 바로 섭니다.
 
 
고우 성:체력이 꽤 좋으신 편이군요. 말할 게 하나 더 있었는데 갑자기 쫓겨서는…. 갑작스런 달리기라니. 그, 제가 아무 근거 없이 아까 전의 제 말들을 덥석 믿으라고 하는 게 아닙니다. 증거가 있어요. 백지혜가 청련 따까리라는. 따라와 보세요. 이거 보시고 나면 저랑 약 빼돌리고 나서도 평생 친구 먹고 싶어질 걸요.
 
오광철:뭐야. 너 아직도 있었어? (벽에 기대 호흡을 고른다. 거친 숨을 한 번에 내뱉는다.) 말했잖아. 네 말 들을 생각 없다고. 나 설득하려거든 선배부터 설득하고 오라고.
오늘 처음 본 네 말을 내가 왜 믿어야 해? 내가 널 믿을 만한 성의라도 좀 보여봐.
 
 
고우 성:그게, 그러니까. 그래서! 신뢰, 신뢰를 드리려고 이러는 거 아닙니까. 따라온다고 손해 볼 거 없잖아요? 가면 절 신뢰할 수 있는 확실한 증거를 드릴 수 있어요.
백지혜의 진짜 집, 보여드릴게요.
 
오광철:손해 볼지도 모르지. 따라갔더니 갑자기 마음 바뀌어서 날 찌르기라도 하면 어떡해? (그렇게 대답한 뒤 뒤돌아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그랬는데...) 진짜 집? 선배에게 따로 집이 있었어?
 
 
고우 성:뭣하면 여기서 제 몸이라도 수색해 보시던지요. (하며 두 팔을 벌리고 선다.) 네, 그렇다니까요. 이상하다 느낀 적 없어요? 아무리 일 때문이라지만 집을 비우는 날이 많고, 물건도 좀 적다 싶었죠?
 
오광철:...네가 우리 집 상황을 어떻게 아는데? (하지만 듣고 보니 확실히...) 확인만 할 거야. 거짓말이면 내일 몸 안에 아편을 넣는 시체는 네가 될 줄 알아.
 
 
고우 성:백지혜 그 새... (아까 일을 떠올리고 입을 가린다.) 흠, 유명하다니까...
 
오광철:... 알겠으니 안내나 해.
 
고우 성의 동행이 30분간 이집니다.
 
그는 어느덧 너덜거리는 나무 문 앞에 멈춰섭니다.
 
문은 영 튼튼하지 않아서 남자가 몇 번 발로 차자 부서집니다.
 
여기엔 대체 왜 보안이 좋은 문은 없는 거죠?
 
 
고우 성:그가 여기 안 들른 지는 꽤 됐죠. 당신과 자주 지내는 그 집에만 콕 박혀 있는 걸요. 해도 본거지는 역시 여깁니다.
 
남자의 말과 함께 문 안으로 보이는 것은,
 
어떻게 봐도 사람이 거주하는 곳이라는 게 분명히 드러나는 쪽방입니다.
 
고우 성은 잠깐만 기다려 보라며 의기양양하게 말한 뒤 서랍을 뒤지기 시작합니다.
 
확실한 증거를 찾아내는 동안… 당신도 주변을 좀 둘러볼 수 있겠습니다.
 
여기가 정말 백지혜와 관련이 있는 장소가 맞긴 할까요?
 
둘러보면 확신을 내릴 수 있겠죠.
[ 책상 / 책꽂이 / 옷장 ] 정도가 눈에 띕니다.
 
오광철:(선배의 옷 취향이나 사이즈는 잘 알고 있다. 가장 쉽게 확인하려면...) (옷장 열어봅니다.)
 
 
:▶ 옷장
백지혜가 작년에 입었던 옷, 다섯 달 전에 자주 입고 다니던 옷 같은 것들이 낯선 옷들의 뭉치 속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오광철:(사이즈도? 같아?)
 
 
:같습니다.
향도 맡아보지 그래요
 
오광철:(킁킁...)
 
 
:귀여워
오래된 먼지냄새와 함께 백지혜가 쓰는 섬유 유연제 향이 납니다.
 
오광철:(기분이 안 좋아졌다... 옷들은 그대로 꺼내 바닥에 던져놓고 다음으론 책상 확인한다.)
 
