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ll Grey Outline Pointer
미시감

 

 

 

준비된 오광철은 오늘 기분 발표~
오광철:아무렇지도 않아.
그럼 신나게 렛츠고
주말 아침입니다.
오늘은 약속도 없어 한가하네요.
새소리도 작게 들려오며 햇볕이 따사로이 들어오는 것을 보아하니 날도 맑은 모양입니다.
다만 평소와 다른 점이라 함은, 늘 자신을 먼저 깨우던 백지혜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먼저 나간 걸까요?
오광철:(카톡 켜서 '어디야?' 하나 보내놓고 다시 눈 감는당.)
자...자나요?
오광철:(.....일어날까?)
으음
오광철:
기준치:65/32/13
굴림:20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오광철은 6 분 더 자따
푸데데
오광철:(쿠...)
(근데 6분이 잔 거야?)
앗, 마침 목이 마른 거 같아요.
목이 말라서 일어나 버렸어요.
물 마실 겸 거실로 나가볼까?
오광철:(오광철은 이불 정리는 하나도 안 하고 나가요.)
나쁜 오광철 (죠아)
거실로 나간 당신은...
가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을 봅니다.
우리 집에 원래 이런 물건이 있었던가요?
헷갈릴 것도 없지요.
당신은 저런 것을 집에 둔 적이 없습니다.
오광철:동그라미다. (다가가 겉면 만져본다. 사진 찍어서 백지혜에게 보내기도...)
겉면은 매끈하고 광택이 납니다.
조금 불투명 하군요.
오광철:(만지작거리며 안쪽 본다!)
무언가 들어있는데, 방금 꿈틀거렸습니다.
더 자세히 볼까?
오광철:응? (자세히 보자!)
오광철:
관찰력
기준치:35/17/7
굴림:53
판정결과:실패
빤히...
음~?
착각이었나 봅니다.
잘 안 보여요.
오광철:(착각이구나~ 동그라미 쿡쿡 찌르며 백지혜에게 다시 연락 보낸다. '집에 있는 거 형이 가져온 거야?')
오광철:
듣기
기준치:20/10/4
굴림:19
판정결과:보통 성공
소파 밑에서 알림음이 들려옵니다.
이건 분명 백지혜의 알림음인데...
오광철:(바닥에 엎드려 휴대폰 줍는다. 오광철은 백지혜 폰의 잠금을 풀 수 있을까?)
백지혜가 하루에 한 번씩 바궈서 힘들지 않나 싶어요
오광철:(왜그러는거야?)
동시에 탁, 하고 터지는 소리가 납니다.
오광철:응? 폰이?
소리의 근원지는 그 커다란 공입니다.
그것은 곧 금이 가며 반투명하고 끈적이는 액체를 흘립니다.
이내 꿈틀거리며 내부에서 무언가 기어나오는데...
이건 누가봐도 벌레입니다.
그것도 사람 크기를 한.
오광철:
SAN Roll
기준치:70/35/14
굴림:90
판정결과:실패
(때려봐도 돼요?)
...그럴래?
오광철:(오광철은 벌레를 때려잡아요)
하ㅜㅠ
벌레 대가리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당신이 아는 사람 중에 이런 목소리를 가진 이가 있던 듯합니다.
더 때릴거면 근접공격을...
오광철:(때리기 전에 누구 목소리인지 지능판정 시켜주면 안 돼요?)
오광철:
지능
기준치:45/22/9
굴림:78
판정결과:실패
(음. 모르겠당. 때려야지.)
근접전(격투)
기준치:80/40/16
굴림:64
판정결과:보통 성공
아... 누구지 어제도 들은 목소린데
ㅋㅋ
벌레?:
회피
기준치:7/3/1
굴림:28
판정결과:실패
벌레의 짓물이 터진다...
오광철:(벌레 껍질에 손 비벼 닦아요...)
아픈지 몸을 움츠리네요.
이내 벌레는 대가리에 붙어있던 액체를 투툭, 떨구며 고개를 치켜듭니다.
그리고 오광철. 당신과 눈이 마주칩니다.
저 눈매, 낯빛. 이제야 확실히 알았습니다.
