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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찌별의 햄찌대장

 

 

 

준비됐으면 백지혜 예쁜짓 ><
 
 
백지혜:
예쁜짓 Roll
기준치: 1/0/0
굴림: 28
판정결과: 실패
 
 
다시해보장
 
 
백지혜:ㅋㅋ
 
예쁜짓 Roll
기준치: 999/499/199
굴림: 5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헤헤
 
 
아구이뻐!
 
 
 
 
 
 
Date 2024.11.08
 
 
 
 
 
 
오늘은 광철과의 데이트가 있는 날입니다.
 
 
아는 사람들을 만나고 올 테니 카페 앞에서 만나자고 약속했던 시간이 한 시간 전.
 
 
전화도 안 받고, 보냈던 카톡에도 1이 그대로 쌓여 있습니다.
 
 
도대체 누굴 만나길래 남편을 이리 오래 기다리게 만드는 걸까요?
 
 
한 시간하고도 5분, 10분... 30분이 지날 즘.
 
 
드디어 멀리서 달려오는 인영이 보입니다.
 
 
무언가에게 쫓기기라도 하는 듯 뒤를 살피며 달려온 광철은 도착하자마자 급히 숨을 고르고
 
 
오광철:나 오다가 길 잃은 사람을 마주치고 공사 중 표지판도 뛰어넘고 야채가게 사장님에게 붙잡혔다 신천지 본진까지 다녀왔어.
 
 
변명을 시작합니다.
 
 
거짓말 같은데? ✨
 
 
백지혜:(거짓말 같은데? ✨)
 
 
오광철:... 진짜야.
 
 
백지혜:솔직하게 말할 기회를 드리죠.
 
 
오광철:길 잃은 사람을 마주치고 표지판 뛰어넘고 야채가게 사장에게 붙잡혀서 신천지까지 다녀온 뒤에 명동도 다녀왔어.
 
 
백지혜:(명동에 신천지가 많구나... 대부분 외국인이라 말도 안 통할텐데 토익 높나.) 늦었다고 화 안 내는 거 아시잖습니까. 그렇게 거창한 변명을 댈 필요 없어요.
 
 
오광철:(이런 걸로 화내지 않는단 건 알고 있지만, 하지만... 눈만 빙빙 돌리다 카페 안으로 꾹꾹 밀어 넣는다.) ... 자세하게 알면 다쳐. 나에게도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어. 아무튼 그런 게 있어.
 
 
백지혜:어어. 저희 아직도 비밀 만드는 사이입니까? 섭섭해요! (반 장난식으로 말하곤 순순히 카페에 밀려 들어간다. 자연스럽게 계산대로 가서 아메리카노...) 뭐 마실래요?
 
 
오광철:형에게 알려주기 싫어. 부끄러워. (지혜를 카페로 밀어 넣은 뒤 주변을 살핀다. 마치 무언가에게 쫓기는 듯... 주변에 아무도 없는걸 확인하면 지혜 곁에서 메뉴판을 뚫어져라 바라보다가.) 나는... 토피넛라떼.
 
 
카페 한쪽에 켜진 텔레비전에서 뉴스가 흘러나옵니다.
 
 
백지혜:부끄럽다고 말하니 더 수상한데요. 아는 사람 만나고 온다더니, 바람이라도 피우셨습니까? (여전히 장난하는 어투... 계산은 늦은 사람의 몫이니 오광철의 지갑을 빼간다. 메뉴가 나오길 기다리며 티비를 흘긋거린다.) 햄스터? 누가 집단 유기라도 한 걸까요.
 
 
오광철:바람은... 아니고. 그냥 옛날 친구들. 잠깐 만나려고 했는데 붙잡히는 바람에... 헉. (........) 방금 한 말은 잊어. 길 잃은 사람과 공사장에서 신천지 간 거 맞아. (지갑 빼가도 군말 없이 바라만 본다. 한 시간 반이나 기다리게 만든 건 미안한 일이 맞으니까...) 그~러게. 나쁜 주인이네~ 나 자리 잡아놓을 테니까 계산하고 와. (햄스터 이야기엔 관심 없는 듯... 빈자리를 찾아 두리번거리다가 구석에 있는 창가 자리로 가 앉는다.)
 
 
백지혜:(이미 다 들었는데 잊으라니... 옛날 친구들과 만난 거 치곤 답지 않게 불안해 보이고, 수상할 정도로 숨기는 모습이며 내내 연락도 없었던 점까지... 생각할수록 이상한 점이 눈에 띈다.) 혹시... 위험한 일이 생긴 건 아니죠? (광철의 옛날 친구들이라면 안 봐도 비디오.) 아... 알겠습니다. (여전히 찝찝하게 타운터에서 대기...)
 
 
오광철:(잊어! 이마 콕. 누른다.) 음... 아냐. 위험하진 않은데 잘못하면 나 평생 형이랑 못 만날 수도 있어서. (자리에 앉아 다리 까딱거리다가 가방만 내려놓고 다시 일어난다.) 나 화장실 다녀올래. 나오면 먼저 앉아서 마시고 있어.
 
 
카운터에 서서 나오길 기다리고 있으면 여학생 몇 명이 음료를 고르며 나누는 대화가 들립니다.
 
 
백지혜:(그게 위험 한 게 아니라고?)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2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똑똑한 햄스터들이다...
 