 
:▶ 책상
한 눈에 봐도 손때가 매우 묻은 수첩에 펜이 끼워져 있습니다.
 
오광철:(펜이 끼워진 부분 펼쳐본다............)
 
 
:펜이 끼워진 부분에, 정갈하게 접힌 [종이 두 묶음]이 끼워져 있습니다. 수첩에는 몇 개의 단어들이 반복해서 적혀 있어요. ‘능력의 단어’, ‘hoax' ’신앙의 공명‘ 같은 것들입니다.
 
오광철:아까 종교, 어쩌고 하는 이야기를 들은 것도 같은데. (제대로 기억나지 않아. 수첩에 머리를 한 번 박은 뒤 종이 묶음도 펼쳐 읽어본다.)
 
 
:첫 번째 묶음
어떤 책의 특정 페이지를 찢어온 듯 보입니다.
 
 
오광철:(이게 뭐지....................?) (다음 묶음도...)
 
 
:두 번째 묶음
이것은 책을 뜯어온 게 아니에요, 백지혜의 글씨체로, 최대한 깔끔하게 정리된 정보입니다. 이것에 대해서 조사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종이 맨 아래쪽에, 깔끔했던 위쪽의 글씨들과는 다르게 급하게 휘갈긴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는 것이 보입니다.
 
 
오광철:(그래서 이게 무슨 의민데... 종이에 이마 한 번 더 박은 뒤......................... 일단 챙긴다.)
 
오광철은 종이에 꿍 했다.
 
오광철:나중에 가서 직접 물어볼래. (그리고 책꽂이로!)
 
 
:▶ 책꽂이
소설책과 논문집, 문집과 공책 같은 것들이 어지럽게 꽂혀 있습니다.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고 급하게 쑤셔넣은 듯 마구 꽂혀 있군요. 그 사이에서 가장 최근에 뽑아 본 듯, 튀어나와 있는 책이 한 권 보입니다.
 
오광철:(또 이상한 이야기 나오면 화내야지. 튀어나온 책 꺼내본다.)
 
 
:책? 이건…책이 아니에요.
사진첩입니다.
사진첩 안에는, 익숙한 얼굴이 있습니다.
매일 거울 안에서 보는 얼굴이에요.
20대의 당신, 10대의 당신, 11살이었다면 분명 이렇게 생겼었을 당신, 4살이었다면 분명 이렇게 생겼었을….당신의 모습들.
사진첩은 온통 당신의 얼굴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 가운데에서, 유일하게 백지혜의 얼굴이 있는 사진이 하나 보입니다.
아주 어린 당신과 함께 찍은 것입니다. 낯선 장소입니다.
낡고 습해 보인다는 것은 다르지 않습니다만, 그 안에서의 당신들은, 적어도, 불안해 보이지 않습니다.
어린 당신은 말 모양 장난감을 들고 있고, 백지혜는 손에 커피 잔을 든 채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어요.…….
당신도 모르는 당신의 과거가 이 작은 사진첩 안에 들어차 있습니다.
다닥다닥 붙은 사진들의 모습은 어찌 보면 기괴하기까지 합니다…. SAN(1/1d3)
 
오광철: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1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거 펼치면 밥 먹을 때 말했던 선배의 옛날 아이가 있을 거 같았는데. 아무튼 이것도 옛날 아이이긴 한가? 묘하게 만족스럽기도 하고...)
 
어느 새 근처로 다가온 고우 성은 당신의 손에 들린 사진첩을 곁눈질로 보더니 눈썹을 찌푸립니다.
 
 
고우 성:허, 참, 이런 게 다 있군요. 뭐죠? 제가 알기로 당신과 백지혜가 알고 지낸 건 딱 삼 년인데…예전에 키우던 애가 있었다고는 하덥디다만, 아니, 그래도 이렇게 얼굴이 닮을 수 있나.
 
당신이 백지혜를 만난 건 3년 전, 그는 분명 오갈 곳 없는 당신과는 초면이라고 했습니다.
 
당신같이 혼자 남겨진 애들은 화륜강 근처에는 드물지 않다는 말이나,
 
큰 충격을 받으면 그렇게 되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었는데요….
 