목소리만 익숙한 것이 아니었군요.
저 얼굴은 백지혜혜입니다.
백지혜요
당신이 알고 있는 그가 지금 당신의 집에서, 당신의 눈앞에, 벌레몸통을 지닌 체 알에서 깨어났습니다.
오광철:
SAN Roll
기준치:69/34/13
굴림:75
판정결과:실패
4
백지혜:
SAN Roll
기준치:40/20/8
굴림:73
판정결과:실패
11
1
정신이 아찔해 지는 듯합니다.
주말 아침에 이런 낭패 같은 일이 일어나다니요.
백지혜의 얼굴을 한 그것은 바들거리며 당신을 향해 다가오는 듯하더니 아가리에서 진액을 주르륵, 뱉어내곤 입을 엽니다.
백지혜:광…. 광철아.
.. 뭐죠? 저것이 지금 말을 한 건가요?
믿을 수 없지만 그것은 입을 우물거리며 당신에게 대화를 시도하려고 합니다.
오광철:(진액이 묻어 끈적거리는 손을 닦아내고 눈을 비빈다. 믿기지 않는 듯 몇 번을 눈을 깜빡이다가, 손을 바라보다가, 다시 벌레의 표면을 건드리다가... 작은 감탄사를 내뱉는다.) 와. 벌레다... (때렸던 곳 만지작...) 안 아파?
백지혜:윽... (손이 닿기도 전에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더니 온 몸을 떨며 경련하기 시작한다. 이내 그것은 굳은 듯 경직되고 다리를 곤히 모은 체 대가리는 바닥에 박고 허리를 쭉 치켜세운다.)
어라, 죽었나?
오광철:죽었어? (쿡쿡쿡쿡쿡...) 이만한 벌레는 어떻게 버려야 하지. (그보다 진짜 형인가? 머리 쪽으로 가서 뺨을 꼬집어본다.)
백지혜:(버린다는 말에 몸이 움찍 거리곤 곧바로 몸을 뒤집은 후 거실 한 구석으로 기어간다. 아마도 터진듯한 옆구리에서 진물이 줄줄 흘러나오며 거실에 긴 선을 긋는다...) 버, 버리지 마세요. 때리지 마세요. (몸을 동그랗게 말더니...)
접니다, 백지혜. 백지혜에요. 진짭니다.
오광철:(멍하니 모든 과정을 눈에 담는다. 어. 진물... 일어나 화장실로 향하더니 안 쓰는 수건 챙겨와 터진 옆구리를 꽉 눌러준다.) 응? 어어. 안 버려. 응.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듯 멍하게 팔에 힘만 주다가.) 물이나 마시고 더 잘까... (꿈인가 보다! 무시한다.)
백지혜:으악! (무성의한 처치에 당혹감과 고통이 크게 일는지 눈매를 찌푸리며 비명 지른다. 원통형 몸이 좌우로 거세게 흔들리다 결국 다시 한 구석에서 몸을 말아낸다.) 흐윽, 헉... 잠깐, 가지 마세요. 전... 절, 이렇게 된 저를 두고...! (절망적인 표정...)
오광철:(수건을 뗀다. 벌레는 인간과 다쳤을 때 처치 방법이 다른가? 곁으로 다가가 눈을 바라본다.) 진짜 형이야? 왜 이렇게 됐어? 지금은 가지 말라고 하면서 왜 처음 눈 마주쳤을 땐 죽은 척했어?
백지혜:.....광철이, 육... 육식 곤충인줄 알고. (때렸잖아) 저도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눈을 떠보니 집인데, 이런 몸이고...
제발, 절 그냥 두고 가지 말아주세요. 찐짜 저에요.
오광철:...육식? (몸이 이렇게 되더니 정신까지 벌레가 됐나? 슬슬 정신이 들기 시작한다. 거실을 둘러보다가.) 알겠으니 일어나. 알 버리고 청소할래. 이상한 액체 많아서 기분 나빠. (옆구리 본다.) 그거 그냥 두면 나아?
