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려오는 귀에 익은 목소리에 고개를 돌아보면, 그곳에는 소매가 긴 검은 옷을 입은 백혜지가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낯선 이곳과는 지독하게 어울리지 않는 익숙한 얼굴입니다.
다만 늘 의중을 알 수 없던 눈에서는 기묘한 분노가 느껴지고, 평소의 그보다 몸집이 다소 왜소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여긴 그가 준비한 공간일까요?
익숙한 얼굴을 보고 있자니 조금 안도되는 것 같습니다.
마녀:기분은 어때?
오찬유:응? 기분...? 얼굴 보니까 좋아.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다가간다. 품에 파고들듯 안기고 웅얼거린다.) 가, 갑자기 왜 불렀어? 드디어... 날 선택할 각오를 해준 거야? 나 기뻐...
마녀:(미동 없이 시선만 아래로 내려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어깨를 잡아 떼어낸다. 허릴 조금 숙여 천천히 시선을 맞추는가 싶더니, 바닥의 소환진을 발 끝으로 거세게 문질러 지운다.) 놀라지 않았나보네. 틀려. 널 부른 이유는 잡아먹고 마력을 채우기 위해서야.
오찬유:먹을 거야? 시, 싫어...! 하지 마, 무서워! (우는소리를 내며 한 걸음 물러난다. 그제야 다시 바닥이 시야에 들어온다. 핑핑 도는 시야, 다리엔 힘이 빠져 주저앉는다.) 한 몸이 되는 건 나랑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기 전까진 안 돼... 나, 나를... 사랑해 줘. 나만 보겠다고 말해줘. 그럼 기꺼이 네게 먹힐 테니까아. (울먹...)
마녀:(그 반응이 마음에 드는지 히죽 웃으며 껄렁하게 바닥에 앉곤 손을 뻗어 오찬유의 머리카락을 쓰다듬는다. 꽤 거칠고 제멋대로인 손 방향에 머리가 삐죽빼죽...) 하하, 그래 그래. 좀 더 무서워 하는 게 좋을 거야...
아까 건 장난이었어. 먹기는 무슨. 널 먹으면 배탈이나 날걸. (다시 일어나 오찬유의 손목을 잡고 방 밖으로 나선다.) 넌 아무한테나 사랑을 바라는구나. 우리 오늘 초면인데 말이지.
오찬유:무서워하는 쪽이 취향이라면... 맞출게. 얼마나 무서워하면 돼? 친했던 사람의 시체로 탑을 쌓은 순간처럼? 가족에게 버림받았던 순간처럼? 아, 아니면... 병원에서 주사 맞던 순간처럼...? (눈만 굴려 위쪽을 바라본다. 이런 머리카락이 취향인가. 혼자 생각하며 반항 없이 질질 따라간다.)
응? 초면...? (따라가던 발걸음이 멈춘다. 순식간에 하얗게 질린 얼굴.) 나, 나 뭐 잘못했어? 질렸어...? 이제 싫어서 초면이라고 하는 거야? 무서워하지 않아서 화났어?
마녀:(그런 순간이 있었단 거야? 이쪽의 오찬유도 만만치 않게 이상하고 웃긴 애구나. 잡은 손을 놓고 솥 앞으로 가 막대기를 휘휘 저어댄다. 안에서 고약한 냄새와 비명같은 거품 끓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래. 넌 아주 큰 잘못을 했어. 날 너무 오래 기다리게 했잖아.
하지만 용서해 줄게. 하는 거 봐서 말이야. 너, 방금 사랑해 달라고 했지? 만들어줄게.사랑의 묘약을. 그것만 있으면 상대가 누구든 너한테 뻑갈걸.
오찬유:(혜지가 멀어지자 힘이 들어간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든다. 푹 숙인 얼굴에서 떨어진 눈물이 툭툭 바닥을 물들이는 것만 바라본다. 내가 싫어진 게 틀림없어. 이대로 또 버림받을 게 분명해! 자책하며 소리 없이 울다가... 용서란 소리에 퍼뜩 고개를 든다.) 사, 사랑의 묘약? 진짜? 그것만 있으면 돼...?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앞에 무릎 꿇는다. 흘렸떤 눈물콧물들 옷소매로 문질러 닦고 여태껏 중에 제일 큰 목소릴 낸다.)할게!!!용서해 줘! 나 뭐 하면 돼? 알려줘. 알려줘...!!!