오광철:내 기억으로도 내가 선배랑 알고 지낸 건 3년이야. 하지만 그 이전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아서. (사진첩 다시 처음부터 넘기며 바라본다. 웃음소리가 겹친다.) 뭘까? 내 과거일까? 아니면 똑같이 생긴 아이? 이 사진이 나였으면 좋겠어. 내가 이전 아이의 대타가 아니었으면 좋겠어. 그러니 사진이 나라고 믿을래.
(그리곤 뒤돌아 고우성을 바라본다.) 고마워. 날 여기로 데려다줘서. 기분은 좀 별로였지만 덕분에 내 가족을 찾게 되었잖아.
 
황급히 뛰어들어온 것은 백지혜입니다.
 
고우 성은 그의 등장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톤으로 말합니다.
 
 
고우 성:어떻게… 아니, 그래봤자 이미 늦었어요!
 
그는 무어라 떠들어대며 당신 앞으로 한걸음 나서지만…
 
백지혜는 그것을 신경쓸 기색따위 없는지 곧장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백지혜:여기 왜.................? 광철이, 여길 왜. (난장판인 방 안쪽과 그를 번갈아 바라본다.) 여기는 어떻게 오셨습니까? 왜, 여기 계신 건지... 모르겠군요.
아니, 그런 건 상관 없습니다. 곧 저흴 죽이려는 사람들이 올 거예요. 어서! 어서 도망갑시다.
같이 가줄 거죠? 빨리 떠나야 해요.
예전에는 제 말을 잘 들으셨잖아요...
 
그 얘기를 듣자마자 당신의 머릿속으로 방금 전 본 사진첩이 스쳐 지나갑니다.
 
백지혜가 말하는 예전은 삼 년 전의 얘기일까요,
 
아니면 그것보다 훨씬 더 오래 된 얘기일까요.
 
오광철:이 사람이 나랑 선배 사이를 이간질했어. 선배에게 또 다른 집이 있다며 날 여기까지 끌고 왔어. 하지만 나 끝까지 선배 믿었어. (기억 속에 있는 3년도, 기억에 없는 그 이전도 둘 다 나라면 이 사람이 하자는 말을 불만 없이 따랐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 말하는 예전이란 단어는 나에게 상관없는 것과 마찬가지지.)
그리고 나 사진 봤어. 말 잘 듣고 따라서 떠날 테니까 제대로 정착하면 이거... (사진첩 내민다.) 나중에 설명해 줄 거지? 가자.
 
백지혜는 내밀어진 사집첩을 보고 더욱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습니다.
 
백지혜:그건............... 지금은, 네. 제대로 도망치고 나면 제가 다...!
 
자세히 묻고 답을 들을 겨를은 없습니다.
 
그 이유는….
 
다급하게 뛰어오던 백지혜의 것과는 확연히 다른, 질서정연한 걸음소리가 이곳을 향해 다가옵니다.
 
점점 가까워져오는 소리가 멈추자 한 눈에 보기에도 사나워 보이는 여자가 느릿하게,
 
방 안으로 들어옵니다.
 
그의 뒤로는 수하들이 따릅니다.
 
아까 전 당신을 쫓아오던 패거리들과는 덩치에서부터 차이가 납니다.
 
방 안으로 걸음을 내딛은 여자는 품 속에서 총을 꺼내더니 그대로 고우 성의 머리를 쏩니다.
 
총알은 빗나가지 않습니다. 정확하게 이마 가운데를 꿰뚫습니다.
 
방문객은 방금 자신이 만들어낸 죽음에는 어떤 관심도 가치도 없다는 듯이 시체 쪽으로는 조금의 시선도 주지 않고,
 
당신과 백지혜가 있는 쪽을 쳐다봅니다.
 
여자와 잠깐 시선을 마주하던 백지혜는 뭔가를 결심한 듯한 표정을 했다가….
 
빠른 속도로 품 안에서 주머니칼을 꺼내 자신의 팔 위에 댑니다.
 
백지혜:지금 당장 이곳에서 나가주세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저는 더럽히는 법이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다.
이 칼에 쓰인 나무가 평범한 걸로 보이진 않으시겠죠.
 
방문객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그 자리에서 멈춥니다.
 
그리고는, 당신에게 상냥하게 웃어 보입니다.
 