백지혜:(머뭇거리다 목을 앞으로 쭉 빼서 '일어나'를 실행해본다.) 그것도... 잘 모르겠지만. (이런 꼴로 병원에 갈 수도, 제대로 치료 받을 수도 없을 테니 죽지 않길 비는 수 밖에.) 아, 나가실 겁니까...?
오광철:그럼 아는 게 뭐야? (일어나서 욕실로 가는 길에 있는 장애물들을 발로 슥슥 밀어 치워준다. 문까지 열어준 뒤 주방에서 가위나 칼 등을 찾아 가져온다.) 지금은 말고. 나중에 이거 버릴 때 나갈 거야. (가위로 알 껍질 잘라본다. 잘리나?)
백지혜:............ (침묵하다 주방에서 흉기... 를 꺼내오는 걸 보자 샤샤샥 치워준 길로 몸을 비켜둔다.) 아, 그렇군요. 나중에...
좀 단단하긴 해도 무리없이 잘릴 거 같네요!
가위질을 하던 무렵, 어딘가에서 쿠르륵, 꼬르륵..
하고 배곯는 소리가 들립니다.
소리의 근원지는 확실합니다.
열심히 씻으려고 욕실 문턱에 걸쳐있는... 백지혜입니다.
백지혜:...광철, 죄송합니다만, 그...
밥... 있습니까?
어제부터 먹은 게 없어서...
배곯는 소리를 들었을 때 부터 예상을 못했던 일은 아니지만, 막상 저런 상태의 사람...
에게 식사요구를 듣다니 조금 황당할지도 모릅니다.
오광철:(벌레는 뭘 먹지? 가위 든 채로 고민하다가 고개 끄덕이고 주방으로 향한다. 어릴 적 개미를 키워본 경험을 살려 넓고 납작한 그릇에 설탕물 타온다.) 형 먹일 벌레는 저녁에 따로 주문할게. 조금만 참아. (덩치가 크니 한 번 식사에 밀웜 100마리는 줘야 하나?)
백지혜:아......... (그릇에 담긴 설탕물이 내어져 오자 식은땀이 줄줄 흐른다. 그것 앞에서 한참을 고민하나 싶더니 결국 고개를 숙이고 할짝... 할짝.... 찰팍. 먹어대기 시작한다.) 감사합니다... (설탕물 범벅.)
...역시, 하지만... 사람다운 식사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광철:사람 음식 먹어도 돼? (얼굴을 닦아주며 생각한다. 냉장고 열어볼 일이 많지 않다 보니 재료가 뭐가 있을지 모르겠다. 게다가 요리하고 설거지하고 마저 청소까지... 음. 귀찮아.) 배달 시킬까. 먹고 싶은 거 있어? (설탕물 그릇 싱크대에 던져놓고 온다.)
백지혜:괜찮지 않을까요? 우선 얼굴은 사람이고. ...아니, 전 사람입니다. (시선을 먼 곳에 두고 중얼댄다.) 앗, 그렇게 하죠. 으음, 뭔가 오늘따라 '샐러드'가 땡기는군요. 아니면 산채비빔밥... 샤브샤브?
오광철:사람? (비율로 따지자면 벌레 쪽이 더 큰데. 풀만 고르는 거 보니 채식 벌레구나. 배달 어플 슥슥 내리다가 포케 두 그릇 주문한다.) 근데 어떻게 먹어? 그 팔다리로 먹을 수 있어?
백지혜:(되묻는듯한 어조에 대답은 하지 못 하고 바닥만 가만히 바라본다. 꼼질꼼질 팔다리를 움직여 보다가 작은 한숨을 내쉰다.) 아, 걱정 마세요. 어떻게든... 먹을 수 있을 겁니다.
그, 저... 감사합니다. 제 말을 믿어주시는 거군요. (솔직히 나라면 사람이 벌레가 되는 일 안 믿었을 거 같아.)
오광철:(팔다리 꼬물거리는 것도 보다 보니 좀 귀여운 거 같기도 하고... 어느새 익숙해졌는지 벌레 몸에 기대앉는다. 음식 올 때까지 청소는 보류!)
형이 진짜라고 했잖아. 그리고 한 대 쳐보니까... (주먹 쥐었다 핀다.) 가짜라도 금방 잡을 수 있을 거 같아.