마녀:그래, 갖고 싶지? 그럴 줄 알았어. (너 원래 그런 거 좋아하잖아. 하고 아무렇지 않게 덧붙인 뒤 솥에서 떨어져 오찬유에게 다가간다. 그 앞에 서 한껏 납작해진 모습을 감상하다가 손을 내민다.) 그럼 내 말 잘 들어야겠다, 그치.
오찬유 손. (마치 옆집 강아지 다루는 듯한 어투...)
오찬유:응, 갖고 싶어...! 가지고 싶어요! 하라는 거 다 할게!! (인권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1초의 고민도 없이 손 올려놓는다. 그럼에도 표정은 여태 본 것 중 가장 해맑다.) 그런데... 지, 진짜... 효과 있는 거 맞지? 사랑의 묘약. 사용 방법도 제대로 알려줄 거지...?
마녀:당연하지. 너, 내가 얼마나 대단한 마녀인지 알면 깜짝 놀랄 거다. 이 오두막부터 앞에 숲까지 전부 내 소유라고... (그게 마녀인거랑 무슨 상관인진 몰라도 꽤 자만하고 있는 표정이다. 손을 올리자 '착하다 착해~' 하며 머리를 또 다시 헤집어둔다.) 재료가 몇개 필요하니까 그걸 구해오기만 해. 오늘은 시간이 늦었으니까 내일부터. 잠은 대충 저기서 자고. (멀리 침대가 있는 방을 가르킨다.)
오찬유:(고개가 기울어진다. 오두막 한 채랑 숲이면 어느 정도지? 내가 예전에 가지고 있었던 인천 땅들과 비교하면 얼마나 차이가 나는 거지? 아무튼 자랑하는 듯하니 어색한 웃음과 함께 박수를 친다.) 안 자고 바로 하면 안 돼...? 휴식이나 몸을 챙기는 것보단 사랑의 묘약이 좀 더 급한 거 같은데. 그리고, 그리고오. (힐끔. 무언가 바라는 게 있는 듯 우물쭈물거린다.)
마녀:아, 그렇군. 말하는 걸 잊었어. 내 숲은 침입자가 오는 걸 굉장히 싫어하거든. 낮엔 괜찮지만 밤에 들어가면 숲한테 먹히고 말걸. 사랑도 못 이루고 거름이 되는 건 싫지, 그렇지? (이번엔 손을 턱 밑으로 넣어 살살살 긁어대기 시작한다.) 그리고?
오찬유:응... 날 제대로 사랑해 주는 사람을 만나기 전에 죽는 건 싫어... (앗, 간지러워. 몸을 웅크린 채 작게 힛 하는 소리를 낸다.) 그, 그리고... (머뭇...) 같이 자줬으면 좋겠어. 혼자서 잠드는 건 춥고 무서워. 잠들 때까지 곁에 있어줘... 나 잠꼬대도 안 심하고, 한 번 자면 잘 안 깨니까. 잠들 때까지만이라도...
마녀:(내일은 엎드려를 교육시켜야지. 그런 한가한 생각이나 하다가 들려온 상대의 청에 눈을 두어번 깜빡인다.) 난 잘 필요도 없는데, 귀찮게... 이렇게 하자. (손가락을 한 번 튕기자 게걸스러운 입이 달린 마도서가 파라락 날아와 품에 쏙 안긴다.) 걔랑 자. 됐지? 따뜻할걸. 잠꼬대는 좀 있지만.
그럼 안녕.
안 잔다고 한 마녀는 긴 하품을 하며 자신의 방으로 쏙 들어갑니다.
찬유도 자러 가자. 잠친구와 함께...
오찬유:.................................. (마도서 품에 꼭 끌어안고 방으로 간다. 어쩐지 발걸음이... 휘청... 휘청..............)
