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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 스트레이트 플러시!

 

 

 

준비~됐나요~
 
 
백지혜:네네 선생님!
 
 
와~ 시작하자~
 
 
 
 
 
 
Date24.08.31
 
 
 
 
어느 평범한 하루, 데이트를 겸해 상점가를 걷고 있으면 길거리 한 쪽이 시끌시끌합니다.
 
 
무엇인지 확인하고자 다가가보면...
 
 
 
당신의 운을 시험해 보세요!
 
 
 
무료 경품 뽑기, 1등 상은 무려 5성급 호텔 2인 투숙권!
 
 
 
뽑기 직원: 거기 젊은 부부도 한 번 해볼래요?
 
 
라며 직원은 백지혜의 손을 잡아 당깁니다.
 
 
백지혜:음... (상품이나 추첨 기기를 확인하며 눈매를 좁힌다.) 저희는 추첨권이 없는데요~
 
엇엇
 
 
 
뽑기 직원: 괜찮습니다! 홍보 이벤트 겸 무료로 진행하고 있거든요. 한 번 어때요?
 
 
백지혜:그렇군요... (광철을 봄) 돌려보시겠습니까?
 
 
오광철:음... (상품 리스트 본다.) 나 해보고 싶어. 할래. 히프노시스 마이크 모양 블루투스 스피커 탐나.
 
 
백지혜:(그런게 있어?) 그냥 히프노시스 마이크 쓰면 될 거 같은데. 아무튼 좋습니다. 돌려보세요! (슥 뒤로 빠진다.)
 
 
오광철:(3등상 블루투스 스피커, 4등상 여우 인형.) 형은 안 할 거야? 나만 해?
 
 
백지혜:저보단 처리 운이 더 좋으니까요! (1등 상 뽑아줘.)
 
 
오광철:형이 그렇게 말한다면. 해볼게.
 
 
광철이 경품 뽑기를 돌려보면...
 
 
유백색 구슬 하나가 떨어집니다.
 
 
반짝이고, 빛나는 진주처럼 생긴 구슬이요.
 
 
 
뽑기 직원: 세상에! 1등, 1등입니다!!!
 
 
백지혜:와아~ ....헉?!
 
 
오광철:어. 1등이다.
 
 
 
뽑기 직원: 원하는 숙박 일자를 정해주시면 당일 댁으로 드레스코드인 정장과 함께 픽업용 카를 보내드리겠습니다!
 
덤으로 오늘 뽑은 구슬은 목걸이로 만들어서 드리겠습니다. 진짜 진주로 만든 목걸이에요.
 
 
오광철:... 그렇다는데 호텔 언제 갈래?
 
 
백지혜:(뭐 하는 업체길래 이렇게 퍼다주는 거지? 의심스러운데... 이 행사 부스 자체를 면밀히 살펴보겠습니다. 뭐하는 곳인지 검색도 해봅니다.)
 
 
행사 부스는 평범합니다. 업체도 이름과 명성 있는 5성급 호텔에서 나온 게 맞고요.
 
 
카지노 홍보 겸 호텔에서 이벤트를 한다나 뭐라나...
 
 
백지혜:으음... (카지노...) 별 일이 다 있군요. 아무튼 광철이 기껏 뽑은 거니까! 주말이 좋겠죠?
 
 
오광철:그럼 주말로 할까? 음... (옆으로 붙어서 지혜 핸드폰 속 캘린더 열어본다. 2주 뒤 주말을 터치하며) 그럼 이날 어때? 이날 데이트 일정 없어.
 
 
백지혜:좋습니다. (그대로 캘린더 일정에 '호텔 데이트' 를 적어놓는다. 휴대폰을 들어 직원에게 내밀며 보여준다.) 이날로 하겠습니다!
 
 
 
뽑기 직원: 일정 확인했습니다! 그럼 이 서류에 연락처와 모시러 갈 장소를...
 
 
그렇게 직원이 주는 서류를 다 작성한 뒤 데이트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데이트 날까지 2주간, 운이 미칠 듯 좋은 나날이 이어집니다.
 
 
우연히 깐 계란의 노른자가 두 개라던가,
 
 
아이스크림 막대 끝에 '한 개 더!'가 적혀 있다던가,
 
 
... 연금복권에 당첨이 된다던가!!!!!!!! (대박!)
 
 
오광철:(와 대박~)
 
 
백지혜:(사직서 쓸까.)
 
 
오광철:(진짜?)
 
 
백지혜:(안 되겠지...,)
 
 
오광철:(하나 더 당첨되면 쓰자.)
 
 
... 살다가 볼 일이네요. 이런 것들에 당첨되는 운 좋은 사람이 주변에 있었다니.
 
 
 
 
⚀ 호텔
 
 
시간이 흘러, 약속한 날짜가 다가왔습니다.
 
 
드레스코드에 맞춘 정장을 입고 호텔에서 보내준 리무진에 올라 편안하게 호텔 포르튜나 앞에 내립니다.
 
 
포르튜나, 행운이란 뜻을 담고 있기도 하죠!
 
 
과연 1등 상품다운 이름입니다.
 
 
거대하고 화려한 위용에 감탄하며, 내부로 들어갑니다.
 
 
 
 
로비의 샹들리에 조명이 따뜻한 색감의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현대적인 외부와 다르게 실내의 디자인은 화려하면서도 세련된 로코코 시대의 건축물을 떠오르게 합니다.
 
 
이리저리 얽힌 곡선의 미와 이국적인 조형이 시선을 잡아끕니다.
 
 
어디선가 아름다운 악기의 선율이 들려오네요.
 
 
안내 데스크, 피아노, 소파, 테이블, 엘레베이터를 조사할 수 있습니다.
 
 
백지혜:광철 덕에 이런 호사를 다 누려보네요! (연금복권은 진짜 뭐였지? 호텔보다 그게 더 좋았던 일 같아. 아무튼... 기분 좋은 걸음 거리로 안내 데스크에 향한다.)
 
 
오광철:고맙지? 요즘 나 운이 좀 좋은 거 같아. 그동안 고생했던 거 한 번에 몰아서 받나 봐. (매달 통장에 일하지 않아도 세후 546이 들어와~)
 
 
안내 데스크에 도착하자 단정한 미소를 머금은 호텔 직원이 묻습니다.
 
 
 
직원: 어서오세요, 손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백지혜:좀 두려울 정도입니다. (광철의 어깨에 손을 얹고 직원에게 화사히 웃음 짓는다.) 행사 이벤트 당첨으로 숙박하게 되었는데요.
 
 
 
직원: 아, 이벤트 당첨자분들이군요. 죄송합니다. 아직 체크인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조금 기다려 주실 수 있으실까요? 짐을 맡겨놓은 뒤 2시간 뒤에 오시면 바로 체크인을 도와드리겠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할 일이 없다면 지하 카지노에 가보는 것은 어떠신가요? 원래는 야간 한정 개장이었으나 특별히 이번 주는 낮에도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피아노 뒤의 복도로 들어가시면 직행 엘리베이터가 있으니, 원한다면 그쪽으로 입장해 주세요.
 
 
백지혜:아하... 저희가 너무 이찍 왔나봅니다! 그럼 짐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캐리어 두개를 로비 옆에 놓는다. 이은 제안에 입 끝이 살짝 떨리듯 올라간다.) 할 일이 그정도로 없을까요. 아무튼 알겠습니다. 가죠 광철!
 
(소파 쪽으로...)
 
 
오광철:(입꼬리 꾹 눌러준다.) 형 괜찮아? 가기 싫으면 카지노 나만 갈까? (그리고 한발 앞서 소파로 걸어가 앉는당.)
 
 
엔티크한 나무 틀에 고급스러운 가죽시트를 덧대어 만든 소파입니다.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다인용과 1인용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한 쌍의 연인이 구석 소파에 앉아있습니다.
 
 
 
: 듣기 판정으로 둘의 대화를 엿들을 수 있습니다.
 
 
백지혜:가려고요? (입꼬리 더 내려감)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오광철:가면 재미있을 거 같지 않아? 금액만 정해놓고 하면...?
 
 
옆자리 커플의 대화를 조금 듣습니다.
 
 
 
남자: 짜기야앙~ 나 무셔! 무셔! 도박하다 파산해서 장기라도 팔리면 우뜨카징ㅜㅜ?
 
 
 
여자: 우리 애기 무서워쪄영? ><! 하긴, 이 카지노에 들어간 사람들 중에서 실종된 사람도 있다는 괴담이 돌기는 했는데...
 
 
 
남자: 우와아앙~!!! ㅠㅠㅠㅠ
 
 
 
여자: 하여튼 겁쟁이라니까! 걱정 마, 울 애기 아무도 못 건드리게 내가 지켜줄게용~!
 
 
염병커플이다...
 
 
백지혜:(나도 무서워 나도 지켜줘)
 
얼마 하실건데요?
 
 
오광철:(지켜줄까?)
 
 
백지혜:(응.)
 
 
오광철:음~... (고민한당. 그리고 손가락 두 개 든다. 브이.)
 
 
백지혜:이만원!
 
 
오광철:20?
 
 
백지혜:어린 나이에 유흥을 크게 즐기면 좋지 않아요. (이마 꾸우욱)
 
 
오광철:그렇게 큰 유흥은 아니지 않, 아아, 앗.... (이마 눌리며 손가락 하나 접는다. 그럼 10?)
 
 
백지혜:(그 모습을 빤히 보다 웃으며 누르던 손을 뗀다. 천천히 머릴 쓰다듬는다.) 약속한 겁니다! (그리고 이마에 쪽.)
 
 
오광철:응. 약속. (어차피 많이 할 생각도 없었고, 어떻게 하는 건지도 모르고...) 형은 얼마나 할 거야? (...) 하긴 해?
 
 
백지혜:구경 (겸 감시) 할 겁니다. 도박에서 딸 확률은 크지 않으니까요. 그런 거에 재미를 느끼는 편도 아니고~ (수학 못 하는 사람들이 내는 벌금 같은 거지. 자연스레 테이블 을 살펴본다.)
 
 
오광철:구경만? 그럼 재미없는데. (나 혼자만 하면 내가 재미없어. 이마에 입 맞췄다 떨어진다.) 내 행운 조금 나눠줬으니 슬롯 머신이라도 나중에 한 번 해봐.
 
 
테이블 위에는 기다리면서 읽을만한 잡지가 몇 권 있습니다.
 
 
대부분 영어로 된 관광 잡지입니다.
 
 
오광철:(아무 책이나 하나 꺼내서 팔랑거림...)
 