 
백지혜:(말이 되나...)
 
 
광철의 조금 위험한 친구들. 그리고 똑똑한 햄스터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아메리카노와 토피넛라떼가 준비됩니다.
 
 
백지혜:(음료 두 잔을 들고 창가 자리로 이동한다.)
 
 
음료를 챙겨 자리로 돌아오면 곧 누군가가 백지혜를 부릅니다.
 
 
 
???: 지혜 님! 지혜 님!!
 
 
광철의 목소리는 아닌데... 누굴까요?
 
 
백지혜:음? (날 저렇게 부르는 사람은 은행 직원이랑 보이스 피싱 뿐인데. 고개를 돌려 목소리의 주인을 찾아본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면, 말하는 햄스터 12마리가 발치에서 폴짝폴짝 뛰고 있습니다.
 
 
귀여워요? 아님 무서워요?
 
 
백지혜:(무슨 종이에요?)
 
 
종은 모르겠고 광철이랑 비슷한 색상에 한 손에 3마리 정도 올라오는 사이즈예요
 
 
백지혜:(푸딩이다. 그런 귀여워요.)
 
 
그럼 이성회복 1D3~
 
 
백지혜:3
 
 
귀여운 햄스터를 보고 있으면 무리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녀석이 폴짝이며 테이블까지 올라와 말을 거네요.
 
 
곽형식:큼큼, 안녕하세요 지혜 님! 저는 임시 햄찌대장 곽형식입니다!
 
저희의 대장인 광철 님을 찾으러 왔습니다!!!!!!
 
 
박팔수:광철 님은 해씨나라의 햄찌대장이에찍. 그런데 인간이 되었다고 저희를 두고 떠나버렸찍! 찍적으로 말이 안 됩니찍!!!
 
 
복일아:이 늙은이가 어미에게 받아 1년을 키웠는데... 날 때부터 함께였는데 사랑이 뭐라고 가족 같은 저흴 두고 지구로 가버리셨는지... 흑흑.
 
 
햄스터들이 애달프게 지혜를 향해 찍찍거립니다.
 
 
 
: 광철이 돌아오기 전까지 햄스터들과 대화가 가능합니다!
 
 
백지혜:와~ 몰래 카메라가 수준급인데요? (햄쮜들 손으로 콕 누름 ㅠㅜ 물어요?)
 
 
곽형식:아, 아잇 지혜 님! 너무 누르지 마십쇼!!
 
 
백지혜:(만질만질만질)
 
 
곽형식:저희 이래보여도 나름 햄찌나라에서 읍 으으읍
 
저희!! 엄선된 신의 음료 햄타르를 마신 햄스터들입니다! 햄스터보다 고능한 지능을 가진 햄스터입니다!!
 
 
백지혜:햄타르... (넥타르? 여전히 만질거리며 뒤집어보고 입을 벌려보기도 한다. 마이크는 어디에 붙어있는 거지.) 원래 결혼하면 집 떠나서 새시작 하는 겁니다~
 
 
곽형식:꺄아아악 먹지 마십쇼!!! (손에서 벗어나 테이블 위에 착지한다. 당연히 마이크 같은 건 없고, 물지도 않는다.)
 
 
복일아:결혼하면 새시작하는 건 알지만... 하지만 햄찌나라엔 대장이 필요합니다...
 
 
백지혜:형식이가 하면 되겠네. (이제 복일이 쓰다듬음)
 
 
복일아:안 됩니다. 형식이 녀석은 광철 님보다 나약해가지고. 게다가 밍 님이 가장 아끼는 햄스터가 광철님이라 저흰 해봤자 임시가 답니다요.
 
그보다 이 나이 먹고 쓰다듬 받는 것도 참... 허허.
 
 
백지혜:밍 님은 또 누굽니까? (애는 좋은가보네... 계속 쓰다듬는다.) 햄스터들이랑 이런 대화를 하는 것도 웃기지만... (진짜 어떻게 말하는 거지.) 자립성을 길러 스스로 대장을 뽑도록 하세요. 광철은 저랑 살 겁니다.
 
 
복일아:밍 님은 우리 햄찌나라를 굽어살피는 위대한 분이시죠... (노곤노곤... 퍼진다.) 하지만 광철 님이 없어 저희 햄찌나라는 지금 멸망 직전의 위기에 처해버리고 말았는데 어떻게 자비를, 좀...
 
 
박팔수:부탁해찍! 우리 나라의 부와 명성을 돌려줘찍!
 
 
백지혜:광철 하나 없다고 멸망할 나라라면... (망하는 게 맞지.) 그냥 이 김에 여기로 이주하세요 그럼.
 
 
복일아:그것도 나쁘진 않다만... 햄찌나라에 두고 온 동포들이 있어가지고.
 
 
대화 도중, 햄스터들은 귀를 쫑긋거리며 다급히 물러납니다.
 
 
곽형식:광철 님이 돌아오신다! 다들 철수!!!
 
 
박팔수:우릴 만난 건 광철 님에게 비밀로 해주세찍!
 
 
12마리의 햄스터가 테이블 위에서 우르르 뛰어내리고
 
 
바통터치하듯 광철이 자리로 돌아옵니다.
 
 
백지혜:(털... 털날려.)
 
 
오광철:(햄스터 털이다.........) 오래 기다렸어?
 