백지혜:(몸이 닿자 놀란듯 고개를 팍 치켜든다. 입을 우물거리다 조용히 몸을 동그랗게 감싸 말아 안는다. 부빗부빗...)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니... (또 금방 사색이 되어선 바들바들 몸을 떤다... 확실히 지금은 말 그대로 굼벵이니까. 못 잡는 게 이상하지.)
때마침 배달이 왔나봐요.
오광철:(이거 쿠션으로 좋은 거 같은데? 다시 잠들 뻔한 순간... 타이밍 맞게 울린 초인종 소리에 정신을 차린다. 밖에서 보이지 않게 방문 닫은 뒤 음식 받으러 나간다!)
음식을 받고 돌아오니 백지혜가 또 구석에서 몸을 말고 있습니다.
백지혜:갔습... 니까?
오광철:뭐야? (질문에 고개 끄덕이곤 식탁 위에 포케를 세팅한다. 지혜 몫의 수저를 둬야 하나 고민하다가..... 안 뒀다!) 나와서 먹어.
백지혜:(수저 안 뒀어! 열심히 식탁 옆으로 기어가 의자에 얼굴을 기댄다. 용쓰며 앉으려는 것 같지만... 이 몸으로 될 리 만무하다.) 저, 광철... 저는 역시 바닥에 둬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인권 사라진 목소리)
오광철:바닥 아직 다 안 닦았는데. (이미 잔뜩 기어 온 상대에게 말할 필요는 없나? 그릇 내려놓은 뒤 자기 몫까지 챙겨 바닥으로 내려온다.) 아까처럼 몸 펴봐. 기댈래.
백지혜:(그릇 앞으로 조금 더 기어가 몸을 조심스레 편다. 광철이 기대기 편하도록 조금 몸을 비튼 후...) 잘 먹겠습니다... (그릇에 고개를 묻고 풀이나 밥풀을 우물우물 씹어댄다. 가끔씩 들어본 얼굴엔 소스가 범벅...)
오광철:(편하게 기대서 먹으면서 눈이 마주칠 때마다 얼굴에 묻은 소스를 닦아준다. 그렇게 3번쯤 닦아줄 무렵... 귀찮아졌는지 아예 그릇 뺏어오고 숟가락 쥔다.) 입 벌려.
백지혜:앗. (내 밥... 마주보고 앉아 먹던 게 습관이 된 탓에 얼굴을 계속 들었던 게 문제였나. 그럴 때마다 닦아주는 게 조금 좋았던 거 같은데 아쉽기도 하다. 어색히 입을 벌리고 광철을 바라본다.)
오광철:(자신이 밥을 제대로 먹지 않을 때마다 해주던 것처럼 숟가락 위에 한 입에 들어오기 좋은 사이즈로 밥과 야채를 쌓아 올리고 입으로 비행기 소리를 내며 입에 넣어준다.) 한 입 더 먹어? (배불러. 자기 몫의 포케들 지혜 그릇에 옮긴다.)
백지혜:(자신을 흉내내는 듯한 몸짓과 소리에 무심코 웃음을 터트린다. 자신의 몸이 이런 골이 된 탓임을 깨닫자 또다시 우울한 표정을 지었지만... ) 그럼 한 입만 더 먹겠습니다. (우물우물우물... 아아~)
오광철:그냥 웃어. 나 형 슬픈 표정 싫어. (한 숟가락 더 퍼서 비행기처럼 숟가락을 조종한다.) 또 울상이면 이거 버리고 다시 설탕물 가져올 거야. (어느새 반쯤 누운 자세가 됐다. 아직 알 껍질과 진액들이 남아있는 거실 풍경을 보며 배 위에 올려놓은 포케 그릇을 숟가락으로 뒤적거린다.) 청소하기 싫다...
백지혜:하지만, 제가 이런 꼴이 됐는데 어떻게...! (억울한듯 말하다 입에 들어온 포케를 또 우물 우물 씹는다. 맛있어... ) 제가 좀 도와드릴 수 있으면 좋았을텐데... 이런 몸으론 방해만 더 되겠죠. (멋쩍은 웃음을 짓곤 거실을 가만 바라본다. 그러더니... 꾸벅.)