 
백지혜:(눈을 깜빡이다 이마를 문지른다.) 그럼 그럴까요... (결코 할 생각 없었는데. 무의식으로 뱉은 답에 자신이 더 놀랐다. 잠깐 헛기침 한 후 광철이 읽는 잡지를 따라 읽는다.)
 
 
오광철:응. 나중에 한 번만 하자. 딱 한 번만. (보기 편하도록 머리를 피해준다.)
 
 
잡지엔 어디 이국의 섬이 아름답다느니, 무슨 호텔의 주방장이 일류라느니...
 
 
대충 훑어보던 중, 어떠한 페이지에서 멈춥니다.
 
 
잡지와 어울리지 않게 사진도 없고, 논문처럼 어렵고 복잡한 내용의 찢어진 종이가 끼어 있습니다.
 
 
 
: 읽어보려면 외국어(영어)판정!
 
 
백지혜:
외국어 (영어) Roll
기준치: 1/0/0
굴림: 67
판정결과: 실패
 
 
 
: 안 찍었어? 기분이다 지능판정!
 
 
백지혜:
지능
기준치: 75/37/15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영어로 된 내용을 천천히 읽어갑니다.
 
 
... 라네요!
 
 
백지혜:(그대로 논문에서 시선을 뗀다. 글쎄, 어리석은 인간의 설명글 같은데.) 잘 읽힙니까? (다과 하나 까서 광철 입에 툭 댄다.)
 
 
오광철:대충은? (입가에 다가온 다과를 입술로 문다. 입안에 넣지 않은 채 영어를 마저 읽고) 형은 이 내용 어떻게 생각해? 난 굳이 뭐를 더 하지 않고 지금 이대로도 괜찮은데.
 
 
 
백지혜:(과자 하나를 더 까 입에 물며 잡지 페이지를 넘긴다.) 목표는 삶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곤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목표를 이루고 나면 상실감도 같이 든다고 하더군요. 열망 자체에 형태는 없는 거니까요. 무언가를 바라고 이루려는 노력은 좋은 현상이라고 보지만... 끝없이 열망하는 것에 의미가 있을까요? 저도 광철과 같은 생각입니다. 제가 이보다 더 한 행복을 바라는 건 욕심이죠.
 
 
오광철:(잡지를 좀 더 팔랑거리다 덮은 뒤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입술로 물고 있던 과자를 먹는다. 대답에 만족한 듯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흐. 하는 소리를 냈다.) 방금까지 이대로도 좋다고, 굳이 더 욕심내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했지만. (고개 들어 눈 마주친다.) 우리의 행복은 끝없이 욕심내도 될 거 같단 생각이 들었어. 욕심내도 돼. 내줘. 행복해 줘.
 
 
백지혜:(덮인 잡지 표지를 가만히 응시하다 고갤 돌려 기대온 머리카락에 얼굴을 묻는다. 긴 호흡을 한 뒤 떨어져 머리를 마주 맞대어 조금씩 부빈다.) 제가 얼마나 욕심쟁이인지 알면 깜짝 놀라실 텐데. 감당하실 수 있겠습니까? (맞춘 시선에 윙크!)
 
 
오광철:형을 선택한 것도 나고 욕심 내달라고 한 것도 난데 감당 못하겠어도 해야지 어떡해. 말 나온 김에 지금 당장 원하는 건 없어? 내가 뭘 해주면 지금 형이 행복해질 거 같다, 그런 거...
 
 
백지혜:글쎄요... (고민하는 척 눈을 굴린다. 사실, 단숨에 행복해지는 방법은 늘 정해져 있었다.) 결혼은 이미 해버렸으니 안 되겠고. 함께 있어 달라는 것도 당연한 일이고. 으음. (기분 좋은 웃음을 띠며 귓가 가까이 속삭인다.) 있습니다. 지금 당장 사랑한다고 말해주세요.
 
 
오광철:너무 쉬워. 욕심쟁이라고 겁줬으면서. (짧게 입 맞춘 뒤 다른 사람에게 들리지 않도록 속삭인다.) 사랑해. 형은 내가 살면서 처음으로 사랑한 사람이고, 마지막으로 사랑할 사람이야. (말을 마친 뒤엔 이마를 콩, 붙인다.) 나도 지금 행복해지고 싶은데. 대답은?
 
 
백지혜:사랑을 갈구하는 일이 얼마나 욕심인 줄 모르시는군요. 누구나 바라지만 좀처럼 잘되지 않는 게 사랑받기인데. (그럼에도 너무 쉽다고 말해주는 답이 기뻐서, 이 사람에게 받는 사랑이 영원하며 변치 않길 바라게 된다. 변하지 않을 마음이라니 얼마나 큰 욕심이란 말인가. 자신 또한 입술 위로 짧게 입 맞춘 뒤 속삭인다.) 사랑합니다. 광철은 절 처음으로 사랑해 준 사람이에요. 제가 처음으로 사랑한 사람이며, 마지막까지 사랑할 단 한 사람입니다.
 
행복해 지셨습니까?
 
 
오광철:그래? 사랑받는 게 어려운 일이야? 몰랐어. 나는 첫사랑부터 어려움 없이 성공하는 바람에. (웃음소리를 내며 고개를 끄덕인다.) 응. 난 지금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고 가장 운도 좋은 사람이야. (이 사람을 사랑한 사람이 내가 처음이라니, 유일하다니! 정말 큰 행운이 아닐 수 없지. 최근 들어 유독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는데 정정해야겠다. 형을 만난 걸 보면 난 언제나 운이 좋았다고.)
 
... 슬슬 로비에 사람이 많아지는데 다른 곳으로 갈까? 이 이후는 호텔 방에 들어가면 천천히 이야기하는 거로 하고.
 
 
백지혜:그거 다행이군요. 행복하고 운도 좋고, 변하지 않을 사랑까지 보증받으셨으니. 그 누구보다 성공한 사람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리하고 부스러기 묻은 입가를 엄지손가락으로 문질러 닦아준다. 그대로 잠깐 바라보다 잡지나 과자 껍질까지 정리 한 후 일어난다.) 그러죠. 카지노는 지하에 있다고 했던가요. (그래, 이렇게 완벽한 때를 고작 작은 도박 하나가 망쳐버릴 수 있겠어.., 광철의 손을 잡고 피아노 쪽으로 향한다.)
 
 
새하얀 그랜드 피아노 앞에 한 남자가 앉아있습니다.
 
 
어디서 악기 소리가 들린다 했더니, 그가 연주 중이었군요.
 
 
상당한 실력입니다. 피아니스트인걸까요?
 
 
금색 머리카락에 새하얀 정장을 입은 남자는 쾌활한 인상의 미남입니다.
 
 
백지혜:
예술 Roll
기준치: 5/2/1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노래 좋당
 
 
백지혜:(좋당)
 
 
오광철:(좋당~)
 
 
남자는 연주를 멈추더니, 붉은색 눈을 광철에게 고정합니다.
 
 
 
헨리:안녕하세요. 이 곳에는 처음 오셨나봐요.
 
 
백지혜:안녕하십니까. 연주가 휼룡하시던데요! (광철과 잡은 손을 뒤로 빼 더욱 붙는다.) 예, 오늘 처음 왔습니다. 저희 둘 다.
 
 
 
헨리:아하, 어쩐지. 옆에 계신 분이 계속 두리번거리는 듯해서요.
 
아, 제 소개가 늦었군요. 저는 이 호텔의 전속 피아니스트 헨리입니다. 주로 디너 타임 때만 연주를 하지만, 오늘은 시간이 많이 남아서요.
 
혹시 처음이라면 카지노에 갈 생각이신가요?
 
 
오광철:음~ (지혜 옆에 찰딱 붙는당. 저 사람 바라보는 시선이 별론데;) 어떡할까.
 
 
백지혜:응? (광철을 잠깐 보다가 헨리에게 눈웃음 짓는다.) 체크인까지 시간이 좀 남았습니다. 그래서 아주 잠깐 들려볼까 했던 참이었죠.
 
 
오광철:응. 아주 잠깐만 할 거야. 체크인 시간까지만 하고 나중엔 방에서 둘이 놀 거야.
 
 
 
헨리:아... (;;;) 그렇군요! 잠깐만 둘러보는 거라도 후회하진 않으실 거예요. 전 처음 왔을 때 한 달 치 월급을 몽땅 날려 고생했지 뭐예요? 하하! 그래도 낮엔 자극적인 게임은 별로 없으니 초보자에겐 적당할 거예요.
 
 
백지혜:한 달 치 월급을요? (급 생겨나는 불신 의심 한심) 그거참 충고가 되겠습니다. 들으셨죠 철아, 딱 10까지예요...
 
 
 
헨리:네. 한 달 치 월급을 3시간 만에 그만... (부끄러운 듯 웃는다.) 두 분은 너무 몰입하지 말고 적당히 하시길 빌게요. 저처럼 한 달 내내 맨밥만 먹고 사실 게 아니라면!
 
 
오광철:... (고개 끄덕인당.) 들어갈 때 10만 챙기고 나머지는 통장에 넣고 가자.
 
 
백지혜:(도박은 통장까지 압류하는걸.) 아무튼... 말씀 감사했습니다. 헨리 씨.
 
 
 
헨리:별말씀을요! 저도 이만 공연을 준비하러 가야 해서 일어나 볼게요.
 
... 부디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니케가 함께하길!
 
 
남자는 자신의 명함을 건넨 뒤 정중히 인사하고 사라집니다.
 
 
 
헨리 맥콰이어, 27세, 피아니스트
 
 
뒷 장에는 그의 연락처가 적혀있습니다.
 
 
백지혜:(외국인~) 젊네요.
 
 
오광철:(외국인~) 나보다는 많아.
 
 
백지혜:저보단 젊어서.
 
(슬슬 엘레베이터 로 향합니다.)
 
 
총 열 두 대의 엘리베이터를 통해 지하 5층부터 지상 27층까지 오갈 수 있습니다.
 
 
카지노는 지하 2층!
 
 
백지혜:바로 갈까요?
 
 
오광철:그럴까? 가자, 가자~ 십만 원 땅바닥에 버리러~
 
 
백지혜:기왕이면 유의미하게 버리도록 하죠. (지하 2층 버튼을 누른다.) 조금 긴장되네요. 카지노는 처음이라... 광철은 해본 적 있으십니까?
 
 
오광철:기왕이면 버리는 게 아니라 따면 좋겠다고 해야 하는 거 아냐? (이쪽은 사이좋게 닫힘 버튼 눌러준다.) 해본 적은 없는데, 도박 빚 때문에 억지로 조직에 들어온 사람은 봤어. 다들 신장 하나씩이 없었는데... 아, 도착했다.
 