:묘약을 만드는 데 앞서, 가장 중요한 기본은 깊은 숲속에서만 종종 보이는 마녀의 샘에서 물을 길어 사용하는 것이다. 오랜시간 숲의 가장 맑은 기운만 고여들어 만들어진 마녀의 샘은 그 어떤 물보다 마력이 가장 풍부하다. 따라서 묘약의 베이스로는 필수라 할 수 있다. 마녀의 샘은숲의 북쪽에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조심해야 한다. 마녀의 샘 주변에는 항상 늑대의 모습을 한 수호자가 맴돌고 있다. 진정한 마녀라면 그들을 길들일 수 있겠지만, 그 외의 인물이 접근한다면 수호자의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페이지의 글은 아무리 보아도 처음 보는 이상한 글자들임에도 불구하고 술술 읽어낼 수 있습니다.
주방으로 가보니 테이블 빼곡이 맛있는 음식들을 잔뜩 차려두고 마녀가 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마녀는 손짓 한 번으로 의자를 움직여 빼주고 당신에게 앉을 것을 종용합니다.
마녀:오, 살아있네.
오찬유:주, 죽길 바랐던 거야...!??! (울상!)
마녀:(무시) 제대로 찾아왔어?
오찬유:(샘물이 가득 담긴 튼튼한 스테인리스 양동이 내려놓는다...)
마녀:착하다. (손짓 몇번으로 스테인리스 양동이를 솥에 그대로 퐁당 빠트린다.) 고생했지. 늑대도 만나고 말이야. 별다른 일은 없었어?
오찬유:별다른 일은 없었는데... (머뭇.) 나, 샘에서 집까지 기어서 돌아왔는데... 망토 뒤집어써서 앞은 제대로 안 보이고 샘물 안 흘리게 조심해야 하는데 늑대도 따라와서... 히, 힘들었는데. 좀 더 칭찬해 주면 안 돼...?
마녀:그래... 그게 다 너를 위한 일이잖아. 사랑의 묘약을 갖고 싶다며. (오랜만에 만든 수프 잘 끓여졌는데. 칭찬하기 전까진 안 먹으려나? 식탁 위 식사와 오찬유를 번갈아 바라보다 이리 오라는듯 손짓한다. 그리고 자신의 허벅지 위를 탁탁.)
오찬유:날 위한 일이라지만...! 그, 그래도... (말 끝을 흐린다. 마녀 님은 선의로 날 돕는 건데 주제넘는 부탁을 했나. 자책은 허벅지를 두드리는 소리에 끊긴다.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가곤 목에 팔을 감싼 뒤 허벅지 위에 조심스레 앉는다.) 칭찬해 줄 거야...?
마녀:(왜 이렇게 자연스럽지? 눈을 한 번 끔뻑이곤 허리를 감싸 더욱 확실히 앉는다. 직접 수저를 들어 수프를 떠내곤, 수고스럽게 후~ 후~ 불어 그것을 오찬유 입 앞에 갖다 댄다.) 이런 걸 원하는 거지? 사랑이 담긴 행위잖아. 고생한 오찬유 군에게 아-앙.
오찬유:(허리를 감싸오면 더욱 편안하게 몸에 힘을 풀고 기댄다. 입가에 다가오는 수프를 잠깐의 망설임도 없이 받아먹고 기쁜 듯 헤실 웃는다.) 응. 좋아... 이대로 죽어도 괜찮을 거 같아. 물론, 진짜 죽겠단 건 아니고... (다리를 까딱이며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한 입 더 달라는 의미로 수저를 툭, 툭 건드린다.) 내일도 재료 구해오면, 이렇게 해줄 거야?
마녀:죽어도 된다는 건지 안 된다는 건지. (다시 한 번 수프를 떠선 후~ 후~ 불고... 자신의 입으로 쑥 넣는다. 냠.) 내일도 살아있을 수 있다면 말이야... (잘 구운 빵에 잼을 발라 먹기 좋게 찢은 후 오찬유의 입에 밀어넣는다.) 맛있어?
오찬유:가장 행복한 순간에 죽고 싶어. 그럼 그 행복은 영원히 박제되는 거니까... (아앗! 내 수프! 어차피 마녀 님 먹으라고 줄 생각이긴 했지만... 조용히 입에 들어온 빵을 씹으며 고개 끄덕인다.) 내일은 뭐 구해오면 돼? 나 사랑받기 위해서 힘낼게... 응원해줘어... (칭얼!)
마녀:그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는 건 언제야? 네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확언 받았을 때? (엄지로 입가에 묻은 빵 부스러기를 훑어 닦아주곤 그것을 제 입에 댄 후 핥아 없앤다.) 내일은 기대해도 좋아. 분명 네가 좋아할만한 거야.