광철... 저... 졸립니다.
오광철:뭐 어떻게든 되겠지. 형은 못 나가고 평생 집에서 살아야겠지만. (자리에서 일어나 청소하러 가려다가 멈춘다. 생각해 보면 나도 다시 자려다가 목말라서 나왔던 거니까. 주말 아침에 9시부터 눈을 뜨는 건 말이 안 되지. 다시 돌아와 백지혜 베고 눕는다.) 잘까? 자자. 잘 자.
백지혜:(그럼 우리 처리 밥이랑 케이크랑 밀크티는 누가 사서 먹이냔 말이야...! 울분에 얼굴을 찡그리다가도 포만감과 편안함, 안도감에 점차 눈이 감겨진다. 그대로 몸을 둥글게 말곤 얼굴을 맞대어 기댄다.) 안녕히... 주무세요 광철.
얼마나 잤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시 눈을 떴을 때, 어디선가 바람 새는 소리 같은 것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오광철:
듣기
기준치:20/10/4
굴림:65
판정결과:실패
뭔가... 실이 뽑아져 나오는 소리 같아요.
소리가 나는 곳으로 시선을 돌리자,
어느샌가 흰 실에 돌돌 말려 번데기가 되어있는 백지혜가 보입니다.
번데기가 된 그는 놀랍도록 조용합니다.
숨쉬는 소리 하나 들리지않고, 저 실타래 속에 무언가가 들어있는 것이 맞는 지 작은 움직임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창 밖의 새소리가 작게 들려오고 난 뒤, 다시 적막입니다.
눈 앞의 백지혜는 온전한 무방비 상태입니다.
오광철:...죽었나? (번데기 쿡쿡 찔러본다.)
손에 풀같은 실이 주욱 들러 붙습니다.
반응은... 없군요.
오광철:(끈적거리는 감촉에 ㅡ"ㅡ 표정이 된다. 그리고..................... 청소해야지................................... 한숨 쉰 뒤 걸레질하고 다시 알 껍질 자른다...)
사각사각...
오광철은 청소를 한다.
오광철:(거실 깨끗해졌나?)
열심히 해떠?
오광철:(웅!)
아구 깨끗해!
케로베로스도 신나서 뒹굴거려용
오광철:(만족스럽당. 고양이들이 번데기 못 만지게 옷 속에 넣고 산책 겸 껍질 버리러 쓰레기장에...)
나가려던 참에,
실이 끊어지는 소리가 들려오며 번데기 내부에서 비닐이 떨리는 듯 한 진동이 느껴집니다.
이젠 애벌레보단 나비에 가까워보이는 모습의 백지혜가 번데기에서 날개를 펴내며 천천히 모습을 내보입니다.
그런데...
그의 표정이 그다지 밝아보이진 않습니다.
백지혜:애벌레의 몸이 된 것도 모자라, 이젠 번데기에서 나비까지 되어버렸다니...
떨리는 목소리로 말합니다.
그래요. 물론 눈앞에 괴물을 둔 당신또한 이 사건으로 인해 적잖은 충격을 받았을 테지만,
진정으로 이 일을 겪는 당사자는 바로 백지혜였습니다.
그는 불안한 태도를 감추지 못한 체 당신에게 무어라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백지혜:도대체 왜 이렇게 된 건지 모르겠습니다... 머리가... 머리가 복잡하고, 어지러워요. (젖은 날개를 몇 번 움직여 방 천장에 붙는다.) 저를... 저를 도와주세요, 광철.
SAN Roll
기준치:29/14/5
굴림:60
판정결과:실패
12
1
오광철:(고양이들과 껍질이 들어있던 봉투를 다시 내려놓는다. 고치도 잘라서 버려야겠네... 나가지 않아서 다행이다.) 어떻게 돕는데? (다시 욕실로 이동해 깨끗한 수건 들고 온다. 수건으로 젖은 날개를 닦아주며 몸을 살펴본다.)