 
 
 
 
직원: 어서오세요, 손님. 티켓과 신분증을 확인하겠습니다.
 
 
티켓과 신분증을 확인한 직원은 두 사람을 안 쪽으로 안내합니다.
 
 
최고급 카지노라는 말이 허풍은 아닌가봅니다.
 
 
복도 바닥부터 깔린 새빨간 카페트와 기하학적인 패턴이 시선을 잡아끕니다.
 
 
끝이 가늠되지 않을 정도로 넓은 실내에 딜러들이 테이블마다 자리하고 있으며, 그 수도 꽤나 많습니다.
 
 
화려한 샹들리에는 로비의 것과는 다른 아름다움을 자랑합니다.
 
 
빛의 파편이 매끄러운 나무결을 따라 미끄러집니다.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어들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다양한 도박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때, 광철의 목가가 샹들리에 빛을 받아 반짝입니다.
 
 
백지혜:어쩐지 좀 무섭군요. (큰 규모가, 신장 하나 없는 광철파 형님들 얘기가) 그러고 보니 그 목걸이는 진짜 진주랬죠. 오늘도 하고 오셨네요?
 
(그리고 신분증과 티켓을 직원에게 내민다.)
 
 
오광철:무섭나? 오히려 생각보다 밝은 분위기인데. (미디어 속 도박장은 어두운 분위기였으니까. 주변 살피며 목걸이 끈을 당겨 매달린 진주를 보여준다.) 응. 오늘 행운의 아이템. (브이!)
 
 
카지노로 입장합니다!
 
 
카지노의 환전소, ATM, 게임 안내 센터와 메인 홀로 들어가는 입구를 볼 수 있습니다.
 
 
백지혜:이렇게 밝고 희망적인 척하는 장소에서 인생이 뒤집히는 사람이 생긴다는 점이 무서운 거죠. (속닥인다.) 적당한 행운만 오면 좋을 텐데~ (크게 따서 중독되면 그게 더 위험하다...) 현금부터 뽑죠. 딱 10만. (ATM 쪽으로 이동한다.)
 
 
오광철:음. (납득!) 무서운 곳이네. 딱 10만~
 
 
돈이 부족하면 당장 뽑을 수 있게 되어있네요.
 
 
수수료는 없습니다. 돈을 많이 쓰게 하려는 일종의 상술일까요.
 
 
다양한 색의 돈 봉투와 필기구가 부족함 없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오광철:(ATM에서 10뽑는당~)
 
 
백지혜:(예쁜 봉투에 넣는당~)
 
 
돈을 뽑고 이동하려는 순간,
 
 
아오 썅!
 
 
옆자리 중년남자가 돈을 뽑으며 전화 중입니다.
 
 
 
남자: 그래! 아까 앞에 있던 남자, 슬쩍 와서 나한테 포커 한 판 치자고 하더니 알고보니 그 새끼, 카드에 개수작을 한 거야!!!
 
뻔히 보이게 카드 등에 칼로 표시를 해놓고, 눈치 챘더니 그냥 기스일 뿐인데 애먼 사람 잡는다고 지랄을 떨고! 시발! 기분만 잡쳤네...
 
 
어쩌다보니 남의 사정을 훔쳐듣는 모양이 되었습니다.
 
 
음... 지나가죠.
 
 
백지혜:사기꾼이 있나봅니다. 조심하죠. (이어 환전소로!)
 
 
오광철:사기꾼? (지혜 빤히 바라본다......................................)
 
 
게임을 통해 얻은 칩을 현금으로 교환하는 창구입니다.
 
 
아직 이른 시간이다보니 현금으로 전환한 뒤 나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직원: 안녕하세요, 고객님. 유효기간 이내에 언제든지 환전소에서 현금으로 환전 가능하며, 보유하셨다가 차후에 이용도 가능합니다.
 
슬롯 머신은 화폐로도 이용 가능하며, 칩은 테이블에서 딜러를 통해 교환받을 수 있습니다. 그럼, 즐거운 시간 되세요.
 
 
백지혜:음. (시선 모른척) 감사합니다. (게임 안내 센터 로!)
 
 
오광철:(형의 부끄러운 과거 모르는 척해줘야징.)
 
 
슬롯 머신 류의 머신 게임부터, 블랙잭, 바카라, 룰렛, 빅휠, 포커 등의 다양한 테이블 게임에 대해 간략한 설명과 팁을 가르쳐주는 곳입니다.
 
 
교육 판정을 통해 룰을 습득 가능합니다. 습득한 룰은 기능치가 1D100만큼 추가됩니다.
 
 
오광철:나 포커 배워볼래. 저거 재미있다고 들었어.
 
 
백지혜:그럼 같이 배워볼까요?
 
 
오광철:응 같이 하자.
 
 
백지혜:
교육
기준치: 60/30/12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오광철:
교육
기준치: 50/25/10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멍...)
 
 
설명을 한 번 더 들어볼까?
 
 
백지혜:(그러자.)
 
 
오광철:(듣자~)
 
교육
기준치: 50/25/10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백지혜:
교육
기준치: 60/30/12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오광철:(이해했어.)
 
 
백지혜:(완벽히다.)
 
 
1D100으로 포커 기능치를 정해봐요!
 
 
오광철:10
 
(낮아)
 
 
백지혜:9
 
(ㅋ...)
 
 
오광철:형. 우리 도박은 하면 안 되는 거 같아.
 
 
백지혜:다른 게임이 더 나을지도 몰라요.
 
 
오광철:뭐 배울래?
 
 
백지혜:블랙잭?
 
 
오광철:좋아. 해보자~
 
 
백지혜:
교육
기준치: 60/30/12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오광철:
교육
기준치: 50/25/10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멍...)
 
 
지혜만 1d100!
 
 
백지혜:33
 
 
오광철:음...
 
갈까?
 
 
백지혜:...이해했습니까?
 
 
오광철:몰라. 도전하며 배우면 어떻게든 되겠지.
 
 
백지혜:뭐, 여기서 일확천금을 노릴 건 아니니까요!
 
(입구 로~)
 
 
카지노 내부가 잘 보입니다.
 
 
한 쪽의 라운지 바에선 칵테일과 간단한 간식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 중 슬롯 머신이 시선을 끄네요.
 
 
오광철:어. 아까 하기로 했던 거다.
 
하자 하자
 
 
백지혜:아까 슬롯 돌리기로 했습니까? (일단 감)
 
 
오광철:형이 이거만 딱 한 판 한다고 했었어.
 
 
슬롯머신 앞에 섭니다. 주변에선 몇 명이 바구니를 들고 계속해 머신을 돌립니다.
 
 
 
: 매크로를 확인해 주세요!
 
 
돌려볼까!?
 
 
백지혜:(.............................여전히 안 내킨다.) 그럼 한 판만입니다.
 
 
오광철:응. 딱 한 판만.
 
뭐니 몰라도 아까운데요
 
 
― 백지혜의 결과는 7, 7, 굽!
 
 
아깝다! 금속이 요란하게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코인이 꽤나 쏟아집니다.
 
 
백지혜:(기분이 길티해)
 
 
오광철:(쏟아지는 코인들 바라보며... 이쪽도 돌린다!)
 
 
이어 광철도 머신을 돌립니다.
 
 
차르륵, 화면에 있는 무늬가 돌아갑니다.
 
 
7, 7, 7
 
 
잭팟입니다!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코인이 대량으로 쏟아집니다.
 
 
백지혜:음?
 
응?
 
 
오광철:어, 엇... 응?
 
 
엄청난 행운에 본인도 놀란 눈치입니다.
 
 
코인이 우수수 쏟아지며 바깥으로 인정사정 없이 튀어나갑니다.
 
 
이 기계, 받는 사람을 배려할 생각이 전혀 없어보입니다.
 
 
백지혜:어어, 엇.
 
 
오광철:이거 어떡하지. 어... (떨어지는 코인들 하나하나 줍는다...)
 
 
백지혜:................직원을 불러올까요?
 
 
오광철:직원을 부를 정도까진... 아닌 거 같고. 담을 바구니 하나만. 그리고 겸사겸사 코인으로 마실 거 하나만 사다줘.
 
 
주운 코인 한 뭉텅이를 그렇게 넘겨주고 광철은 바닥으로 내려갑니다. 열심히 코인으로 이삭줍기를 시작해요...
 
 
아래에서 언제 다 줍지...하고 한숨소리가 들린 것도 같습니다.
 
 
백지혜:(귀여워... 그리고 아직도 현실감이 없다. 저러면 얼마지? 바구니를 얻을 수 있는 곳을 찾아본다. 안내 센터?)
 
 
안내 센터 옆에는 작은 바구니 여러 개가 놓여 있습니다. 편하게 가져가세요! (퇴장 시 반납)
 
 
백지혜:(바구니.... 3개 챙김. 그리고 자판기를 찾아본다.)
 
 
ATM 근처에 자판기 하나, 그리고 입구 근처에 라운지 바가 있습니다! 어디로 갈까?
 
 
백지혜:(그럼 라운지 바 가야지~)
 
 
라운지 바에 도착합니다. 여기선 소란을 방지하기 위해서인지 무알콜 칵테일만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원하는 메뉴가 있나요?
 
 
백지혜:(메뉴판 슥 보다가 바텐더를 부른다.) 모히또도 테이크 아웃이 됩니까?
 
 
 
바텐더: 네 가능합니다. 한 잔이면 되나요?
 
 
백지혜:예, 한 잔 주세요!
 
 
바텐더는 곧 현란한 솜씨로 모히또 한 잔을 만들어줍니다.
 
 
이제 바구니와 칵테일을 챙겨 광철에게 돌아가기만 하면 되겠어요!
 
 
백지혜:(돌아가자. 그리고 도박의 위험성에 관한 교육을 해주자.)
 
 
교육을 해주자! 양손에 바구니와 주문한 모히또를 들고 슬롯머신이 있던 자리로 돌아옵니다.
 
 
그런데, 있어야 하는 인물이 보이지 않습니다.
 
 
어라, 광철이는?
 
 
그 사이에 어디로 간 걸까요?
 
 
 
: 여태 다녔던 곳을 다시 방문해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백지혜:응...? (덩그라니) 철아?
 
(오광철이 있던 슬롯머신을 확인한다. 코인이나 흔적은?)
 
 
미처 다 줍지 못한 코인 몇 개가 바닥을 구릅니다. 그 외의 흔적은 없네요.
 
 
백지혜:(일단 주워요)
 
 
줍자~
 
 
백지혜:어디를 가신 거람... (빅스비 우리처리 에게 전화걸어줘. 그리고 게임 안내 센터로 갑니다.)
 
 
빅스비~ 전화를 걸어도 신호만 길게 이어지고 받지 않습니다. 무음으로 해놨나...
 