 
백지혜:아닙니다. 시간 가는 줄 몰랐네요.
 
 
오광철:음... 그럼 됐어.
 
 
광철이 자리에 앉으며 옆에 세워둔 가방이 바닥으로 엎어집니다.
 
 
주워주고자 고개를 숙이면...
 
 
아. 가방 안에 있는 이거... 해바라기 씨다...
 
 
백지혜:어...
 
 
심지어 그 옆에선 아기 햄스터 한 마리가 아련하게 백지혜를 올려다보며 눈물을 글썽입니다.
 
 
창밖에 형식이 찍찍거리며 돌아다니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애를 놓친 모양이에요.
 
 
그러거나 말거나 광철은 자기 앞에 놓인 토피넛 라떼를 홀짝입니다.
 
 
백지혜:어어...
 
 
오광철:왜? 무슨 일 있어?
 
 
백지혜:(애기햄쥐 어트케...)
 
(주워서 주머니에 넣을래요)
 
 
아기쥐는 백지혜 주머니에 쏙 들어가 몸을 숨깁니다!
 
 
잠시 불안한 듯 찍찍거리다가 금방 잠들어요.
 
 
백지혜:(바보쥐. 너 납치당한 거야.)
 
그나저나 광철... 햄스터 입니까?
 
 
오광철:..... 응? 내가? 나 사람인데? 160cm 햄스터 본 적 있어?
 
 
백지혜:그렇죠? (아메리카노를 홀짝...) 광철파 분들이 처리가 많이 그리운가봅니다. 햄스터까지 데려다가 쇼를 펼치시네.
 
 
오광철:햄스터들 왔었어? (불만스러운 듯 빨대로 음료수 잔을 휘적거린다.) 아... 몰라, 귀찮아. 왜 자꾸 데려가려고 하는 거야. 내가 형이랑 살겠다는데. (광철파가? 햄스터가?)
 
 
백지혜:(지금 주머니에도 한 마리 있어...) 나라가 멸망할 정도라는데요... 뭐, 그거야 햄스터들 사정이죠. (자신과 있겠다는 답변이 흡족스러워 생긋 웃는다.) 그거 맛있습니까?
 
 
오광철:진짜? 나라가 멸망할 정도래? (빨대 휘적이던 손이 멈춘다. 끙하는 소리를 잠시 내다가 한숨과 함께 음료수 잔을 지혜 쪽으로 밀어준다.) 응. 나 이거 좋아해. 한 입 마실래?
 
 
백지혜:...엄살이겠죠? (어? 돌아가고 싶어졌나? 눈매를 좁힌다.) 토피넛도 마침 견과류군요... (잔 들고 한 입 홀짝...)
 
 
오광철:엄살이면 좋겠다. 누군진 모르지만 아무튼 나라가 멸망하면 안 좋을 거 아냐. 누군진 모르지만. 나랑은 관계없지만. (강조!) 견과류인 게 왜? 진짜 내가 햄스터라고 생각하는 거야?
 
 
백지혜:(잔을 다시 오광철 쪽으로 밀어둔다.) 아뇨,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그냥... 오늘 하루 이상한 일들이 참 많다 싶어서요~
 
 
오광철:날 햄스터라 생각하는 것만 아니면 됐어. 그냥... 오늘 좀 이상한 꿈꾼다고 생각해. (잔을 다시 받아 음료를 마신다.)
 
 
대화가 어느정도 정리되자, 자리로 누군가가 다가옵니다.
 
 
150 언저리의 작은 체구에, 발목까지 내려오는 긴 코트와 모자
 
 
장갑까지 껴서 온몸 전체를 가린 한 사람이 플라스틱 케이지를 들고 다니고 있습니다.
 
 
허둥지둥하는 모습에 소심하게 쩔쩔매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해요.
 
 
그 사람은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백지혜를 발견하곤 다가와서
 
 
조심스럽게, 아주아주 조심스럽게
 
 
개미만 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밍:저, 저어기.........
 
혹시... 햄스터...
 
햄... 스터어... 보셨... 나요...
 
 
백지혜:...아뇨?
 
 
밍:....... 진짜?
 
 
백지혜:진짜.
 
 
밍:네에에........... 죄송합니다... 즈, 즐거운... 데이트되세요...........
 
 
수상한 사람이 카페를 떠납니다.
 
 
광철은 잠시 수상한 사람을 바라보다가 작게 중얼거립니다.
 
 
오광철:햄스터도 다 하고 싶은 게 있으니 가출한 것일 텐데...
 
 
이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리는 이유는 역시 광철이 햄찌대장이라 그런 걸까요?
 
 
백지혜:(광철도 자유를 그리며 가출해서 그래.)
 
 
오광철:(덕분에 형 만나서 기분이 좋아~)
 
 
백지혜:(갑자기 얼굴 잡고 뽀뽀!) 이제 뭐 할까요?
 
 
오광철:(뽀뽀!) 음... 뭐 하지. 하고 싶은 거 있어? 난 이대로 집에 가도 괜찮고, 좀 더 돌아다녀도 좋고. 형이 원하는 대로 따를래.
 
 
백지혜:기왕 나왔으니 산책이라도 할까요? 오늘 날씨가... (일기예보를 확인한다!)
 