백지혜:저도... 아직 잘, 모르겠지만. (이번엔 겁 먹지 않은 듯 몸을 닦아주는 손길에 몸을 바닥에 붙인다.) 그냥, 저를 이대로... 염치 없다는 건 압니다. 하지만 전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어요. 언젠가, 돌아갈 때 까지만 부디, 저와 이렇게 지내주세요.
오광철:귀찮지만 형이 부탁하는 거니까... 응. (말하는 것치곤 쉽게 고개 끄덕인다. 대충 물기를 다 닦아내면 수건은 멀리 던져놓고 다시 고치를 가위로 잘라낸다.) 나 오늘 청소 많이 했으니까 수고했다고 해줘. 어서. (신경 써주면 형 성격에 더 우울해할 거 같으니 평소랑 똑같은 태도로 대응해야지.)
백지혜:(멀리 날아간 수건을 흘긋 보고, 조금 날아서 오광철의 옆에 선다. 분명 쉽게 응할 수 있는 부탁이 아니었는데. 오늘만해도 자신 탓에 온종일 고생했지 않았던가. 분명 언젠가 귀찮아져서 버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지만...) 감사합니다. 광철...
(여전히 어색하지만 아까보단 혼란스럽지 않은 듯 훨 나은 웃음을 짓는다.) 수고했어요.
오광철:감사하고 수고한 줄 알면 나중에 돌아온 뒤에 잘 해. (옆에 다가온 몸을 훑어본다. 아쉽다. 벌레 몸 누워있으면 편했는데...) 나비는 벌레보다 다리 길잖아. 가위 쓸 수 있으면 고치 대신 잘라줘. 그리고 휴대폰 비밀번호 알려줘. 사무실에 당분간 쉰다고 연락해 줄게. (휴대폰 들고 소파 위에 늘어진다...)
백지혜:(이쪽은 걸어? 다닐 수 있어서 나름 더 나은 모양...) 그래도 가위를 잡는 것 까진 무리가 아닐까 싶은데... 힘내보겠습니다. (그냥 이로 자를까 하는 상상... 하다가 정신차리고 가위질하려 노력한다. 전부 떨어트리고 말았지만.) 아, 그렇네요. 비밀번호 말이죠...
당신은 백지혜에게 도움을 주기로 결심합니다.
비록 모습은 저렇게 변해버렸다 하더라도 백지혜는 백지혜니까요.
당신이 할 수있는 만큼의 도움을 준다면, 어느정도 본래의 모습을 되찾을 지도 모릅니다.
아직은 방법을 모르지만 말이죠..
지금부터 찾아본다면 언젠가 돌아올 수있겠지요.
비록.. 노동도 내가 하고, 비용도 내가 낼 가능성이 크지만... ... ...
백지혜:정말 감사합니다, 광철. 꼭 은혜를 갚을게요. 저도 최선을 다해서...
저러고 있는 사람을 거절할 수 있는 인물이 흔할까요.
별 수 없는 일이지요.
힘을 내는 수 밖에 없겠습니다.
약속도 없어 한가했던 주말. 당신에게는 중요한 임무가 생겼습니다.
KPC 생환. PC 생환.
보상 : 이성 1d5. 든든한 나비 남편 백지혜
:수고하셨어요 ><
오광철:든든하다! 4
:꺅!
오광철:내 나비남편이야
:웅 날아다녀
오광철:심부름 해?
:여보 일하고 오면 빨래 열심히 날갯짓으로 말려놔
오광철:건조기 사
:이상채로 나가? ㅋㅋ
엔딩내도돼? 하장!:몰래 다니면 되지 않으까?
:하,,,어케 낧아다녀ㅜ ㅜ
165 짜리 나비가
엔딩내도돼? 하장!:그런가 ㅠㅠ....
:ㅋㅋ
시골로 이사가자
엔딩내도돼? 하장!:백지혜 집에 감금당하겟네
부럽다...
:좋겟네...

'TRPG'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다를 걷는 자들  (0) 2024.12.12
그랜드 피날레  (0) 2024.12.12
KPC, 어째서 주인공을 죽인 건가요?  (0) 2024.11.20
삐 소리 후 통화료가 부과됩니다.  (0) 2024.11.12
햄찌별의 햄찌대장  (0) 2024.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