 
게임 안내 센터 주변엔 방금 막 카지노에 들어와 룰 설명을 듣는 사람들만 북적입니다.
 
 
백지혜:(여긴 미아 방송 하는 곳 없어? 이어 환전소로 갑니다.)
 
 
성인만 오는 곳에 미아 방송이라뇨! 환전소 주변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직 한산하네요.
 
 
정신 없이 카지노를 둘러보던 그 때, 묵직한 소리와 함께 누군가와 부딪힙니다.
 
 
축축하게 젖어드는 느낌에 아래를 내려다보면...
 
 
새하얀 셔츠가 붉게 번져있습니다.
 
 
백지혜:으, 응??
 
 
쌉싸름한 향기가 코를 자극하는 걸 보니 와인입니다.
 
 
가슴부터 배까지 긴 얼룩이 져버렸네요.
 
 
 
직원: 아, 이럴 수가! 죄송합니다!
 
 
쟁반을 든 직원이 곤란한 표정으로 연신 고개를 숙이며 사과합니다.
 
 
백지혜:아뇨, 괜찮습니다... (무알콜 와인인가? 그럼 포도주스 아닌가?) 그보다 제가 찾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요. 키는 (자신의 눈가 정도에 손을 댄다.) 이 정도에 옅은 밀색 머리를 한 남자입니다. 보신 적 있나요?
 
 
 
직원: 죄, 죄송합니다. 그런 분은 보지 못한 거 같은데... 일단 저쪽 화장실에서 얼룩을 닦고 계시면 금방 새 옷을 가져다드리겠습니다! 찾는 사람도 발견하면 화장실로 가보라고 전달할게요!
 
 
직원이 가리킨 방향에 바로 화장실이 보입니다.
 
 
연거푸 사과하던 직원은 쟁반을 들고 서둘러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일단 화장실로 가는 게 좋겠네요!
 
 
백지혜:으음... (옷보단 오광철이 더 급한데. 일단 화장실로 향합니다.)
 
 
 
 
어쩐지 오늘은 운이 나쁘단 생각이 듭니다.
 
 
공짜로 오긴 했지만, 넓은 카지노 안에서 광철도 잃어버리고, 옷에는 와인을 잔뜩 흘리고...
 
 
화장실은 카지노의 일부답게 굉장히 화려합니다. 대리석과 금장식이 어우러져 경건한 기분마저 드네요.
 
 
이런 화려한 화장실과는 반대로 거울 안엔 흠뻑 젖은 백지혜, 본인이 보입니다.
 
 
오늘따라 참 초라하게 보이네요. 와인이 무척 붉어 꼭 피를 흘린 것 같습니다.
 
 
세면대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대충 물기를 닦아내고 있을 때, 곁으로 누군가가 걸어옵니다.
 
 
백지혜:(옆 세면대 쓰라고. 누군지 고개 들어서 봅니다.)
 
 
고개를 들자, 피곤한 표정의 남자가 있습니다.
 
 
손을 씻기 위해 수도꼭지에 손을 뻗던 남자는 잠시 멈칫하나 싶더니,
 
 
그대로 기우뚱하며 지혜가 있는 방향으로 쓰러집니다.
 
 
백지혜:어...
 
 
피할 새도 없이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과 포옹해 당황한 것도 잠시,
 
 
남자를 만지는 순간, 얼어버리게 됩니다.
 
 
말 그대로입니다. 이 사람의 뱃가죽은 납작하고, 온기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마땅히 존재해야 할 내장 혹은 장기가 하나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손에 닿았던 감각은 분명히 딱딱한 뼈와 흐느적거리는 거죽입니다.
 
 
마치 속이 텅 빈 가방을 안은 듯한 소름 끼치는 감촉...
 
 
남자는 잠시 뒤 정신을 차리고 떨어집니다.
 
 
 
남자: 아, 미안해요. 너무 피곤해서...
 
 
백지혜:...
 
 
피곤하다니? 당신 장기가 날아갔다고!
 
 
백지혜:
SAN Roll
기준치: 40/20/8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1
 
 
 
남자: 후후, 밤을 샜거든요. 좀 잃긴 했지만 곧 10배로 돌려받을 거예요...
 
 
백지혜:그, 그러십니까...?
 
 
 
남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아침이 된 줄도 몰랐지 뭐예요. 아직 초보자인 당신이 이해하긴 조금 어려우려나.
 
 
백지혜:.................그, 괜찮으신 게 맞는지요. 장기가............. (아는 척 해야할지 말지 500번 고민)
 
 
 
남자: 예? 장기? 꿈이라도 꾸셨나... 무슨 소리예요 그게.
 
 
그렇게 말하는 남자의 배는 다시 봐도 홀쭉합니다.
 
 
백지혜:아니, 아닙니다. (께름칙해. 역시 질서있는 장소인 척 하면서 사람의 골수까지 다 빼먹는 거지!!!) 건승하십쇼. (손을 다시 씻는다...)
 
 
 
남자: 네. 그쪽도 승률이 나쁘더라도 낙담하지 말아요. 니케가 함께하길!
 
 
남자는 대답하고 먼저 나갑니다.
 
 
마치 도박 이외의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네요.
 
 
그와 동시에 직원이 새 와이셔츠와 조끼를 들고 화장실로 들어옵니다.
 
 
직원은 화장실을 빠져나가는 남자를 곁눈질로 힐끗 보곤 옷을 공손하게 건넵니다.
 
 
 
직원: 늦어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잠시 알쏭달쏭한 표정을 짓더니 넌지시 묻습니다.
 
 
 
직원: 손님, 그런데... 혹시 바깥 테이블에 계신 분이 아까 찾던 일행일까요?
 
 
 
 
직원을 따라 화장실을 나서자마자 들려오는 환호성에 귀가 멀 것 같습니다.
 
 
아까의 한적하고 우아한 분위기는 어디로 갔지?
 
 
손님들 한 무리가 테이블을 둘러싸고 있고, 격식따위는 내던진 것처럼 단체로 소리를 내지르며 팔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손님: 로얄 스트레이트 플러시라니! 말도 안돼!
 
손님: 진짜 로티플이야?!
 
손님: 대체 얼마나 운이 좋은 거지? 아니, 이것도 실력인가?
 
손님: 이 사람, 갬블 시작한지 30분도 안된거 확실해?
 
 
백지혜:
교육
기준치: 60/30/12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국왕의(Royal) 곧은 (Straight) 음……(p…? f…?)
 
 
뭔진 몰라도 좋은 단어가 두 개 붙어있으니 두 배로 좋은 거겠징.
 
 
백지혜:(짱인가보네.)
 
 
짱인가보당.
 
 
겹겹이 둘러싼 인파를 헤치고 중심으로 들어서자, 난감한 표정의 딜러와 눈이 마주칩니다.
 
 
딜러와 갬블 중인 사람은...
 
 
맙소사. 광철입니다.
 
 
백지혜:응?
 
 
오광철:어, 형이다.
 
나 방금 좋은 거 했다? 어디 갔었어. 같이 보지.
 
 
광철은 태연한 표정으로 카드를 내려놓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 쌓여있는 수많은 칩, 칩, 칩!
 
 
수북하게 쌓인 칩에 놀랄 틈도 없이, 더 많은 칩이 다시 광철의 앞에 쌓입니다.
 
 
오광철:나 그리고 안쪽 초대도 받았어. VIP실에 가면 더 큰 판에서 놀 수 있대. 내가 가서 오늘 저녁 벌어올게. (브이!)
 
 
백지혜:무슨, 무슨 소리에요!!! (경악!!!) 그거 다...! (주변을 둘러보다 광철에게 가까이 다가가 속사인다.) 초심자를 벗겨먹으려는 카지노의 수법입니다...!!! 딱 10으로 놀기로 했잖아요?!
 
 
오광철:응? 그런 수법 아니야. 나 여태 전부 이겼어. 재능 있나 봐. 이것도 (쌓인 칩들을 보여주기 위해 몸을 튼다.) 10에서 더 안 썼어. 전부 그거로 불린 거야. 이 이상으론 안 할게. 벌었던 것만 쓸 테니까 나 갔다 올래. 응?
 
 
백지혜:도, 도박이 그렇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니까요. 베팅하는 금액에 따라 잃는 건 배가 될 텐데, 그걸 어떻게 다 계산하고 합니까. 그리고... 그리고 안으로 들어가면 무슨 행위가 벌어질 줄 알고. (이마를 짚고 테이블을 훑는다.) 애초에 왜 그러십니까? 이제 충분히 놀았잖아요...!
 
 
오광철:응? 어... 음. 몰라. 어떻게든 되겠지. 아무튼 지금까진 다 이겼잖아? 안으로 들어가 봤자 여기랑 다를 게 뭐가 있겠어. 그냥 판만 좀 커지는 게 전부인데. (반대하는 말은 듣기 싫다는 듯 입을 열 때마다 입 맞췄다 떨어지는 걸 반복한다.) 아직 안 충분해. 조금만. 나 조금만 더 할래. 한 번 지면 바로 털고 나올게.
 
사랑해, 가도 괜찮지? (쪽.)
 
 
백지혜:아니, 안 됩, 들어보시라니까요. (말끝마다 입을 맞춰오자 광철의 어깨를 붙들곤 떼어놓다시피 한다. 뽀뽀가 무슨 전부 해결해 주는 버튼인 줄 알아. 물론 그때마다 조금씩 마음이 흔들리긴 했지만, 그래서 더욱 안 된다. 소중한 사람이 도박에 빠져 패가망신하는 모습을 볼 순 없어...) 저는 광철을... 믿지만, 이 도박장은 안 믿어요. 그러니까 안 됩니다.
 
정 가야겠다면 저도 데려가시던지요!
 
 
오광철:아무리 들어도 형은 하지 말라는 말만 할 거 아냐. 여기 들어왔을 때부터 금액도 계속 줄이고, 가지 말자고만 하고. 이렇게 큰 도박장인데 설마 사기를 치겠어? 설마 형은 내가 노는 게 싫어? (어깨를 붙잡은 손을 떼어내 그 위에 또 한 번 입을 맞춘다. 진짜?)
 
마음 같아선 데려가고 싶지만, 특별하게 초대받은 사라이 아니면 안 된다고 했는데. (딜러와 카지노 경비원들 바라본다. 괜찮아?)
 
 
될 리가요. 딜러도 경비원도 고개를 젓습니다.
 