 
오광철:어디로 갈 거야? 공원? 아니면 시내? (어디라도 좋지만...)
 
 
오늘 인천 미추홀구 날씨는 최고 17도 최저 11도로 쌀쌀한 가을 날씨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백지혜:(조금 춥당.) 공원으로 갈
 
까요? 도심엔 햄스터들이 돌아다닌다고 합니다...
 
 
오광철:(추우면 꼭 안아주면 되지! 남은 음료 다 마시고 트레이 위에 빈 잔 올려둔다.) 그럴까? 공원에 비둘기 있으면 좋겠다. 대통령이잖아. 햄스터 나라를 구해줄지도 몰라.
 
 
백지혜:하나 잡아서 햄스터 나라에 데려가라고 하죠. (트레이를 반납함에 두곤 카페를 나선다. 오광철 팔 꼭 잡고 붙어서~)
 
 
오광철:비둘기 잡으려면 준비물이... (팔에 매달린 채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문구점에서 잠자리채 사갈까.) ... 그런데 비둘기가 햄스터 안 먹겠지?
 
 
백지혜:식빵? (머리를 살짝 맞대곤 공원 방향으로 걸어나간다.) 크기가 꽤 커서. 안 먹지 않을까요? 고양이라면 먹겠다만...
 
 
오광철:그럼 가는 길에 마트에서 식빵이랑 잠자리채 사서 갈까? 잡아서 햄찌나라로 보내주자. 멀리멀리. 다시는 나 찾지 말라고... (고양이...) 나 집에 들어가면 다음부턴 몸에 케로베로스 털 바르고 다닐까? 그럼 햄스터들이 고양이 냄새에 무서워서 도망치지 않을까?
 
 
백지혜:...광철... 진짜 햄스터들한테 쫒기셨습니까? (몸을 떼선 시선을 마주한다.) 진짜 햄스터들 나라라는 곳이 걱정되고요? 거기서... 자랐기 때문에?
 
 
오광철:........... 응? 아닌데? 나 아무에게도 안 쫓겼는데? 햄스터 나라 걱정 안 되고 거기서 자라지도 않았어. (시선 피한다...) 나 햄스터 아니야. 진짜로.
 
내가 햄스터면 형은 박쥐야...
 
 
백지혜:정말? (가늘게 뜬 눈으로 응시하다 목 부근에 얼굴을 맡고 킁킁 맡는다. 털동물 냄새는 안 나긴 하는데...) 당연히... 인간이겠죠. 어라, 왜 박쥐입니까? 햄스터는 귀여운 편인데!
 
 
오광철:응. 정마알... (목 간지러워. 끌어안은 채 몸을 움찔거리며 웃는다. 내가 만약 진짜 햄스터래도 매일 형이랑 씻는데 냄새가 날 리가 있나...) 응? 박쥐도 나름 귀여워. 그리고 형은 검은색이고. 박쥐랑 햄스터 둘 다 쥐고...
 
 
백지혜:(이제 더 의심 같은 건 안 하지만 괜히 목에 얼굴을 부비곤 그 위로 입까지 맞춘 후에 떨어진다. 고개 들어 시선을 맞추다 히죽 웃는다.) 확인했으니 믿어드리도록 하죠.
 
그래도 박쥐는 무섭다는 이미지가 있지 않습니까? 드라큘라의 마스코트 격이랄까요.
 
 
오광철:(입 맞춘 곳을 손으로 문지르며 퉁명스런 표정 짓는다. 간지럼 많이 타는 거 알면서 밖에서 이렇게... 복수 겸 코 끝을 살짝 깨문다.) 애초에 믿고 말고 할 것도 없이 나 봤으면 알 거 아냐.
 
무서워? (고개 도리도리.) 그런데 드라큘라의 마스코트라는 점도 형과 어울려. 봐봐. 이거. (방금까지 문지르던 목 부분을 가리긴다.) 걔네 피 이렇게 마시잖아.
 
 
백지혜:앗. (물린 코 끝을 손으로 막으며 고개를 뺀다. 곧 작게 키득거리며 다시 붙어 허리에 팔을 두른다.) 알지만... 아무래도 이상한 일이 있었다보니. 조금 혼란스러웠나 봅니다.
 
(목 부근을 가만 바라보다 손을 올려 손가락으로 슥 훑는다.) 붉어진 건 광철이 문질러서 그런 것 같은데... 에이, 전 다르죠. 사랑이 담긴 행위였다는 점에서?
 
 
오광철:아무리 혼란스럽다고 해도 그렇지. 사람을 어떻게 햄스터로 착각해. 산책 끝나고 집 가면 좀 자. 내가 보기에 형 피곤해서 헛소리하는 거야. (허리에 두른 손을 당겨 더 꽉 품에 들어오게 한다.)
 
문지를 이유를 제공한 건 형이잖아. 아무튼, 형 탓이야... (손길이 닿으면 다시 몸을 약하게 떤다.) 그중에 하나쯤은 상대를 사랑해서 피를 마신 사람이 있었을걸. 흡혈귀에게 물린 사람은 따라 흡혈귀가 된다는 말도 있고... (그럼 난 지금 형과 같은 종이 된 건가? 인간에서 박쥐로.)
 