오찬유:... 왜? 나 오, 오늘... 열심히 했잖아. 내 사랑을 위한 묘약을 만들어 주겠다면서...! 나 아직 가장 행복한 순간에 다다르지 못했는데... (동요가 가득한 표정으로 잔뜩 떨며 말한다. 이어 테이블 위 잼병으로 시선을 옮기곤 손을 뻗는다. 혼자선 죽지 않을 거야. 죽어도 함께 갈 거야!)
마녀:(조용히 잼으로 뻗는 손을 시선만이 따라간다. 곧 잼을 잡은 손을 감싸 잡곤, 고개를 앞으로 숙여 시선을 맞춘다.) 궁금했어. 가장 행복한 순간을 뺏었을 때의 네 표정이. 나는 네게 가장 큰 행복이 되지 못 하는 건지도. (맞닿은 손마디 마다 힘을 주며 꾹 눌러본다.) 더 먹으려고? 아니면, 토해내 버릴래?
오찬유:사랑한다고 말해줘... 부드럽게 포옹해 줘. 입을 맞춰줘. 그, 그럼... 난 너를 내 최고의 행복으로 삼고 기쁘게 이 잼을 더 먹을 거야. (시선을 한곳에 고정하지 못한 채 변명처럼 중얼거린다.) 하지만 아직은 못 죽어. 안 돼... (한쪽 손은 병 위에, 반대쪽 손은 여전히 상대의 목에 걸쳐져 있는 상황. 그나마 목에 건 손은 자유로워서 다행이야. 심호흡한 뒤, 팔로 상대를 잡아끌고, 다가온 입술을 물어뜯는다.) 그러니까 토할 거야. 네 위에다가...
마녀:(순간적으로 일은 고통에 눈매를 찌푸린다. 이런 것쯤 마법으로 치워버리면 간단하겠지만 역시나 남의 토사물을 뒤집어쓰고 싶진 않단 말이지... 결국 고개를 조금 더 숙여 정확히 입을 맞춘다. 직후 사랑한다는 말이 나올 것 같진 않은 게, 부드러운 전희 없이 곧장 입안을 훑어내고 타액을 나누기에 급급한, 따지자면 구조 같은 행위였다. 몇 번이나 더 제멋대로 혀를 섞은 후에야 고개를 뗀다..) 독은 없어. 보시다시피, 장난이었거든. (옷소매로 입가를 쓱 닦곤 허리에 두른 손을 내린다.) 재료를 다 모으면 용서해 주겠다고 했잖아.
오찬유:(아직 남아있는 잼의 달콤한 잔맛, 비릿하게 올라오는 혈향. 전혀 대비하지 못한 입맞춤까지. 모든 요소가 조화롭지 못했고, 덕분에 더더욱 흥분되는 입맞춤이다. 상대 위에 먹었던 것들을 전부 뱉어내겠단 목적도 잊은 채 한참을 행위에 몰두하다 고개가 떨어진 뒤에야 뒤늦게 정신을 차린다.) 아, 앞으론 이런 장난치지 마. 이러는 거 싫어. 내 기대를 무너뜨리지 마... (마지막은 울음기가 섞인. 애원에 가까운 목소리였다. 고개를 숙이고 우는 듯 숨소리와 함께 어깨만 들썩이길 잠시, 킁하고 코를 먹는 소리와 함께 고개를 든다.) ... 나 잘래. 입맛 없어.
마녀:(식턱에 팔을 기대고 우는 모습을 감상하다 만족스레 웃음 짓는다. 잔뜩 남은 음식을 흘겨보다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난다.) 오늘은 재워주는 사람이 없어도 괜찮은 모양이지. 잘됐네 오찬유. (그대로 자신의 방으로 날아가 문을 걸어 잠군다.)
...자러 갈까요? 혹은 이 집을 조금 더 둘러봐도 좋겠습니다.
오찬유:언젠 재워줬다고........................... (뒷모습 뚫어져라 노려보다가 신경질적으로 테이블 위 살핀다. 특히 잼 병을... 진짜 독 있지는 않겠지?)