 
백지혜:사기란 원래 큰 판에서 더 성행하는 법입니다! 큰물일수록 작은 기생충 찾아내기 어렵고, 큰집일수록 모서리의 먼지 닦기 쉽지 않은 법이에요. 작은 곳에서 십 이십 해 먹어 뭐합니까, 큰 곳에서 억을 벌고 말지! (다소 경험담이 내포된 듯한 억양... 아무튼, 잦아지는 입맞춤에 불안함은 커져 온갖 주름을 얼굴에 만들어냈다. 말 그대로 오만상.) 그러니까... 가지 말라는 겁니다. 제발 제가 볼 수 있는 곳에서 놀아주세요...
 
 
오광철:(눈을 크게 뜨고 이야기 듣다가... 기분 좋은 듯한 웃음소리와 함께 주름을 손으로 꾹꾹 눌려 펴준다.) 형 이러면 빨리 늙어~ 나랑 120까지 살아야지. (이어서 양손으로 볼 꾹 잡고 조물거리기도 하고.) 형 아버지랑 나는 다르잖아. 믿어줘. 나 할 수 있어. 진짜로. (말로 설명해서 안 될 거 같음을 깨달았는지 이번엔 잡은 손을 떼어내고 한 걸음 물러난다.) 금방 돌아올게.
 
 
광철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검은 정장을 입은 경기원들이 다가옵니다.
 
 
아무리 뜯어 말려도 광철은 듣지 않습니다.
 
 
VIP실에 가려는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무언가에 홀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불현듯 아까 화장실에서 만난 사람과 소름끼치던 감촉이 떠오릅니다.
 
 
설마, 설마...?
 
 
백지혜:
지능
기준치: 75/37/15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 사람은 조금 잃었다고 말하는 것에 비해 굉장히 자신감에 차있었습니다.
 
 
아무리 도박 중독 증세 중 하나가 승리에 대한 집착이라고 하더라도...
 
 
역시 신경쓰입니다. 본인의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도 알지 못하는 것 같던데.
 
 
백지혜:
SAN Roll
기준치: 39/19/7
굴림: 2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대로 광철을 방치하는 것은 영 찜찜합니다.
 
 
백지혜가 정식으로 입장할 수 없다면,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어떤 방법이 있을까...
 
 
백지혜:(vip방이라면 특별 초대된 손님, 딜러, 그리고 경호원이 있을 것이다. 우선 난 도박 할 생각은 없으니까 초대는 안 되고, 딜러나 경호원으로 위장하는 방법... 아니면 개구멍이라도 찾아본다.)
 
 
딜러나 경호원으로 위장하는 방법...
 
 
그러고보니 이 곳은 드레스코드 통일이었죠.
 
 
똑같은 착장의 직원들이 홀에 가득합니다.
 
 
직원과 손님의 차이라곤 가슴팍의 금색 명찰 뿐.
 
 
마침 백지혜의 앞으로 아까 본 직원이 빈 쟁반을 들고 종종걸음으로 지나갑니다.
 
 
나름대로 안면을 쌓기도 했으니, 살짝 부탁을 해볼 수도 있을 거예요.
 
 
백지혜:저기, 실례합니다. (지나가는 직원을 붙잡는다.)
 
 
 
직원: 아, 네? 혹시 필요한 게 있으신가요? 일행은 찾으셨고요?
 
 
백지혜:찾긴 찾았는데 말이죠... 이 옷에 좀 문제가 있던 모양입니다. (난처한듯 웃음 짓는다.) 함께 온 애인이 다른 옷인걸 눈치채고 화를 내더라고요. 300일 기념으로 온 여행이었는데... 저를 두고 가버렸습니다. (울먹....)
 
그래서, 그쪽에게 받은 옷이란 걸 증명할 수 있으면 좋겠거든요.
 
 
 
직원: 그, 그런 일이 있었다니...! 죄송해요! 드레스코드가 통일이라 직원용 옷을 그대로 줘도 되는 줄 알고... 이를 어떡하지... 증명은 어떻게 해주면 될, 까요...?
 
 
백지혜:뭐 별로 어려운 걸 부탁드리려는 건 아니고, 함께 가서 다 설명해주시면 될 겁니다. 아, 그런데... 일이 꽤 바쁘신 거 아닙니까? 시간을 오래 빼앗기도 지송스러우니...
 
(금색 뱃지를 톡 건드린다.) 이것만 빌려주시죠.
 
 
 
직원: 이것만 있으면... 되는 건가요? 차라리 같이 가서 설명하는 쪽이, 으으... (고민한다. 직원용 명찰을 마음대로 줘도 괜찮나?)
 
 
백지혜:
말재주
기준치: 70/35/14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잠깐이면 됩니다. 잠깐.
 
 
 
직원: 진짜 잠깐인 거죠...? 저 같은 말단의 이름표 따위 있어봤자... 어차피 어디에 악용하지도 못할 테니까. 헤헤. (명찰을 떼어준다.) 그 밖에 필요한 건 없나요...?
 
 
백지혜:(명찰을 받고 만족스레 웃음 짓는다. 고이 주머니에 넣고 시선을 굴린다.) 제 승리를 위한 니케의 가호요. (윙크!)
 
 
 
직원: 네...! 니케가 함께하시길!
 
 
이제 명찰은 얻었으니 VIP룸으로 갈 순서입니다.
 
 
하지만 앞서 직원이 말했던 것처럼 말단 직원의 이름표로 당당하게 VIP룸에 들어가는 건 어려움이 있겠죠.
 
 
뒷문이 있으면 좋을텐데...
 
 
백지혜: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우뜨카징.
 
 
백지혜:(우뜨케)
 
 
흠. 정문이 있다는 건 '뒷문'도 있다는 뜻이 아닐까요?
 
 
호감직원을 찾아 물어보면 알 수 있을지도...
 
 
백지혜:(호감직원 찾아보자.)
 
 
멀리 호감직원이 한 명 더 보인다! 말을 걸까요?
 
 
백지혜:(말 건다!) 실례합니다! (잡아요)
 
 
 
직원: 응? (명찰 본다. 직원이구나!) 무슨 일이야?
 
 
백지혜:그게, 실은 아까 vip룸으로 간 손님 한 분이 물건을 두고 가셨는데 뒷문으로 가져다 달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들어가긴 좀 뭐하니까... 거기 두고 올까 하는데. 위치가 잘 기억이 안 납니다.
 
 
 
직원: 아~ 며칠 전 들어온 신입이야? 뒷문이라면 저기 블랙잭 테이블 뒤쪽으로 가면 있어!
 
 
VIP실 뒷문의 위치도 알았으니 바로 가볼까요!?
 
 
백지혜:감사합니다 선배! (바로 갑니다!)
 
 
 
 
안내를 받아 찾아낸 뒷문은 인적이 드문 복도에 '관리자 외 출입 엄금'이라는 팻말을 걸고 굳게 닫혀있습니다.
 
 
지금은 정정당당하게 관리자로서 들어가는 것이니 거리낄 일 없겠네요.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돌리면 CCTV가 이 쪽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보초가 있으면 수상해보이기 때문일까요.
 
 
조금 뻑뻑하긴 해도 문은 잠겨있지 않습니다. 힘을 주어 열자 삐걱이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립니다.
 
 
들어갈까요?
 
 
백지혜:(아까 화장실에서 본 사람을 떠올린다. 여기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면............... 심호흡을 한 후 들어간다.)
 
 
 
 
짧은 복도는 어두컴컴합니다.
 
 
빛이라고는 문틈 새로 스며나오는 것이 전부입니다.
 
 
벽을 짚고 조심조심 몇 분 정도 걸으면 목적지인 VIP실 문이 보입니다.
 
 
들어가기 전, 어둑하지만 빛에 의지해  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백지혜:(우선 문부터 살펴본다. 핏자국이 있거나 하진 않겠지...)
 
 
묵직한 목재 문입니다.
 
 
문 너머에선 도란도란 목소리도 들려옵니다.
 
 
 
: 듣기  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백지혜: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문에는 직원 주의사항이 걸려 있습니다.
 
 
 
직원 주의사항
 
 
 
1. 절대 손님과 ■■님의 기분을 상하게 해선 안됩니다.
 
 
 
2. 서랍을 마음대로 열거나 뒤지지 말도록 하세요.
 
 
 
3. 게임이 끝나면 남은 것을 신속하게 처리하세요.
 
 
 
해당 사항은 반드시 지키도록 할 것
 
 
백지혜:(...누구?)
 
(엿듣기도 해야지.)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문 너머에서 광철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제대로 찾아온 모양이에요!
 
 
백지혜:(뭘 시작해!!!)
 
(벽도 살펴봅니다.)
 
 
'사용 후 반드시 반납할 것'이라는 글씨와 함께 붉은 칩이 달린 열쇠가 걸려있습니다.
 
 
이 칩은 카지노에서 쓰이는 것이 아닌 것 같은데...
 
 
일단 챙겨갈까요?
 
 
백지혜:(쳥겨놓으면 장땡이지. 챙기고 바로 문을 엽니다.)
 
 
 
 
⚅ VIP실
 
 
내내 어둠 속에 있다 갑자기 강한 빛을 마주하자 눈이 따갑습니다.
 
 
VIP실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방입니다.
 
 
하나의 테이블이 방을 채우고 있고, 의자마다 고객이 앉아있습니다.
 
 
또한 간단한 가구 몇 개가 구석에 자리하고 있는 것을 빼면 VIP실이라고 해도 그다지 특별해 보이진 않네요.
 
 
오광철은 어디에 있지? 어서 데리고 나가야 하는데!
 
 
그런 생각과 함께 주위를 둘러보면 생각보다 사람이 많습니다. 이게 다 VIP인 것일까요?
 
 
... 잠깐,
 
 
사람들이 이상합니다.
 
 
정말 이것을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나?
 
 
사람의 형체를 가진 것들은 테이블에 엎드려서 꼼짝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까 화장실에서 만난 사람보다 더 확실하게, 뼈대도 존재하지 않는 상태로.
 
 
마치 바람빠진 풍선처럼 허공을 바라보고 있는 얼굴은 쭈글쭈글하게 늘어져 있고, 눈도 이빨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것들은 껍데기입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뼈부터 뇌까지 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전부 빼앗겨 지금 여기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백지혜:
SAN Roll
기준치: 39/19/7
굴림: 60
판정결과: 실패
 
3
 
 
바람 빠진 풍선들 사이에, 꼿꼿하게 허리를 펴고 앉아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익숙한 머리색입니다.
 
 
끔찍한 것들 사이에 멀쩡히 앉아있는 동그란 뒤통수가 뻔뻔해 보이기도 하고, 동시에 무사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찾았으니 이제 데려가기만 하면 됩니다. 말을 걸어보죠!
 