 
백지혜:처리랑 놀려고 일부러 커피도 마셨는데! (하지만... 확실히 피곤한 걸지도 모른다. 어쩌면 햄스터가 말을 한 것도 착각이었을지도 모르지... 품에 더 안겨 볼에 여러번 입 맞춘다.)
 
...뭐 어떻습니까. 어차피 이렇게 붙어있으면 저만 볼 수 있을텐데. (눈웃음 지으며 손을 거둔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어서 무는 건 좀, 이기적이지 않나 싶군요. 어쨋거나 뱀파이어는 박해받는 존재였잖습니까. 광철이라면 별로 상관없어 할 테니 물겠지만. (오히려 좋아할지도...)
 
날이 점점 어두워지는군요. 이만 들어갈까요?
 
 
오광철:그거 나랑 놀려고 마셨던 거야? 그럼 조금만 자고 밤에 일어나서 놀자. 마침 혼자 가야 하는 곳도 있었으니 돌아오면 깨울게. (갔다 와서 피곤하면 곁에서 같이 잘 지도 모르지만...)
 
그럼 앞으로 자국 남을 때마다 책임지고 형이 옆에 딱 붙어줘. 가려서 형만 보이게 만들어줘~ (그게 이기적인가? 고개를 기울인다. 생각한 대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기 위해 물리는 거. 꽤 낭만적인 일이라고 생각해 이쪽은 좋아하는 소재이다. 만약 백지혜가 뱀파이어가 된다면 직접 자고 있을 때 그 송곳니에 자신의 팔을 집어넣겠지.) 응. 나는 상관없으니까 물어줘. 꼭 물고 동족으로 만들어줘야 해.
 
 
그렇게 가야 할 곳이 있다는 광철과 공원에서 헤어집니다.
 
 
천천히 걸어서 집에 거의 다 도착했을 즘,
 
 
발목- 정확히는 신발 뒷부분을 붙잡고 늘어지는 작은 무게감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 아래를 내려다보면...
 
 
신발을 붙잡고 늘어지는 것은 여러 마리의 햄스터들입니다.
 
 
피곤해서 본 환상 같은 게 아니었네요.
 
 
햄스터들은 다급한 듯한 목소리로 찍찍거립니다.
 
 
곽형식:지혜 님! 지혜 님! 도와주세요!! 광철 님이 잡혀갔어요!!
 
 
복일아:도와준다면 이 늙은이, 죽을 때까지 지혜 님을 향한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일평생 모아놓은 해바라기씨도 드릴 수 있으니 부디...
 
 
백지혜:어?
 
 
박팔수:작은 인간이 팔을 붙잡더니 골목으로 끌고갔찍! 우리끼리는 어려울 거 같아서 어디로 가는지만 확인하고 돌아왔찍!
 
 
백지혜:(필요없어)
 
 
애걸복걸. 귀여운 외모까지 동원해 햄스터들은 지혜를 설득합니다.
 
 
어떡할까요?
 
 
백지혜:어떡하지... 광철은 작은 인간한테 잡혀갈 정도로 약하지 않은데요. 혹시 거짓말?
 
 
박팔수:거짓말이 아니다찍!! 광철 님이 위험해찍!!!!!
 
 
백지혜:진짜로?
 
 
박팔수:내 밀웜을 걸고 진짜야찍!
 
 
백지혜:(걸지마)
 
 
곽형식:팔수... 밀웜까지 걸어도 돼? 해바라기씨 정도로 타협하는 게...
 
 
박팔수:아몰라찍!!! 진짜니까 거는거다찍!!!
 
 
백지혜:(광철에게 전화를 걸어봅니다...) 뭘 재고 있어 이 햄스터들...
 
 
전화기가 꺼져있어 음성사서함으로...
 
 
안 받네요...
 
 
백지혜:으음... 어디로... 갔는데요?
 
 
곽형식:아! 그건 저희가 안내하겠습니다! 따라오세요!
 
 
백지혜:(애네 안고 내가 뛰는 게 빠를 거 같은데... 일단 따라갑니다.)
 
 
앞서가는 햄스터들을 따라 좁은 골목길로 들어갑니다.
 
 
곽형식:이쪽이에요 지혜 님!
 
 
햄스터들은 골목을 굽이굽이 돌고 담벼락 아래를 수월히 넘어갑니다.
 
 
햄스터들이 다니는 길은 인간인 지혜가 따라가기엔 적합하지 않습니다.
 
 
앗, 눈앞에 작은 구멍이...!!!
 
 
백지혜:
크기
기준치: 55/27/11
굴림: 59
판정결과: 실패
 
 
휴~ 오늘 점심밥을 조금만 더 먹었으면 분명 끼고 말았을 겁니다
 
 
옆에서 햄스터들이 '지혜 님이 말라서 다행이에요!' 하고 소리칩니다.
 
 
백지혜:(안기뻐)
 
 
곽형식:(기뻐해주세요!!!)
 
 
백지혜:와아...
 
 
곽형식:(만족~)
 
 
이번엔 높은 담벼락이 앞을 가로막습니다.
 
 
햄스터들은 아래에 난 틈으로 빠져나갔지만, 당신에겐 무리예요!
 
 
백지혜:
도약
기준치: 20/10/4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담벼락을 기어 올라가다 미끄러집니다.
 
 
쿵! 바닥에 한 번 떨어진 뒤 재시도해서 겨우 넘어갑니다. 체력 -1
 
 
─그렇게 한참을 달리고 달려
 
 
작은 원룸촌의 건물 앞에 도착합니다.
 