 
홍타오:미안한데.
거기 그것 좀.
 
그는 그것, 이라고 말함과 동시에 백지혜를 손가락으로 가리킵니다.
 
 
홍타오:제압해다 주지 않겠어? 대가는 보장하지. 지금 우리 애들 다 보는 앞에서 내가 거짓말 해 봤자 위신도 안 살 거고.
우리한텐 그게 꽤 중요해서….
원하는 게 뭐야? 말만 해. 그것만 넘기면 다 들어줄 수 있어.
 
방문객이 당신을 봅니다.
 
백지혜의 시선도 당신을 향합니다.
 
오광철: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야? 왜 선배를 잡아가려고 하는 거야? 선배를 그것이라고 부르지 마. (앞으로 나서며 등 뒤에 백지혜를 숨기는 듯한 구도를 만든다.) 내가 바라는 건 가족이야. 기억도 안 나는 진짜 가족 말고 3년 동안 날 키워준 가족. 너희에게 막 넘길 순 없어.
(뒤돈다. 백지혜를 바라보고 묻는다.) 더럽힌다는 게 뭐야? 왜 선배가 자해한다고 하니 저 사람들이 멈춰? (이후 이어진 말은 백지혜에게만 들리도록 속삭였다.) 그냥 내가 잡고 있을 테니까 그을래?
 
백지혜:(가족, 바라는 것, 소중한 것을 대하는 듯이 하는 말들. 제 앞으로 나선 그의 옷깃을 붙잡는다.) 안 돼, 저 때문에 위험해지시면 안 됩니다. 광철이라도 저들을 쉽게 막을 순 없어요. (고개를 가까이 숙여 다한다. 어디까지 봤을까, 어디까지 알았을까. 제 정체를 알아도 상관없다고 말해준다면....) 꼭 여기서 도망쳐서...
(그 순간 두 눈이 커진다. 오광철의 등을 끌어안고 재빨리 몸을 돌려 뒤돈다.)
 
귓가를 꿰뚫는 총소리가 들려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백지혜의 심장 부근에서는 피가 흘러내립니다.
 
옷이 적셔지고 있어요.
 
 
홍타오:펜이 칼보다 강하다고 하던데, 내 생각은 달라. 총이 칼보다 강하지.
농담이야. 재미 없었나?
백지혜, 네 자식은 별로 똑똑하질 못한 것 같아. 많은 걸 얻을 기회였는데.
표정이 안 좋네. 애석하게도, 준비가 다 끝났었지 뭐야. 도망갈 기회를 주는 것보다는 지금 시작하는 게 낫겠지.
 
노을이 방 안으로 기어들어와 창과 바닥을 붉게 만듭니다.
 
이 빛은 꼭 핏자국 같아요.
 
백지혜의 숨이 끊어짐과 동시에 좁은 방의 벽에 모독적인 문자들이 들어차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문자들 사이에서, 무언가가 기어나옵니다.
 
옷장에 가려, 그리고 아직 벽에서 다 나오지 않아 당신에게는 모습이 완전히 보이지 않습니다만..
 
저것이 메모에 써진 그것이라는 사실은 금방 짐작할 수 있습니다.
 
홍타오는 감격에 겨운 표정으로 ‘그것’에게로 한 걸음씩 다가갑니다.
 
그는 이내 큰 소리로 웃기 시작합니다.
 
아마 계속 염원하던 것이 이루어진 거겠죠.
 
그는 정말로 기뻐 보입니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합니다.
 
웃는 소리가 그치지 않습니다.
 
마치 웃는 것 자체가 목표인 것처럼요.
 
그리고 그 소리는 한 사람의 소리에서 둘의 소리, 셋의 소리…
 
당신 앞에 있는 모두가 발작하듯 웃기 시작합니다.
 
어딜 봐도 미친 사람들입니다. 광기예요.
 
기어나온 저것이 이들에게 영향을 미쳤단 것은 너무나 명백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
 
‘어떻게‘를 어떻게 알까요. 우리는 한낱 미물인데요.
 
모독적인 문자의 나열로부터 기어나온 것은 웃는 사람들 앞에 잠시 멈추어 있다가, 이내 촉수를 뻗어 그것들의 머리를 전부 뜯어내 자신의 몸 안으로 쑤셔넣습니다.
 