:견습 마녀들이 가장 꺼리는 재료 중 하나를 꼽는다면 단연 뱀개구리가 있을 것이다. 뱀개구리는숲의 동쪽에 사는 커다랗고 검푸른 개구리로, 다 크면 1m까지 자란다. 그 징그러운 겉모습과는 다르게 뱀개구리의 장기는 독주머니를 비롯하여 버릴 게 하나 없는 훌륭한 재료들이다. 특히뱀개구리의 심장은 마녀들의 서랍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재료라고 할 수 있다.
그 순간 주변에 보랏빛 연기가 퍼지며 공기 중에 구토감이 치미는 역겨운 냄새가 느껴집니다.
이 개구리, 독이 있었나봐요.
격한 두통이 몰려옵니다.
뱀개구리의 독은 리얼 타임으로 5분 마다 1씩 체력을 감소시킵니다.
오찬유:(좃됐어요...)
(어떡하지... 일단 개구리 질질 끌고 오두막으로 돌아가요...)
마녀의 집 앞에 다다르자 웬일인지 집 앞까지 마녀가 마중을 나와 있습니다.
마녀:오늘도 살아있... 응? 그 꼴은 뭐야.
오찬유:개구리 독 있다고 말해주지 않았잖아... (째릿...)
마녀:적혀있었을걸. 그래서 심장도 안 꺼내오고 통째로 들고 온 거야?
:체력 -1
오찬유:......... (고개 끄덕인다. 그러고 보니 장기엔 독주머니가 있다는 글도 본 거 같아... 하지만 장기 없는 곳 찔렀는데. 이거 억울한데..............) 아무튼 오늘 재료 챙겼으니까. 칭찬해 줘. 잘했다고 하고 상냥하게 치료해 줘... 그러면 어제 했던 짓 다 용서해 줄게. (빤히...) 나 아파.
마녀:해부 정도야 내가 할 수 있지. (독개구리를 가뿐히 공중으로 띄우고 오두막의 문을 연다.) 우리 처음에 만났을 때 말이야. 나 화났었다고 얘기 했던가. 이제 똑같네. (빙긋 웃으면서 손목을 잡고 집 안으로 들인다. 간단한 식사가 차려진 식탁을 지나 침대가 있는 방으로.) 여전히 살고 싶은 거야? 극한의 행복을 기다리면서.
:체력 -1
오찬유:(아 진짜 아프다... 표정을 찡그린 채 문이 열리는 것을 바라보다 바보 같은 표정 짓는다.) 응? 화났었어...? 나 처음 듣는데... (어지러운 시야를 애써 고정시키곤 따라 방으로 이동한다. 뒤따르는 탓에 보이진 않겠지만 고개를 끄덕이고 말을 잇는다.) 응... 사랑받고 싶어. 남들은 다 이루는 작은 소원인데 그거 하나 이루지 못하고 죽는 거 억울해. 불공평해... 다들 미워.
마녀:안타깝네. 고작 그런 이유로 죽을 고생해가며 사랑의 묘약 같은 걸 찾는 거구나. (독에 중독된 이는 툭 하고 미는 것만드로 간단히 침대에 눕힐 수 있다. 자신도 그 위에 올라타 몸 이곳 저곳을 뒤지더니... 주머니에서 작은 노란색 약병을 꺼내든다.) 좋은 걸 갖고 있잖아. (말과 동시에 입 틈에 손가락을 넣어 우악스레 벌린 후 약물을 콸콸... 쏟아붓는다.)
약물이 스며들자 격렬한 복통이 느껴집니다.
추가 데미지 1d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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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찬유:1
이, 이런 이유인 게 뭐 어때서...! 나에겐 인생 전체를 건... (말하다 끊고 침대 위에서 몸을 만다. 아파...) 아, 안 아픈 방법도 있었을 거 아냐... 내 물건도 뺏고... 미워... (서러워서, 아파서 눈물이 흐른다.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몸을 억지로 일으켜 세운다.) 사랑의 묘약 완성하면... 너에게 먹여버릴 거야.
마녀:물건의 활용도를 알려주려고 한 것 뿐이야. (많이 아팠으려나. 이번 역시 고통 받는 모습을 흡족스레 바라보다가, 다시 한 번 손목을 잡아 당겨 제게 기대도록 한다.) 그걸 잘도 마녀에게 말하는구나. 이제 칭찬은 필요 없어? 머리 쓰다듬어 주려고 그랬는데.