 
3층까지 솟은 낡은 건물.
 
 
우편함에는 고지서나 잡지 따위가 아무렇게 꾸겨 넣어져 있습니다.
 
 
안은 너무나도 조용해서, 이런 곳에 사람이 살까 싶습니다.
 
 
그리고 한 건물의 입구. 익숙한 신발 한 짝이 보입니다.
 
 
백지혜:... (허리를 두드리며 신발을 확인해 본다.)
 
 
며칠 전에 같이 맞춘 운동화입니다. 오늘 광철도 이걸 신고 나왔었죠...
 
 
백지혜:(진짜 광철이... 납치를? 경찰에 신고해도 돼?)
 
 
진짜?
 
 
해도 돼~
 
 
백지혜:(....대신 은서한테 신고할게요.)
 
(건물로 들어간다...)
 
 
은서는 약 30분 뒤 도착합니다... (리얼타임아님)
 
 
건물 내부로 들어가면 가방 안의 물건들, 반대쪽 신발 한 짝, 전원이 꺼진 휴대전화와 둘이 같이 맞췄던 반지 등등...
 
 
광철의 소지품들이 계단을 따라 위층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끌려가며 열심히 반항한 모양이에요
 
 
곽형식:수상한 사람은 이 건물 3층으로 광철 님을 끌고 간 뒤에 다시 나왔습니다! 저희는 여기서 망을 보다 사람이 오면 알릴 테니 지혜 님은 올라가 광철 님을 구해주세요!!
 
 
백지혜:(이... 이 정도로 저항을 했는데 실패했다고.) 우선.. 알겠습니다. (3층으로 올라간다.)
 
 
햄스터들의 말대로 소지품은 302호 앞에 끊겨 있습니다.
 
 
백지혜:(여..여긴가? 문을 열어본다.)
 
 
문은 잠기지 않아 쉽게 열립니다. 안엔 아무도 없는 모양입니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것은 커다란 실험관 입니다.
 
 
오묘한 푸른색의 물이 희미하게 빛납니다.
 
 
기포가 부글부글 올라오는 안에 잠들듯 조용히 오광철이 잠겨있습니다.
 
 
백지혜:
SAN Roll
기준치: 40/20/8
굴림: 68
판정결과: 실패
 
 
주변을 둘러보면 원룸은 좁고 커튼이 드리워져 어두우며, 어쩐지 생활적인 물건은 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가스레인지 위에는 먼지가 고스란히 내려앉아 있고, 이름을 모를 기계들과 한쪽 구석에 몰아진 두꺼운 서적들이 보입니다.
 
 
반대쪽엔 광철이 담긴 실험관 햄스터 케이지 몇 개, 그리고 비커나 플라스크 따위가 잔뜩 올려진 커다란 책상이 다입니다.
 
 
백지혜:과, 광철...?! (광철이 담긴 실험관으로 가 확인한다. 살아있나?)
 
 
차가운 실험관에서는 기계적인 우웅 소리가 들립니다.
 
 
입고 벗기기 쉬운 새하얀 옷을 입은 채 광철이 잠들어 있습니다.
 
 
기포가 올라오는 것을 보면 살아있긴 한 거 같은데...
 
 
실험관 아래에는 키패드가 보입니다. 비밀번호를 입력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백지혜:.....대체 누가 이런 짓을...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꺼내올 수 있나? 근처 책상으로 가 찾아본다.)
 
 
원룸의 유일한 가구로 보이는 책상은 미디어 속 과학자의 책상처럼 꾸며져 있습니다.
 
 
부글부글 끓는 보라색 시약,
 
 
투명한 물과 검은 물이 섞이지 않은 시험관,
 
 
널브러진 빈 종이들과 보고서들,
 
 
축축하게 젖은 스포이트와 핀셋...
 
 
그 사이에 유독 깔끔한 메모 한 장이 보입니다.
 
 
백지혜:(읽어본다.)
 
 
 
정리 메모 :
가설 1. 지구를 건너오면서 누군가(아마 신들의 전령?)의 개입이 있었다.
 
가설 2. 아직 완성되지 않은 시약 또는 다른 종족의 약물을 먹은 부작용이다.
 
가설 3. 지구를 건너오는 과정에서 신체에 큰 변화가 있었다. 아마도 진화와 유사할 것이라 예상.
 
가설 4. 햄스터의 정신 및 영혼, 이성 등이 어느 한 인간에게 빙의된 것이다.
 
가설 5. 인간의 손톱을 먹었다.
 
 
메모의 뒷면에는 myham001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습니다.
 
 
백지혜:(무...무슨 괴담 모음 같은 게... 이게 비밀번호인가? 실험관으로 가 입력한다.)
 
 
키패드에 암호를 입력하자 담겨있던 물이 빠지고 광철은 눈을 뜹니다.
 
 
혼란스러운 듯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실험관의 유리벽을 두드리네요...
 
 
백지혜:(열어줄 수 있나?)
 
 
광철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손짓으로 키패드 옆에 달린 버튼을 가리키고 있어요.
 
 
백지혜:(왜 알고 있는거지. 원 버튼을 누른다.)
 
 
버튼을 누르면 뚜껑이 열리고 광철은 그 틈으로 빠져나옵니다.
 