노을 때문에 붉은 빛이 가득한 방 안으로 피비린내가 물처럼 차오릅니다.
 
오광철:
SAN Roll
기준치: 69/34/13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은 알 수 있습니다.
 
저것이 선택한 제물은 백지혜가 아닌 여자와 그 수하들입니다.
 
제물을 골라 가는 건 신이에요. 주는 대로 받으란 법 어디 있나요.
 
저건 질이 좋고 양이 적은 것보단, 질이 떨어지고 양이 많은 쪽을 선호하나 봅니다.
 
뭐…그래도 백지혜의 숨이 끊어져 있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지만요.
 
어쨌든, 그것은 탐욕스럽게 머리들을 삼킨 뒤 당신의 방향으로 몸을 틉니다.
 
그리고 남은 부분을 마저 빼냅니다.
 
메모에 쓰여 있던 내용이 떠오릅니다.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는 주문. 저건 당신에게 물으러 오고 있는 겁니다.
 
원래 답을 하려 했던 사람은 방금 전 먹혔으니, 남은 건 당신뿐입니다.
 
이때까지 비참했던 인생 아닙니까.
 
한 조각의 행운조차 없이, 사람들이 매일 서로를 헐뜯고 싸워 대는, 좁고 더러운 슬럼가 안에서 천천히 죽어가던 인생이잖아요.
 
그 인생에 내려온 단 하나의 행운.
 
당신의 영달을 빌든, 누군가를 살려달라고 빌든, 세계 평화를 빌든.
 
눈 앞의 알 수 없는 것에겐 모두 똑같이 취급되겠죠. 누구도 당신을 탓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도덕과 윤리는 존재하지 않아요.
 
오로지 제물과, 제물을 받은 신과, 제물의 대가를 받아갈 미물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완전히 빠져나온 신이 당신의 앞에 전신을 드러냅니다.
 
오광철:
SAN Roll
기준치: 68/34/13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14
 
광기
 
왕도
 
오광철:(아무거나 하나 소원을 이룰 수 있다면 무엇을 이루겠냐는 이야기를 선배와 했던 적 있는 거 같다. 그때 무엇을 소원으로 말했더라... 이제 와 그런 과거는 필요 없다. 내가 바라는 건, 신에게 소원으로 빌어야 하는 것은...)
날, 나를 왕으로 만들어줘. 화륜강이나 청련, 아편 유통 라인를 지배하는 거론 만족할 수 없어. 이 세상 모든 인간이 내 손 아래에서 빌고 기기를. 그들의 생명을 손 한 번 까딱이는 것으로 짓눌러 없앨 수 있는 힘이 깃들기를...
(자신을 끌어안은 가족이나 선배 따윈 중요하지 않다. 바닥에 그를 내팽개치고 권력을 향해 신에게 손을 뻗는다.)
 
당신의 입은 욕망을 말합니다.
 
시체의 온도는 시체의 온도, 당신의 욕망은 당신의 욕망.
 
신은 도덕과 윤리와 애정을 따지지 않기 때문에 어떤 비난도 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그저 검은 촉수를 뻗어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습니다. 아주,
 
상냥한 움직임으로 천천히.
 
당신의 머릿속에는 어떤 주문이 새겨집니다.
 
이걸 입 밖으로 내면 분명,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정신이 간섭당한 탓일까요?
 
누군가 머릿속에서 노래를 부릅니다. 하지만 낯설지 않아요.
 
당신은 이 노래를 알고 있어요.
 
아주 오래되고 익숙한 노래. 노래가 울려퍼지는 곳은 낯선 장소입니다.
 
아니, 이제 이곳도…낯설지 않은 장소입니다.
 
그 안에서의 당신은 적어도 불안해 보이지 않습니다.
 
어린 당신은 말 모양 장난감을 들고 있고, 백지혜는 손에 커피 잔을 든 채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어요.
 
흥얼거리는 노래 소리가 들려옵니다.
 
백지혜는 잠깐 노래를 멈추더니 당신을 바라봅니다.
 
그리고는 일어나서 상자 하나를 가져오는군요.
 
상자 안에는 작은 신발이 있습니다.
 
지금의 당신에게는 손바닥 크기만한 아주 작은 신발이에요.
 