오찬유:활용도를 알아도 물건이 없으면 쓸 수 없잖아... (힘이 빠진 몸은 당기는 대로 휙휙 휘둘려진다. 품에 기댄 채 가쁜 숨을 고르며 곁눈질로 물약병 속에 내용물이 남아있나 확인한다.) ... 치, 칭찬해 줄 거야?! 진짜? (방금까지의 일은 전부 잊은 듯, 다시 표정엔 기대와 설렘이 가득하다. 품에 좀 더 파고들며 우는소리를 낸다.) 나 많이 아팠어. 지금도 아픈 거 같아. 빨리. 빨리 칭찬하고 쓰다듬고 잘했다고 해줘...
마녀:(다 비어버린 약물병을 몇 번 흔들다가 방 구석에 아무렇게나 던져두곤, 품에 파고든 이를 두 팔로 꽉 안아준다. 그렇게 있길 잠시, 머리에 손을 올려 천천히 쓰다듬기 시작한다. 이번엔 차분하고 부드러운 손길이다.) 그래, 그래. 아팠구나. 그동안 힘들었겠어.
마녀의 손길이 닿자 고통은 눈녹듯 사라집니다.
체력 +2
마녀:(머리에서 손을 거두고 몸을 살짝 떼어낸다.) 원래 누구한테 쓰려고 했어? 묘약 말이야.
오찬유:(따뜻하다... 평생 이런 사람이 곁에 있어주길 바랐는데. 이 품이 기쁘고 동시에 거짓이라는 것이 서러워서 한참을 울었다. 겨우 진정한 뒤 대화를 이어간다.) 워, 원래... 약을 받고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사람. 날 사랑하기만 한다면 상대가 누구라도 상관없으니까... (대답을 마친 뒤 다시 끌어안는다. 떨어지지 마아.)
마녀:(길게도 우는 동안 날아다니는 마법서를 읽기도 하고, 눈물로 범벅된 얼굴을 감상하기도 하고, 거추장 스러운 망토를 벗겼다 씌우길 반복한다. 겨우 말이 이어지자 작은 한숨을 내쉰다.) 정말 위험한 녀석이네. 살려두면 안 되겠는걸... 농담.
정작 네가 좋아하는 사람은 없는 거야?
오찬유:나 안 위험해... 죽이지 마... 그, 그냥... 그냥... 나만 봐주면 되는데... 바라는 건 그거 하나 뿐인데에에... (다시 눈물 떨어진다... 품에 고개 묻은 채 다시 훌쩍킁콜록콜록끅껑꺽한다.) 조, 좋아하는 사람... (혜지 생각에 입만 달싹이다가, 고개 젓는다.) 있었는데... 다 죽었어. 나, 나랑. 죽음까지 함께해 주지 못한다고 해서... 전부...
마녀님은...? 좋아하는 사람 있어?
마녀:(어... 옷에 콧물 묻은 거 같아...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다 오찬유가 쓸 이불로 오찬유 얼굴을 벅벅 닦아준다. 이어진 말에 가만히 바라만 보다가 또 한 번 빙긋 웃는다.) 그래, 사람은 결국 죽어버리니까. 죽어버리면 돌아오지 않지. 그러니까 영원한 사랑은...
밤이 늦었네. 이만 자러 가야겠어. (쭈욱 밀어 침대로 넘어트리곤 그대로 방 문을 나선다.)
오찬유:(그러니까 영원한 사랑은... 둘이 가장 사랑하는 순간에 같이... 말을 끝내지 못하고 밀려 침대 위에 쓰러진다. 닫힌 문을 쭉 바라보다가 크게 외친다.)잘 자라고 인사해줘어!!!
평화롭게 책장을 넘기는 소리에 겨우 고개를 돌려보면 마법서가 당신을 빤히 바라보는 듯이 허공에 떠 있습니다.
오찬유:(이젠 익숙하다... 마법서에게 손 흔들어주고 고개 내밀어서 침대 아래를 살핀다.)
마법서가 친숙하게 당신의 뺨에 표지를 부빕니다...
침대 밑엔 반짝이는 보석이 박힌 반지가 놓여져 있습니다.
오찬유:(앗 귀여워... 오늘은 데리고 나갈까.)
(반지 손에 끼고 마법서 페이지 넘긴다... 오늘의 재료는~?)