 
오광철:(끙차.) 형 여기 어디야?
 
 
백지혜:저... 저도 모릅니다. 햄스터들이... 광철이 잡혀가는 걸 봤다고 해서, 따라왔더니.
 
 
오광철:아, 햄스터들이... 음. 으으음... 형 아깐 아니라고 했지만 사실대로 말해야 할 거 같은데 나 사실...
 
 
광철이 말하려는 순간, 현관문이 열립니다.
 
 
문 앞에 서있는 건 수십 마리의 햄스터들입니다.
 
 
들어가고 한참을 나오지 않아 걱정했는지, 작은 몸으로 눈물을 훌쩍이며 광철에게 달려듭니다.
 
 
곽형식:대장!!!! 무사하셨군요!!!!!!!!!!
 
 
품에 수십 마리의 햄스터들을 안은 채, 광철이 어색하게 웃습니다.
 
 
오광철:... 어디까지 알고 있어?
 
 
백지혜:...모르는데요?
 
 
오광철:진짜? 얘네가 말하는 거 듣고 따라왔을 거 아냐. 아무것도?
 
 
백지혜:그야 듣긴 했지만, 아니라고 하셨으니... 말씀해주시는 것만 믿겠습니다.
 
 
오광철:음. (천천히 말을 고른다.) 나 햄스터 대장 맞아. 밍 님이 키우던 햄타르를 마신 애완용 햄스터. 이상한 우유를 마시고 인간이 되어버렸어. 근데 형이랑 있고 싶어서 햄찌나라로 돌아가지 않으려고 버티고 도망친 거야. 케이지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
 
 
백지혜:(구...구라같다 이 현실이.) 아까는... 거짓말이라고 하셨잖습니까. 돌아가고 싶지 않아서 그랬던 거에요? (근데 진짜 햄스터? 어쩐지 인간 범주의 귀여움이 아니더라...)
 
 
오광철:거짓말이라고 한 거 거짓말이야. 멀쩡한 인간 아닌 거 형에게 들키기 싫어서 그랬어. 돌아가고 싶지 않아. 여기서 형이랑 죽을 때까지 살래. 어차피 이젠 인간의 몸인데. (칭얼거리며 품에 기댄다. 햄스터로 산 1년과 인간으로 산 24년 중에선 당연히 인간 쪽 기억이 중요하지...)
 
 
백지혜:보낼 리가 없잖아요. 그냥 솔직하게 말했으면...(그래도 안 믿긴 했겠지만.) ... 들었죠? (하고 햄스터 무리를 흘겨본다... 마주 안아준 후 달래듯 쓰다듬는다.) 안 보내줄 테니까 걱정 말아요. 우선은...
 
(적을 먼저 알라고, 방 안을 좀 더 살펴보기로 한다. 가스레인지 부터.,..)
 
 
오광철:보내지 않을 거라는 건 알지만 혹시 모르잖아. 형이 이상한 거랑 결혼했다고 싫어할지도. (여전히 침울한 목소리로 따라다닌다. 아 몰라 밍 님 때문에 다 망했어.)
 
 
곽형식:들었습니다!! 두 분의 사랑이 아주 뜨거운 모양이네요! 흠흠 어쩔 수 없군요. 햄찌나라를 옮겨야겠어요.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것 같이 보이는 가스레인지는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먼지가 흩날립니다.
 
 
위에는 플라스틱의 통이 올려져 있고 그 안에 구겨진 종이가 가득합니다.
 
 
아마 쓰레기통인 것 같습니다.
 
 
백지혜:(아까는 안 된다더니 저 간악한 햄찌들이!!!) (...구겨진 종이를펼쳐본다.)
 
 
곽형식:(아잇 하지만 아깐 두 분이 이렇게 사랑하는 줄 몰랐죠~ 광철 님이 행복해 보이면 이 부하들! 대장을 위해 단체 이주도 힘내겠습니다!!!!)
 
 
종이는 지도로 보입니다.
 
 
전 세계 위로 그어진 수많은 X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지도의 마지막 한 장. 대한민국 인천을 표시한 지도만이 아무 표시 없이 깔끔하게 남아 있습니다.
 
 
백지혜:(광철을 찾으려고... 돌아다녔나? 이어 기계를 살펴본다.)
 
 
은색 철판으로 만들어진 기계들은 최근에도 사용했거나, 혹은 사용하고 있어 보입니다.
 
 
알 수 없는 글자로 쓰인 포스트잇이 덕지덕지 붙어있고
 
 
빨갛고 파란 전구들은 각기 번쩍번쩍 빛나고 있습니다.
 
 
탈부착형 전선들을 보아 휴대용으로 보입니다.
 
 
오광철:나 이거 본 적 있어. 예전에 밍 님 연구실에 있던 거야. (아마도...)
 
 
백지혜:그 사람은 뭐하는 사람이길래... 햄스터들을 몰고 다니는 겁니까?
 
 
오광철:연구하는 거 좋아하는 벌레. 그리고 귀여운 것도 좋아해. 연구하다 지치면 와서 햄찌나라 주민들을 쓰다듬는데, 특히 나는 전용 집을 만들어서 연구소에서 옆에 두고 만지기도 했었어.
 
 
곽형식:저흰 밍 님보다 광철 님 편입니다!!!!!
 