 
백지혜:(조용히, 그리고 빠르게 다가가 광철의 뒤에 선다. 허리를 조금 숙여 귓가 가까이에 대고 말한다.) 제가 말했잖아요, 이 도박장은 못 믿는다고...
 
 
다가가 말을 걸면 광철은 천천히 몸을 돌립니다. 놀란 표정입니다.
 
 
오광철:... 형이 여긴 어떻게 왔어? 못 믿는다니 뭐가?
 
 
얼굴에서 시선을 조금 내리자, 완전히 풀어헤쳐진 와이셔츠가 보입니다.
 
 
조끼는 어디에 두고 그런 눈 둘 곳 없는 옷차림을...
 
 
잠깐, 열려있는 건 와이셔츠만이 아닙니다.
 
 
지금 광철의 배는 완전히 열린 상태입니다.
 
 
마치 누군가가 양 옆에서 한껏 잡아당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선홍빛 장기들이 생동감 넘치게 꿈틀거리고, 심장은 제 존재를 알리듯 박동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가장 충격적인 것은 피가 한 방울도 흘러내리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광철은 개의치 않아보입니다.
 
 
자신의 몸을 마치 인체 모형처럼 바라보고 있어요.
 
 
백지혜:
SAN Roll
기준치: 36/18/7
굴림: 37
판정결과: 실패
 
3
 
 
광철은 열린 뱃가죽 안쪽 장기들을 손끝으로 쿡쿡 찌르며 천천히 입을 엽니다.
 
 
오광철:있지 형. 나 땄던 돈 전부 잃어버렸어.
 
아까는 엄청 많이 벌었는데... 재미있지 않아?
 
 
아니, 뭐가 재밌는데?
 
 
오광철:승패는 전부 니케에게 달려있다는 말이 맞나 봐.
 
... 아, 맞다. 신장 한 쪽 잃었는데 그건 신경 안 써도 돼.
 
 
아니, 신경 쓰이거든!!!
 
 
백지혜:(제정신이 아닌 도박장, 제정신이 아닌 상황, 그리고 제정신이 아닌 오광철...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가 자의로 이러고 있는 게 아니란 건 확실해졌으니까. 어떻게 아냐고? 보통 사람은 배가 열려있을 때 비명을 지르지 도박을 하진 않는다. 그러니까 인식이 뒤틀려있는 거지. 게다가 나랑 한 약속을 안 지킬 리도 없고. 돈을 다 잃었으니 장기를 쓴다는 게 무슨 논리란 말인가…. 사색이 된 얼굴을 한 손으로 덮어내고 눈을 질끈 감는다.) 이제 나갈 거죠? 돈 다 썼다면서요. 신장은... 나중에 생각합시다.
 
 
오광철:으음. 나가고는 싶은데. 아직 게임이 끝나지 않았어. (평온한 목소리로 몇 번 더 장기들을 찌르다가 고개를 들어 눈앞에 있는 딜러를 바라본다.) 게임을 시작하며 계약했거든. 서로가 가진 게 완전히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고. 가진 돈만 말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거기에 몸도 포함이지 뭐야? 하하. 웃기다. (옆자리를 툭툭 치며 부른다.) 아직 다 잃은 거 아니니까 조금만 기다려. 금방 신장도 돈도 다시 찾아올게.
 
 
... 어디서부터 태클을 걸어야 하지.
 
 
일단, 지금 광철이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은 알겠습니다.
 
 
광철의 말이 끝나면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여러 이유로 놀라느라 알아차리지 못했는데, 지금 광철의 앞에는 딜러가 있습니다.
 
 
짧은 금발 머리카락에 매력적인 붉은 눈.
 
 
이 사람은 아까 본 피아니스트, 헨리 맥콰이어입니다.
 
 
오광철:마침 딜러가 아는 사람이라 잘 됐지 뭐야? 금방 찾겠다~
 
 
백지혜:,,,,,,,,,,,,,,,,,,,,,,,사기꾼! (삿대질)
 
 
헨리는 과장된 제스쳐를 취하며 자기 앞에 있던 카드를 섞습니다.
 
 
 
헨리:사기꾼이라니. 섭섭합니다...
 
그보다 손님, 갬블 중에는 방해하지 말아주세요.
 
광철 님이 만족하실 때까지 함께해드리는게 제 일인걸요.
 
 
싱글벙글 웃는 낯짝이 얄밉기 짝이 없네요.
 
 
아무리 딜러들이 포커 페이스라곤 하지만, 이 사람에게선 기묘한 낌새가 느껴집니다.
 
 
이상한 여유… 마치 반드시 이길 거라고 장담하는 듯한.
 
 
확실합니다,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백지혜:사람 장기를 걸고 도박하는 건 엄연한 불법 아닙니까? 그런 계약은 법률상 성사될 수 없습니다. 파기해도 별 수 없는 일이라구요... (광철의 어깨를 붙잡고 뒤로 한 발자국 물러난다.)
 
 
 
헨리:멈추시죠. 지금 광철 님을 강제로 밖에 데려가도 좋은 꼴을 보진 못 할 텐데요.
 
이곳이라 괜찮은 것이지, 평범한 인간이 배가 열린 채 밖으로 나가면 어떻게 될지... 똑똑해 보이는 분이 설마 모르실까.
 
 
백지혜:이곳에 뭔가 있다는 건 알겠습니다. 다만 저 거적때기 같은 꼴이 되게 두는 것 보단 과다 출혈 환자를 살려보는 일이 더 승산 있을 것 같은데? 겸사겸사 매스컴에 사진도 한 장 올려드리죠. (물론... 그럴 자신은 없지만. 저 녀석은 이길 거란 자신이 있어 보이니 해봤자 손해인 승부일 게 뻔하다.)
 
 
 
헨리:그렇게 열 내지 말고, 옆에 앉는 건 어떻습니까? 광철 님의 게임이 끝나면 상대해 드리지요.
 
 
오광철:응, 형. 나 믿어줘. 할 수 있어. 해낼게. 안 갈래.
 
 
광철은 초조한 표정으로 다시 자리에 앉아 다음 갬블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태의 광철을 두고 갔다간 무슨 일이 일어날지... 뭔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요?
 
 
 
: VIP실 지도를 공개합니다.
 
 
 
 
 
: 헨리와 광철의 갬블이 진행되는 동안 VIP실을 조사할 수 있으며, 조사 외에도 헨리, 광철과의 대화도 가능합니다.
 
이동, 조사, 대화는 1회의 행동으로 판정.
 
단, 이동 시 은밀행동 판정에 실패할 경우는 행동 2회로 판정합니다.
 
한 턴의 갬블은 행동 4회 만큼의 시간이 소모됩니다.
 
 
 
헨리: 종목은 포커입니다. 오광철 님, 준비 되셨다면 시작하겠습니다.
 
 
 
첫 번째 턴
 
 
백지혜:이런... (미친 딜러!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은 후 몸을 돌린다. 뭔가 있어. 다 털리기 전엔 게임을 끝내야 해. 바로 뒤 책장으로 향한다.)
 
 
백지혜:
은밀행동
기준치: 45/22/9
굴림: 2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세련된 디자인의 나무 책장입니다. 책상 위에는 라디오가 놓여있고, 책장엔 다양한 교양 서적부터 도박에서 크게 이겨 성공한 사람들의 자서전 등이 꽂혀 있습니다.
 
 
백지혜: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수상한 서적을 발견합니다. 검은 색 표지의 책으로, 여태 크기가 맞지 않는 커버를 덮어쓰고 있었네요.
 
 
백지혜:(꺼내서 읽어본다. 당장!)
 
 
어떠한 내용을 휘갈겨 적은 일기입니다.
 
 
내용을 읽어봅니다...
 
 
 
 
그렇습니다. 설마 여태껏 광철의 행운이 전부 단순한 이라고 생각하진 않았겠죠?
 
 
뽑기에서 뽑았던 구슬의, 광철이 착용한 구슬 목걸이의 정체를 알아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고작 펄 클로버, 그 작은 구슬이 벌인 일입니다.
 
 
백지혜:
SAN Roll
기준치: 33/16/6
굴림: 47
판정결과: 실패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상대는 아마 그런 구슬을 3개나 갖고 있을텐데요.
 
 
광철이 헨리를 상대로 이기는 것이 불가능했던 이유를 납득합니다.
 
 
그리고 책 사이에서 어떤 자료를 발견합니다.
 
 
 
: 검은 책의 자료를 공개합니다.
 
 
 
 
 
 
이것은 아마도 힌트입니다.
 
 
이 정보를 잘 활용한다면 광철은 적어도 딜러와 동등한 위치에 자리잡을 수 있습니다.
 
 
백지혜:(사이비인데 뻔뻔하기까지! 책이나 자료는 그대로 두고... 라디오를 살펴본다.)
 
 
어울리지 않는 고물 라디오입니다.
 
 
잡고 흔들 경우 무언가가 들어있는 듯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래에 원 모양의 홈이 나있습니다. 둥글고 납작한 무언가가 딱 맞아보이네요.
 
 
백지혜:(라디오를 열어서 든 것을 확인해 볼 수 있나요?)
 
 
라디오를 부수는 것은 행동을 추가로 소모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 가진 것 중에서 둥글고 납작한 것 뭐가 없을까요?
 
 
백지혜:(헉 나 칩 있어)
 
 
껴보자!
 
 
백지혜:(칩 끼워봅니다.)
 
 
칩을 넣고 돌리면 라디오 안에서 구슬이 떨어져 깨집니다.
 
 
이것으로 펄 클로버 하나를 해결했어요!
 
 
그와 동시에...
 
 
오광철:아 졌다.
 
 
하는 광철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패를 펼친 딜러는 만족스럽게 웃습니다.
 
 
백지혜:(이런식으로 숨겨뒀다고...) 뭐요!!! (뒤 돌아봄)
 
 
 
헨리: 저런, 광철 님. 가벼운 판이니 나머지 신장 하나랑 왼쪽 눈으로 만족하겠습니다.
 
 
백지혜:으악!!!
 
 
 
헨리: 막 돌아다니는 손님분 너무 화내진 마시고.
 
 
곧 이어 끔찍한 마찰음이 이어집니다.
 
 
비닐 풍선으로 쌓은 성에서 억지로 하나의 풍선을 꺼내는 듯한, 당장이라도 귀를 막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소음입니다.
 
 
광철은 표정만 조금 찡그릴 뿐, 신장과 눈이 뽑혀 나가는 와중에도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습니다.
 