마법서는 페이지를 넘기고 넘기다 어느 부분에서 멈추고, 보기 좋게 벌려선 당신에게 보여줍니다.
라벤더 꽃이 묘약의 주재료라고 한다면 너무 흔하고 평범하다는 생각마저 들겠지만, 마녀의 숲 서쪽에서 자라는 라벤더 꽃은 아주 깊은 마력을 양분으로 자라난다. 그 부드러운 보랏빛의 꽃잎과 줄기를 달여 만든 묘약은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수면제이기도 하다. 훌륭한 마녀라면 누구나 라벤더 꽃을 잔뜩 말려 보관해두는 게 기본이다.
오찬유:(집 안에 시체를 들이는 건 좀 그렇지...? 현관에 시체를 앉혀놓은 뒤 집으로 들어간다. 텅 빈 테이블에 앉아 라벤더 꽃을 잔뜩 끌어안은 채 창문만 바라보며 마녀가 돌아오길 기다린다.)
그때, 마녀의 방 안쪽에서 인기척이 들려옵니다.
마녀는 자신의 방에서 거대한 무쇠솥을 휘젓고 있습니다.
마녀:왔어?
오찬유:응...! 나 꽃 많이 따왔어. 이제 약 만들어줘! (활짝 웃으며 꽃 내민다.) 그리고 오는 길에 시체도 주웠는데 재료로 필요해?
마녀:그래, 수고했어. (한아름 꺾어온 꽃을 안아들고, 그대로 무쇠솥에 집어 넣는다.)
솥 안의 색깔은 어두운 푸른 빛을 띠고 있습니다.
마녀:시체라니, 이상한 걸 주워왔네. 어디에 있는데?
오찬유:(기대감에 가득 차 솥 내부만 뚫어져라 바라본다. 시선을 떼지 않은 채 건성으로 대답한다.) 현관에~ 버리고 올까?
마녀:... (숲에 들어온 침입자를 회수하지 못 했나? 미심쩍은 표정을 짓다가, 솥을 휘젓는 걸 멈추고 방을 나선다.) 잠깐 그대로 기다리고 있어.
마녀는 밖으로 나선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돌아옵니다.
어쩐지 그의 표정은 이전과 사뭇 다릅니다.
후련해 보이기도 하고, 굉장히 슬퍼보이기도 하고...
그의 눈 밑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뚝, 뚝 떨어지고 있습니다.
마녀:드디어 돌아왔구나.
마녀의 눈물은 검은 솥 안으로 스며듭니다.
푸른 빛을 띤 솥 안이 신비로운 보랏빛으로 천천히 물들어갑니다.
겨우 눈물을 그친 마녀는 당신의 손을 잡고 옆방으로 향합니다.
마법진은 이미 눈부신 빛을 내뿜고 있습니다.
마녀는 당신을 마법진 위에 세우고, 손에 보랏빛 액체가 든 유리병을 건넵니다.
마녀:자, 약속한 사랑의 물약이야.
오찬유:(히죽... 히죽... 자꾸 올라가는 입꼬리를 감출 생각도 하지 않는다.) 사, 사용법은? 어떻게 쓰면 돼?
마녀:(엄청나게 기뻐보이네...) 이걸 마시고, 사랑하게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 말을 걸면 돼. 그것 뿐이야.
오찬유:나 드디어 가장 행복한 시간을 영원하게 만들 수 있어...! 이제 실연하고 혼자 울지 않아도 돼... 덕분이야. 기뻐... 마녀가 보기엔 내가 돌아간 뒤에 제일 먼저 만나는 사람이 누구일 거 같아? 그런 것도 마법으로 점칠 수 없나? 나, 나는... 개인적으로 원하는 사람이 한 명, 있긴 한데... 으음. 아니어도... 뭐. 누구라도 좋아... (얘는 기쁘면 말이 많아지는 타입이구나...)
마녀:(길 어) 그것 참... 잘 된 일이네. (분명 애한테 사랑받는 사람은 엄청 귀찮을 거야. 하지만 그날 내게 와준 덕분에 오찬유를 다시 만날 수 있었던 거겠지. 드디어 모든 걸 끝낼 수 있어...) 씁. (입을 턱. 막는다.) 그래, 그래. 영원한 사랑을 찾길 바랄게.