 
오광철:응 알아.
 
 
백지혜:벌레... (가능한 마주치지 말아야지. 그럼 아끼던 애완 햄스터가 탈출한 격인가? ...열심히 찾을만 한 거 같기도. 이어 두꺼운 서적들을 살펴본다.)
 
 
(아마도) 과학의 전공서적, (아마도) 논문을 여럿 모아놓은 책들...
 
 
그 사이 앨범으로 추정되는 책이 한 권 보입니다.
 
 
오광철:엇................................ (앨범 가린다.)
 
 
백지혜:... (슥 빼서 펼쳐본다.)
 
 
오광철:... 아.
 
 
다소 촌스러운 스티커가 붙은 앨범입니다.
 
 
귀여운 우리 광철이♥라고 적힌 앨범 안에는 햄스터 사진이 가득합니다.
 
 
 
 
쳇바퀴를 돌리는 햄스터, 딸기를 등에 올린 햄스터, 케이지와 집 사이에 껴서 잠든 햄스터, 늘어진 햄스터...
 
 
온갖 햄스터 사진이 가득합니다.
 
 
백지혜:(귀여운 우리 광철이♥)
 
 
오광철:(별론데.)
 
 
백지혜:(...챙겨가야지...)
 
 
오광철:(기분 이상하다...........)
 
 
백지혜:(마지막으로 햄스터 케이지를 확인한다.)
 
 
투명하고 큰 햄스터 케이지가 쌓여있습니다.
 
 
쳇바퀴, 먹이 그릇, 물, 집, 톱밥... 있을 것은 확실하게 다 있는 케이지입니다.
 
 
하지만 안에 햄스터만 없네요.
 
 
오광철:이거 (쿡쿡.) 내가 연구실에 있을 때 쓰던 집이야.
 
 
백지혜:...가져갈래요?
 
 
오광철:음. (케이지 들고 바닥에 내려놓는다.) 햄스터들 집합.
 
 
곽형식:넵!!!!
 
 
박팔수:들어가찍!
 
 
복일아:갑니다요~
 
 
햄스터:찍찍!!!!
 
 
오광철:됐다~ 이렇게 들고갈래.
 
 
백지혜:(1햄1케이지 해야하는데.)
 
저희 집에 데려가면 케로베로스 밥이 되지 않을까요?
 
 
오광철:케로베로스는 똑똑해서 안 먹을걸. 이대로 밍 님 곁에 두기에도 그런 게 얘네 우리 사는 곳도 다 아는데 실수로 집 말해버리면 나 다시 잡혀가.
 
음... 그런데, 거기서 나 사라지고 며칠이나 됐어?
 
 
곽형식:3주 조금 지났습니다!!
 
 
오광철:잡혀가기 더 싫어졌어.
 
 
백지혜:그렇게나 시간 차이가 나는 겁니까?
 
 
오광철:그런가 봐. 대충 하루가 1년 정도. 저기 잡혀가서 탈출 오래 걸리면 형 다 늙어서 만나겠다.
 
 
복일아:그럼 전 돌아가지 않고 여기서 죽을 때까지 광철 님과 같이 보내고 싶군요... 허허.
 
 
박팔수:차피 찍생 3년 밖에 안 되는데 고양이에게 먹히는 것 무섭지도 않다찍!
 
 
햄스터:찍찍~ (데려가~)
 
 
백지혜:(이 당돌한 쥐들.)
 
그럼... (다 본 거 같으니까...) 집으로 돌아갑시다.
 
 
오광철:당분간은 조용히 살아야겠다. 밍 님이 인천 떠날 때까지만...
 
 
광철이 손을 내밉니다.
 
 
둘은 찍찍거리는 햄스터들을 가득 안고 축축하게 젖은 발걸음과 함께 뛰쳐나갑니다.
 
 
그렇게 우리는 집으로 돌아옵니다.
 
 
며칠이 지나자, 도심에 나타났다던 햄스터와 관련된 뉴스도 어느새 잠잠해집니다.
 
 
그 뉴스의 주인공들. 1햄 1케이지를 지키지 않는 수십 마리의 말 하는 햄스터들과 그들의 대장 광철이 거실에서 뒹굴거립니다.
 
 
곽형식:지혜 님! 좋은 아침입니다!
 
 
라는 형식의 말에 모든 햄스터들이 "좋은 아침입니다 지혜 님!"이라 따라 외칩니다.
 
 
이 풍경에 언제쯤 익숙해질 수 있을까요?
 
 
하지만... 귀엽잖아요. 햄스터.
 
 
백지혜:(조...조폭 된 기분)
 
 
곽형식:지혜 님!! 찍폭입니다!!
 
 
뭐 아무튼! 그럼 된 거죠. 그렇죠?
 
 
KPC 생환 PC 생환
 
 
햄스터:찍찍~ (수고했어요~)
 
 
저 얼굴 큰 햄찌 머야:아 ㅠㅜㅜㅜㅜㅜㅜㅜ
 
귀여운 시날이다...
 
 
햄스터:귀여워... 하지만 좀 마음이 힘들었어요
 
내캐모에화너무많아
 
 
저 얼굴 큰 햄찌 머야:ㅋㅋ
 
바보햄쥐들
 
 
햄스터:담엔 껭깽별의 여우대장으로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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