 
백지혜:
SAN Roll
기준치: 32/16/6
굴림: 2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두 번째 턴
 
 
백지혜:(끔찍해... 애초에 샤그나 판인지 뭔지, 장기를 털어서 어쩌겠다는 거야. 일전 문에서 본 주의사항을 떠올린다. 서랍은 함부러 열지 말라고... 그리고 기분을 나쁘게 만들지도 말랬지. 그게 누군진 모르겠지만... 그거야 카지노 측 입장이지 난 아니다. 서랍으로 향합니다.)
 
 
백지혜:
은밀행동
기준치: 45/22/9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한 칸짜리 검은 원목 서랍입니다.
 
 
서랍 위에 놓인 화병에는 장미가 꽂혀있고, 서랍의 문은 굳게 잠겨 있습니다. 열쇠가 필요할 거 같아요!
 
 
백지혜:(우선 화병부터 살펴봅니다. 장미를 빼고 그 안을 들여다 본다거나.)
 
 
장미는 조화입니다. 아래는 가짜 흙으로 메워져 있어 파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 손재주판정이 가능합니다. 해당 판정은 성공할 때까지 도전해도 1회의 행동으로 계산합니다.
 
 
백지혜:
손놀림
기준치: 10/5/2
굴림: 38
판정결과: 실패
 
 
다시 파보자!!
 
 
백지혜:
손놀림
기준치: 10/5/2
굴림: 55
판정결과: 실패
 
 
다시................?
 
 
백지혜:
손놀림
기준치: 10/5/2
굴림: 31
판정결과: 실패
 
 
음.
 
 
흠...............
 
 
한번더?
 
 
백지혜:
손놀림
기준치: 10/5/2
굴림: 37
판정결과: 실패
 
 
마지막...??
 
 
백지혜:
손놀림
기준치: 10/5/2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흙이 너무 단단해용. 확인하려면 화병을 깨트리는 수 밖에...
 
 
 
: 깨트리면 행동 1회를 추가로 사용합니다...
 
아니면 은밀행동 근력 연속 성공으로!?
 
 
백지혜:
은밀행동
기준치: 45/22/9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근력
기준치: 40/20/8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하........깨트립니다...)
 
 
쨍그랑!
 
 
안에서 흰색 구슬을 발견합니다. 광철의 목에 걸린 것과 비슷하게 생겼어요.
 
 
 
헨리: 지금 뭐 하는 거죠? 조용히 해주시면 좋겠네요.
 
 
백지혜:손이 미끄러 졌습니다. (구슬을 발로 밟는다.)
 
 
 
헨리: 예. 그렇겠죠. 네. (의심!)
 
 
두 번째 펄 클로버가 부서졌습니다. 남은 건 2개! (광철 목을 포함해서...)
 
 
백지혜:(곧장 서랍으로 간다. 열지 말지 고민... )
 
(흠........비상시엔 열어도 되는 게 아닐까? 벽에서 주운 열쇠 넣고 돌려본다.)
 
 
열쇠가 돌아가며 열린 깔끔한 서랍 내부에는 붉은색 잡지가 가지런히 비치되어 있습니다.
 
 
제목은 가장 즐거운 요리 시간입니다.
 
 
읽어볼까요?
 
 
백지혜:............ (읽어봅니다.)
 
 
다음 페이지는 뭉텅이로 찢어져서 없습니다.
 
 
백지혜:
지능
기준치: 75/37/15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맛있는 조미료가 뭘까?
 
 
모르겠당.
 
 
백지혜:(그래도 장기 갖다 요리한다는 건 알겠다. 매스컴에 올리겠어... 비싼 변호사를 선임하게 해주겠어...)
 
 
매스컴에 올리겠다고 다짐하는 순간, 두 번째 게임이 끝이 납니다.
 
 
 
헨리: 제가 이겼습니다.
 
 
오광철:아깝다. 이번엔 이길 거 같았는데.
 
 
카드가 테이블 위로 쏟아집니다. 이어 아쉬운 듯한 목소리도 들립니다.
 
 
 
헨리: 하하, 저도 조금 위험했어요. 이번엔 간이랑 폐로 하겠습니다.
 
 
헨리는 그대로 손을 뻗어 광철의 뱃속을 헤집습니다.
 
 
제 자리에 있어야할 것을 강제로 뜯어내는 소리는 소름끼치기 짝이 없습니다.
 
 
백지혜:
SAN Roll
기준치: 32/16/6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피곤해서 그런가. 슬슬 환각이 보이는 거 같습니다.
 
 
광철의 배 속에는 분홍색 풍선들이 가득해요! 열린 배를 가득 채우는 풍선이 소름끼치면서도 나름 귀여운 거 같기도 합니다.
 
 
 
세 번째 턴
 
 
백지혜:(테이블 쪽을 한참 바라보다 시선을 뗀다. 남은 구슬은 본인이 소유하고 있겠지. 라디오, 화병, 오광철이 앉아있는 자리와 딜러의 자리까지 고려하면 일기에서 읽은 7 모양이 완성된다. 그럼 구슬을 다 깨트려 결계가 사라지면. 광철의 상태는...? 그보다 광철이 이겨서 장기를 되찾도록 해야 해... 정문 쪽으로 이동한다.)
 
 
정문 근처로 이동합니다. 지금이라도 혼자 도망칠 수 있어요! 화이팅!
 
 
백지혜:.................음. (주의문구라도 있을줄... 풍선 2로 향한다.)
 
 
백지혜:
은밀행동
기준치: 45/22/9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사람 빠진 풍선. 아니 사람이, 잠시 움직였던 것 같은데 기분 탓이겠죠?
 
 
백지혜: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바지 주머니에서 손바닥만한 노트를 발견합니다.
 
 
아무렇게나 휘갈겨 쓴 글씨입니다.
 
 
얼핏 봐선 잘 모르겠지만 뭔가 사기를 치려 했던 것 같은데, 시도하지도 못하고 죽어버린 것 같군요.
 
 
백지혜:(사기꾼! 카드에 흠집을 내서 로얄 스트레이트 플러쉬를 내겠다고... 그 카드는 어딨는데? 풍선 1 쪽으로 향한다.)
 
 
백지혜:
은밀행동
기준치: 45/22/9
굴림: 58
판정결과: 실패
 
앗.
 
 
이동하려는 순간, 게임 한 판이 또 끝이 납니다.
 
 
 
헨리: 이번에도 제가 이겼군요.
 
 
오광철:그러게. 이번엔 뭐 가져갈래?
 
 
일상적인 톤의 대화가 지나가고, 헨리는 고민하듯 배 안에 손을 넣어 무언가를 찾는 것처럼 뒤적거립니다.
 
 
오광철:윽, 으으... 누가 배 속을 만지는 거 기분 별로야... 싫어.
 
 
듣기 거북한 소리가 수십 초간 이어집니다.
 
 
 
헨리: 조금만 참으세요. 가져가는 것도, 일이네요!
 
 
이어서 헨리가 길쭉한 것을 강제로 잡아뺍니다. 피 한 방울 흐르지 않는 선명한 분홍색 풍선이 줄줄이 뽑혀나옵니다.
 
 
한참동안이나 끌려나오던 것이 무언가에 걸린듯 나오지 않자, 힘을 주어 그것도 함께 뜯어냅니다.
 
 
불쾌한 감각에 광철의 미간이 좁아집니다.
 
 
백지혜:
SAN Roll
기준치: 31/15/6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응?
 
 
풍선테라피 효과 대박
 
 
 
네 번째 턴
 
 
백지혜:(오광철한테 다가간다.) 이길 수 있으시다면서요...!
 
 
오광철:어, 으음... 할 수 있을 거 같아. 괜찮아. 아직 두 판 남았어.
 
 
백지혜:(두 판 안에 죽는 거구나. 광철의 패를 볼 수 있나요?)
 
 
은밀행동으로 봐보자!
 
 
백지혜:
은밀행동
기준치: 45/22/9
굴림: 1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카드의 상태는... 음. 그냥 스트레이트인가.
 
 
나쁘진 않지만, 좋지도...
 
 
백지혜:.......... (풍선1 쪽으로 간다.)
 
 
백지혜:
은밀행동
기준치: 45/22/9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더헉.
 
 
백지혜:(ㅠㅠ)
 
 
헨리가 불쾌한 듯 헛기침을 합니다...
 
 
풍선 1은... 바람 빠진 풍선, 아니... 실수, 인간입니다. 시체라고 해야 하나요?
 
 
자세히 보고 싶진 않습니다만...
 
 
백지혜:
관찰력
기준치: 55/27/11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풍선 인간 1의 겉옷 주머니에서 배터리가 다 된 스마트폰을 발견합니다.
 
 
켜지진... 않네요.
 
 
백지혜:... (뗀석기로 쓰자. 챙깁니다. 그리고 헨리 뒤로 갈게요.)
 
 
백지혜:
은밀행동
기준치: 45/22/9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헨리의 뒤로 이동한 순간, 게임 한 판은 또 끝이 납니다.
 
 
 
헨리: 광철 님, 괜찮습니까? 한 번만 더 지면 끝인데요.
 
 
이젠 이기는 것도 지겹다는 듯, 카드를 대충 내던집니다.
 
 
 
헨리: 나머지 오른쪽 눈과 위를 가져가겠습니다. 눈 정도는 직접 뽑을 수 있으시죠?
 
 
오광철:응. 할 수 있어. 그 정도는.
 
 
잠깐 사이에, 광철은 남은 눈에 손을 뻗어 힘을 줍니다.
 
 
뿌득, 소리와 함께 동그란 풍선이 딸려나오고 동시에 헨리는 어렵지 않게 광철의 몸에서 제 것을 가져갑니다.
 
 
휑하게 비어가는 광철의 안으로 조명이 고입니다.
 
 
오광철:으음... 앞이 보이지 않아. 눈이 다 뽑혔으니 당연한 일이지만.
 
 
백지혜:그럼 겜블을 어떻게 해요!!!
 
SAN Roll
기준치: 31/15/6
굴림: 67
판정결과: 실패
 
 
오광철:감으로, 어떻게든?
 
 
 
마지막 턴
 
 
백지혜:(다시 헨리 뒤로 갑니다.)
 
 
이미 헨리 뒤쪽에 있어요! 어떻게 할까요?
 
 
백지혜:(...................패를 볼게요)
 
 
인기척을 느끼고 헨리가 뒤돌아봅니다.
 
 
백지혜:서프라이즈.
 
 
 
헨리:저기요. 방해하면 곤란합니다.
 
 
백지혜:지루하신 것 같아서요.
 
 
 
헨리:아뇨. 지루할 리가요! 혹시 심심한 거라면 광철 님과의 갬블을 금방 끝낸 뒤 손님도 놀아드릴 테니 얌전히 있어 주세요. 제발.
 
 
백지혜:(다시 풍선2 쪽으로 가서 잘 뒤져봅니다. 카드 내놔.)
 