백지혜가 그 말 뒤로 무슨 말을 이었던가….
 
그건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머리가 어지러워요.
 
주문이라는 게 깊숙하게 넣어져 있던 기억의 일부를 터트린 모양입니다.
 
하지만 그건 단지 거기까지예요.
 
바늘로 찔린 구멍에서 기억은 똑, 똑, 하고. 물방울이 흐르듯이 떨어지다 곧 멈춰버립니다.
 
어지러운 머리를 붙잡고 시선을 바로 하면, 어느 새 촉수를 달고 기어다니던 그것은 사라져 있습니다.
 
당신은 예감합니다.
 
왕도의 광기가 당신에게 가져다 준 기적.
 
청련은 당신에게 머리를 숙이고 아편 유통 라인은 당신의 손가락 끝 움직임에 따라 바뀔 겁니다.
 
당신보다 잘난 인간들이 바라 마지않던 그 자리가 당신의 손 안으로 들어왔으며….
 
모두가 당신을 우러러보고, 두려워하고…….
 
…….
 
그 때, 시야에 무언가 들어옵니다.
 
백지혜의 책상 밑에, 한 구석에.
 
방금 전 기억에서 본 것과 똑같이 생긴 나무 상자 하나가 있습니다.
 
제대로 닫겨 있지 않아 뚜껑이 흘러내린 그것의 안에는….
 
어린 당신에게 건네졌던 것과 똑같은 생김새의, 크기만 커진 신발.
 
아마 당신이 신으면 정말 잘 맞을 것 같아요.
 
신발 위에는 카드 하나가 있습니다.
 
그가 이걸 준비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지, 왜 지금 준비한 건지, 왜 하필 신발인지.
 
그런 것들은 이제 알 방도가 없습니다.
 
입은 닫혔고 더 이상 소리를 울려 줄 공기는 백지혜의 성대 속으로 들어가지 않으니까요.
수고하셨어요...............................정말 엔딩 1만이 오광철을 위한 것
 
오광철:왕이 된 뒤 첫 번째 명령은 화륜강의 모든 사람을 검은 머리로 염색시키고 이름을 백지혜로 바꾸는 것부터 해야지.
 
 
:
 
아빠...........:왕도 축하해...................................
 
개행복해 하리님 감사합니다 (GM):세계는 오광철의 아래에서 머리를 조아렸다.
 
아빠...........:모두가 백지혜가 돼
하지만 진짜 백지혜는 없어
 
개행복해 하리님 감사합니다 (GM):ㅋㅋ
아니진쯔다ㅐㄱ지헤로 만들어요?
 
아빠...........:네! 왜요?
 
개행복해 하리님 감사합니다 (GM):미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빠...........:광기잖아
 
개행복해 하리님 감사합니다 (GM):갞금ㅉ직 나라다
 
아빠...........:이정도는 해줘야지
 
개행복해 하리님 감사합니다 (GM):너무 광기에요
 
아빠...........:광철이는 안 그래도 미쳐있는 애인데
 
개행복해 하리님 감사합니다 (GM):ㅠㅜㅜㅠㅜㅠㅠㅜㅠ
 
아빠...........:광기까지 오면 당연히 너무광기됨
 
개행복해 하리님 감사합니다 (GM):너무 귀여워
 
아빠...........:귀여워서 다행이다? ㅠㅠㅠ
 
개행복해 하리님 감사합니다 (GM):헤헤.헤헤헤헤
 
아빠...........:전국민 백지혜로 만들어놓고
그 중 가장 지혜 닮은 사람 픽해서 아빠로 만들어야지
 
개행복해 하리님 감사합니다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불쌍하다
 
아빠...........:근데 조금이라도 내가 아는 선배랑 다른 모습 보이면 처형시킬거야
 
개행복해 하리님 감사합니다 (GM):아불상해ㅜㅠㅜㅠㅜㅠ
 
아빠...........:대신 아빠로 있는 동안에는 부족할 거 없이 살게 해줄게
 
개행복해 하리님 감사합니다 (GM):이게 무슨 폭군이에요
 
아빠...........:그럼 광기로 만들어진 왕이 성군이겠어요?
 
개행복해 하리님 감사합니다 (GM):그렇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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