 
풍선이 칼집을 내놓은 카드는 이미 헨리와 광철이 들고 있는 패 사이에 섞여있을 텐데도?
 
 
백지혜:(아 진짜?)
 
 
진짜!
 
 
백지혜:(그럼 오광철한테 갑니다.)
 
 
백지혜:
은밀행동
기준치: 45/22/9
굴림: 2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안 들키고 광철의 옆으로 왔습니다!
 
 
백지혜:(아 근데 눈이 없잖아!!!)
 
 
오광철:옆에 누구 있어?
 
 
백지혜:(광철의 목에 걸린 진부 목걸이를 빼내 든다.) ...헨리 씨, 당장 게임을 멈춰주십시오.
 
 
 
헨리: 잠깐. 그 목걸이는 어떻게 알고...
 
멈추시죠. 목걸이가 고장나봤자 당신에게 좋을 거 없습니다.
 
 
백지혜:그대로 둔다고 해도 좋은 일 안 일어날 거, 적힌대로 복수는 하고 가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여럿 등처먹고 다니셨나본데...
 
아니면 지금이라도 저랑 거래하시죠. 이 구슬 돌려드릴테니, 광철의 장기도 돌려주세요. 배도 닫아주시고요.
 
 
 
헨리: 하, 하하... 아뇨. 아니요! 당신은 어떻게 해도 날 이길 수 없습니다!
 
그래, 그 구슬은 처음부터 그 녀석의 것이 아니었어! 내가, 교주이자 반신(半神)인 내가 그 녀석에게 심어놓았던 거다! 이제 와 네 녀석이 거래하자고 할 물건이 아냐!
 
하하... 후. (다시 심호흡한다. 진정.) 거래는 못 들은 것으로 하겠습니다. 어차피 이대로 가면 나의 승리일 게 뻔하니.
 
 
백지혜:...알겠습니다. 이 구슬을 어디서, 어떻게 얻어내는 건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번만큼은 뜻대로 둘 수 없어요. (그대로 구슬을 바닥으로 떨어트려 깨트린다.) 부디 다신 못 구하는 물건이라면 좋겠습니다. 저 혼자 절망하지 않도록.
 
 
펄 클로버가 떨어져 깨짐과 동시에 열려있던 배가 닫힙니다.
 
 
여태 쌓인 승리와 갬블에 대한 갈망이 모두 사라지고, 제정신으로 돌아온 광철은...
 
 
오광철:아, 윽... 으.
 
 
여태껏의 고통이 한 번에 찾아왔는지, 배를 잡고 책상 위로 주저앉습니다
 
 
 
헨리: 이 자식이...!! 감히 바쳐야 할 식사를!
 
그렇다면 날 진심으로 절망시켜봐라, 증명해라! 한낱 인간이 신의 가호를 받는 이 몸에게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디 뽑아봐! 마지막 도박을 해보자고!
 
 
곧게 뻗은 그의 손가락이, 당신의 배를 가리키다가... 그대로 허공을 가르는 듯 가볍게 위에서 아래로 움직입니다.
 
 
날카롭지도 않은 손짓임에도 불구하고 섬뜩한 기분이 듭니다.
 
 
 
헨리: 찾고 있을 거 아냐? 저 녀석의 장기. 지금은 멀쩡해보여도 이대로 나가면 죽어버릴걸.
 
그러니까, 당신의 것까지 한 번에 걸어.
 
당신이 이긴다면 내 구슬까지 주지. 광철의 장기도 무사히 돌려주겠다.
 
하지만 당신도 전부 걸어야 할거야. 패배한다면, 당신 역시 사이드 디쉬로 그 분께 바치겠어.
 
 
헨리는 미친 사람처럼 한참을 웃더니 카드를 뒤섞고 테이블 위에 흩뿌립니다.
 
 
수 많은 카드들이 신경쇠약마냥 낱낱이 등을 보이고 배치됩니다.
 
 
핏발 선 두 눈이 추악한 빛으로 번들거리며 당신을 노려봅니다. 그 눈에 두려움은 없습니다.
 
 
스스로가 질 거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 듯 하네요.
 
 
 
헨리: 겁난다면 지금 당장 여기서 꺼져라.
 
 
오광철:... 형. 안 하는 게, 좋을 거 같은데... 그냥 가. 나 신경 쓰지 말고.
 
 
백지혜:(확실히 이대로 나가면 죽어버리겠지. 더는 손 쓸 방도가 없을 거 같아서, 그가 죽더라도 도박 때문에 시체도 못 건지는 상황만큼은 피하고 싶어 내던진 수였다. 고작 사람 하나 믿는다고 이길 거라 안심할 수 있는 곳도 아니었고, 애초에 누군가를 믿어선 안 될 곳이 이곳 아니던가. 그의 어깨를 감싸안곤 머리카락 위로 입 맞춘다.) 조금만 참아주세요, 광철.
 
하겠습니다. 엄청난 부채를 떠안고 살 바에 나란히 접시에 담기는 게 나을 것 같군요.
 
 
자, 백지혜.
 
 
7장의 포커 중에서 같은 모양의 [A],[K], [Q], [J], [10] 만 있으면 이 지긋지긋한 카지노에서 빠져나올 수 있어요!
 
 
극악의 확률이라고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하지만 신에게 대적하는 방법을, 당신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영악한 인간만이 일으킬 수 있는 기적입니다.
 
 
 
그럼, 니케가 함께하길!
 
 
백지혜:(카드 뒷면을 면밀히 살펴본다. 칼집이 나 있는 카드로 로얄 스트레이트 플러쉬...)
 
 
같은 칼자국이 난 카드 5장을 발견합니다. 이대로 뽑을까요?
 
 
백지혜:(뽑습니다.)
 
 
칼집이 난 5장을 포함, 7장의 카드를 뽑고 하나씩 뒤집습니다.
 
 
첫 번째 카드, K 하트.
 
 
다음, A 하트.
 
 
Q 하트까지 뒤집는 백지혜의 손길에서 망설임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헨리의 눈가가 기이하게 일그러집니다.
 
 
그 다음, J 하트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10 하트.
 
 
 
 
잠시간의 정적.
 
 
 
헨리: ... 이건,
 
 
오광철:성공했어?
 
 
광철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립니다.
 
 
백지혜:...물론이죠.
 
 
뽑힌 카드는, 명백하게 로얄 스트레이트 플러시.
 
 
 
헨리: 그, 그럴 리가 없어. 어떻게!!
 
 
헨리는 괴성을 지르며 무너져내립니다. 나머지 두 장을 굳이 뒤집지 않아도 승패는 결정되었습니다.
 
 
당신의 승리입니다.
 
 
 
헨리: 어떻게! 인간 따위가! 어떻게!
 
 
그가 행운을 맹신하지 않았더라면, 적어도 딜러의 기본 소양을 숙지하고 있었다면 바뀐 카드를 알아차릴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는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알지 못한 채로, 광철과 몇 번이고 게임을 했습니다.
 
 
이것은 그의 행운이 스스로를 옭아맨 격이 되겠네요.
 
 
초심자의 사기에 당하는 딜러라니... 우스운 꼴입니다.
 
 
패배한 자의 비명은 싸움에서 진 짐승보다 처량합니다.
 
 
분노에 찬 외침은 점점 흐느끼는 울음 소리에 가깝게 물들어갑니다.
 
 
헨리는 분명히 겁에 질려있습니다. 그는 지혜와 광철이 듣지 못하는 어떤 말을 듣고 있습니다.
 
 
 
헨리: 아, 아아아... 잘못했습니다, 위대하신 나의...여!
 
네, 네, 죄송합니다, 이번 끼니에는 드릴 수 없지만, 저, 저녁, 아니 내, 내일은 꼭 최고의 메인 디쉬를...!!
 
네... 네? 네?? 저를? 안, 돼! 안돼!!
 
제발, 제발... 이 실수는 반드시 만회할테니, 제발...!
 
 
승리에 대한 욕망에 젖어있던 건 헨리 맥콰이어도 마찬가지입니다.
 
 
펄 클로버에 지배당하던 오광철이 그들이 부르는 맛있는 메인디쉬라면 아마, 그도 크게 다르지 않겠죠.
 
 
남자는 조금씩 얄팍해집니다.
 
 
절박함으로 가득찬 얼굴이, 가여울 정도로 떨리는 몸이, 도움을 요청하듯 둘이 있는 방향으로 뻗은 손이, 유려하게 카드를 다루고 피아노를 연주하던 손 끝이...
 
 
이내 내용물을 먹어치운 팩 음료수 마냥 쪼그라들고 접힙니다.
 
 
가느다란 목소리가 끊기자 남은 것은 테이블 위의 주인을 잃은 카드들과, 특별한 행운으로 그 남자가 축적한 수북한 칩입니다.
 
 
애초에 인간에게 이런 행운이 가당키나 했나요?
 
 
니케는 승자에게 미소를 지어보일지언정 승리의 주인을 정하지 않습니다. 운명은 직접 개척하는 거예요. 운도 마찬가지죠!
 
 
광철의 몸도 돌아왔겠다, 전리품인 칩을 챙깁시다. 환전하면 두둑하게 한 몫 하겠어요!
 
 
당당하게 VIP실의 정문을 열고 나오면, 여기에 이렇게 오래 있었는지 알 수 있을리가 없는 어리둥절한 표정의 사람들이 배를 긁적이며 이 쪽을 쳐다봅니다.
 
 
아무래도 카지노의 결계가 완전히 파훼된 것 같군요. 카지노의 수 많은 사람들이 당신 덕분에 자유가 되었어요.
 
 
백지혜! 사기치고 영웅이 된 소감은 어떤가요?
 
 
백지혜:음, 보기 흉해라. (두 눈 돌아온 광철의 시야를 한 손으로 가려주고 그대로 걸어나간다.) 이제 잘 아시겠죠? 도박으로 즐거울 일 하나 없답니다. 좋은 교훈으로 삼길 바라요.
 
 
오광철:눈이 돌아오자마자 다시 가려졌어. (하지만 왜 그러는 것인지는 아니까 넘어지지 않도록 지혜 허리를 붙잡은 채 따라 걷는다.) 네에. 도박 안 할래. 재미없어 이제. 너무 많이 했어.
 
 
... 그러고보니 여태 한 끼도 못 먹었군요!
 
 
얻은 칩으로 비싼 거라도 사 먹을까요?
 
 
살아있든, 죽어있든 배는 가득 차있을 수록 좋으니까요!
 
 
재력 +30
 
 
기다림. (GM):와 끝났당 ^_^! 수고하셧어요!!!!
 
 
아름다운 얘기였다:수고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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